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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응급실 연쇄 폐쇄...중증 환자 의료대란 온다
기사입력 : 20.02.20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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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사회 감염 확산 이후 기존 방역체계가 걸림돌
  • |일선 의료진 "스쳤다고 격리하면 환자는 누가 보나"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 대구·경북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연달아 나와 응급실이 폐쇄되면서 자칫 일선 대학병원의 중증진료에 차질을 빚을 우려가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의료 현장의 의료진들은 "코로나19 감염보다 더 심각한 상황 즉 '의료대란'을 맞이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아 경고하고 있다.

현재 방역 체계 기준에 따르면 확진 환자 한명만 거쳐가도 병원 자체를 폐쇄해야 하는 실정으로 현 추세라면 대구‧경북 지역 대학병원의 연쇄적인 응급실 폐쇄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코로나19 확진자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이다.
19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정은경)는 이날 오후 11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2명 추가돼 국내 확진자는 총 53명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에는 환자 15명이 추가 발생해 하루 만에 확진자가 22명 늘었다.

이 과정에서 확진자들이 방문했던 대형병원들은 앞 다퉈 응급실을 폐쇄하고 진료를 중단하는 비상조치를 취했다.

특히 확진자들이 무더기로 나온 대구‧경북에서는 지역의 중증환자를 책임지는 대형병원들 대부분이 응급실을 폐쇄조치했다. 경북대병원과 계명대동산병원, 영남대 영천병원 응급실 모두 확진자가 방문하면서 진료를 중단하고 폐쇄, 소독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대구‧경북지역의 중증진료를 책임지는 상급종합병원 중에서는 칠곡경북대병원과 대구가톨릭대병원 만이 정상진료를 하고 있는 실정.

마찬가지로 부산지역의 경우도 의심환자가 다녀간 부산의료원에 더해 추가로 지역 상급종합병원인 해운대백병원, 고신대의료원 마저 응급실을 폐쇄하고 진료를 중단, 소독작업을 펼치고 있다.

앞서 서울지역의 경우도 이미 지난 16일 29번 확진자가 다녀간 고대안암병원 응급실을 폐쇄해 이틀 간의 소독작업 끝에 19일부터 응급실 정상진료에 돌입하는 등 확진자가 다녀간 대학병원들은 2~3일간 진료를 중단해야 할 처지에 놓인 상황.

고대안암병원은 29번 환자가 방문한 이 후 응급실을 폐쇄했다. 긴급 소독조치를 마친 후 19일부터 정상진료에 다시 돌입했다.
이에 따라 일선 의료현장에서는 3차 상급종합병원이 대부분인 대형병원 응급실이 무더기로 폐쇄, 진료를 중단하면서 중증진료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부산과 대구‧경북지역의 3차 상급종합병원 상당수에 확진자가 다녀가면서 지역 의료전달체계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코로나19 사태로 중증환자 치료에까지 악영향을 미치는 '의료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공포심인 셈이다.

이미 응급실 폐쇄를 경험한 고대안암병원 박종훈 원장은 "병원에서 코로나19 진단을 받게 해서는 안 된다. 조금이라도 의심된다면 병원 응급실에 진입하기 전에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핸들링 해야 한다"며 "병원 안에서 검사를 한 뒤 확진자라도 나오면 바로 폐쇄 조치인데 바로 그 병원은 쑥대밭이 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더 큰 문제는 확진자로 인해 응급실을 폐쇄하는 동시에 의료진도 자가 격리해야 하는 것이다. 의료 인력이 부족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응급실을 열어도 의료진이 자가 격리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입원환자를 줄여야 할 수 밖에 없다. 계속 이렇게 갔다간 의료인력 부족 문제까지 더 해질 수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의심환자 다녀갔다고 폐쇄? 중증‧응급환자 어쩌나"

따라서 의료현장 전문가들은 중증질환 진료를 책임지는 대형병원의 대응전략을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19일 병원협회 주최로 열린 긴급 심포지엄에 참석한 감염병 전문가들도 대학병원의 응급실 폐쇄는 코로나 19 확산보다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미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산된 상황에서 기존의 방역 체계를 유지하는 것은 의료기관의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병원 내원객에게 해외방문력 확인과 손소독제를 전달하는 모습. ( 위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내용과 직접적 연관이 없습니다.)
특히 의료현장 일부에서는 응급실 폐쇄 조치와 함께 이뤄지는 의료진의 자가 격리 여부 결정 시 더 정확한 잣대로 판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날 심포지엄 패널로 나선 응급의학회 허탁 이사장(전남대병원)은 "응급실 폐쇄를 쉽게 하는 경향이 있다. 학회에서 권고하는 것은 코로나19 의심환자가 왔다고 폐쇄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진단 후 양성이 나오면 폐쇄 후 소독조치 한 이 후 정상진료 체제로 복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일부 병원에서 단순히 의심환자가 다녀갔다고 폐쇄하는데 자제해야 한다"며 "대형병원은 중증과 응급환자를 책임지는 곳이다. 치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3차 상급종합병원 응급실이 무더기로 폐쇄되고 있는 상황에서 메르스 사태 당시 도입했던 '안심병원' 운영 여부도 논의해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지역감염 사태로 이어진 상황에서 더 이상 국공립 의료기관이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단 것이다.

대한병원협회 임영진 회장은 "확진자 한 명만 방문했어도 병원이 마비되는 시스템"이라며 "차라리 안심병원을 지정하고 중증과 경증 진료를 나눠 진료하는 방안을 고민해볼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임 회장은 "대형병원 이외에도 (중소병원에서) 안심진료소를 구분해야 한다"며 "메르스 사태 당시 도입했던 안심병원과는 다른 측면이 있다. 당시에는 클린(clean)과 언클린(unclean)으로 구분했는데 현재 단계에서의 안심병원은 환자 중증과 경증으로 구분해서 운영하는 방안으로 가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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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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