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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전단계도 위험하다...지침 변화 이끌까?
국내 연구진 혈압단계간 위험성 및 예방효과 분석 잇따라 발표
기사입력 : 19.05.0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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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뇌경색 및 뇌출혈 예방 가능성 연구 발표...CVD 감소 효과도 입증
|메디칼타임즈 박상준 기자| SPRINT 연구 이후 국내 고혈압 진단기준이 너무 느슨한 게 아니냐는 주장이 꾸준히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고혈압 전단계 환자의 위험성을 경고한 연구가 나와 주목된다.

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원장 김병관) 신경과 권형민 교수팀이 고혈압 전단계에 해당하는 건강한 성인들에게서도 대뇌 소혈관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고, 이 논문이 지난달 15일 Hypertension지에 실렸다.

연구팀(제1저자 남기웅)은 2006년부터 2013년까지 건강검진을 위해 서울대병원 건강검진센터를 방문한 평균 연령 56세의 건강한 성인 2460명의 뇌 MRI 영상 및 임상 정보를 바탕으로 고혈압 전단계와 대뇌 소혈관질환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환자들의 혈압상태는 2017년 미국심장학회가 제시한 고혈압 1단계를 기준으로 적용했는데, 이는 국내에서는 고혈압 전단계에 해당된다(수축기이완기 130~139㎜Hg/80~89㎜Hg).

연구팀은 고혈압 전단계로 진단된 환자 중 뇌백질 고신호병변(WMH) 열공성 경색(lacunar infarct), 뇌미세출혈(CMB) 및 확장성 혈관주위공간(EPVS) 등 대뇌 소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을 다중회귀분석했고, 그 결과, 뇌백질 고신호병변, 열공성 뇌경색, 뇌 미세출혈에서 뚜렷한 연관성을 발견했다.

특히 열공성 뇌경색의 경우 정상혈압 그룹에 비해 고혈압 전단계 그룹에서 발병 위험이 1.7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뇌 미세출혈(deep cerebral microbleeds)의 발생 위험은 2.5배나 높았다.

이에 대해 권형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고혈압 전단계에서 높은 위험을 가진 것으로 확인된 병변들은 그동안 주로 고혈압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질환으로 인식되던 것들로, 고혈압 전단계로 판정받은 환자들도 뇌 소혈관 질환 위험에 크게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같은 연구에 따라 국내 지침 가이드라인도 변화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이미 미국은 미국심장학회 및 심장협회는 2017년 고혈압 가이드라인을 개정하고 수축기이완기혈압을 기존 140/90㎜Hg 이상에서 130/80㎜Hg 이상으로 대폭 강화했다.

정상혈압은 120/80㎜Hg 미만으로 이전과 변함이 없지만 과거 고혈압 전단계였던 120~139/80~99㎜Hg을 상승혈압과 고혈압 1단계로 세분화했다. 따라서 상승혈압은 수축기혈압 120~129㎜Hg, 이완기혈압 80㎜Hg 미만으로 정의했다.

진단의 기준이 되는 고혈압 1단계자는 130~139/80~89㎜Hg으로 규정해 사실상 진단 기준을 낮췄고, 이로 인해 고혈압 2단계는 140/90㎜Hg부터 진단된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여전히 고혈압 진단기준은 140/90㎜Hg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정상혈압은 120/80㎜Hg 미만, 주의혈압은 120~129/80㎜Hg 미만, 고혈압 전단계는 수축기/이완기 130~139㎜Hg/ 80~89㎜Hg, 고혈압 1단계는 140~150/90~99㎜Hg, 2단계는 160/100㎜Hg 이상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도 확인됐듯 고혈압 전단계에서도 뇌 소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질 가능성이 확인된 만큼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권 교수는 “고혈압 전단계는 안심해야 할 단계가 아닌, 적극적인 초기 관리가 필요한 단계로 인식하고 조기에 치료해야 추가 질환의 발생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네이처에서 발간하는 온라인 학술지인 사이언티픽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도 유사한 논문이 실린 바 있다.

논문에 따르면, 서울의대 강시혁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팀은 국내 고혈압 진단 기준을 130/80㎜Hg 이상으로 올리면 고혈압 유병률이 기존 30.4%에서 49.2%로 크게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동시에 기존의 140/90㎜Hg 이하를 목표로 조절한 환자 그룹보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21%나 줄어든다고 발표했다.

당시 연구에 참여한 연세의대 이지현 교수(원주기독병원 심장내과)는 "고혈압 환자들이 목표 혈압을 보다 철저하게 관리할 경우,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객관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 이번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고혈압학회 측은 역학근거부재, 약제비용증가 등의 이유로 미국의 기준을 반영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는데, 잇따르는 연구 결과에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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