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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 커진 '암질위'..."제약사 전략에 맞대응 해야죠"
심평원 암질환심의위원장 김열홍 교수
기사입력 : 20.02.24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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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력풀제 전환 동시 재정전문가 포함 "임상‧경제성 함께 판단"
  • |"신약개발 패러다임 전환 속 임상 전문가 중심 잡겠다"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 최근 몇 년 사이 면역항암제로 대표되는 고가 신약들이 잇따라 개발되고, 국내 건강보험 적용을 둘러싼 급여기준 논의가 이슈가 되면서 '암(중증)질환심의위원회(이하 암질위)'의 존재감은 더 커져 있다.

그동안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산하로 자문기구 역할을 해왔다면 이제는 암을 포함해 중증 질환과 관련된 급여기준부터 허가초과(오프라벨) 항암제 승인 등의 결정업무를 주도하고 있다. 실제로 암질위는 올 초부터 굵직한 항암제 급여 이슈를 논의하기로 예정된 탓에 의료계와 제약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상황.

이 가운데 심평원 암질위는 올해부터 조직 운영 방식을 대폭 개편하는 등 대변혁의 시기를 맞고 있다.

심평원 김열홍 암질환심의원장은 7기에 이어 8기도 위원장으로 선출돼 조직을 내년 말까지 이끌게 됐다.
이에 따라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암질위를 이끌고 있는 김열홍 위원장(고대안암병원 혈액종양내과)을 만나 향후 운영방향을 들어봤다.

앞서 심평원은 2021년 11월까지 업무를 수행할 8기 암질위 명단을 확정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심평원은 조직운영을 인력풀제로 전환하면서 정원도 18명에서 43명으로 확대했다. 조직운영 개편 과정 속에서 가장 눈 띄는 점은 위원에 '재정분석 전문가'가 포함됐다는 점이다.

김열홍 위원장은 "면역항암제가 등장하면서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었다. 과거 세포독성 항암제와 표적치료제의 경우 신약 허가가 하나의 암종에만 국한됐고, 허가 확대도 드물었다"며 "하지만 면역항암제는 하나의 암종이 아니라 여러 개 암종으로 허가신청이 들어오는 등 신약개발의 패러다임이 전환됐다. 이는 곧 비용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표적치료제가 들어올 때만해도 고가였지만 바이오마커가 한정돼 있었기에 부담이 적어 허가를 제한할 수 있었다"며 "반면 지금 나오는 면역항암제는 바이오마커도 있고 효과도 좋지만 실제 반응률이 매우 낮아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7기 암질위에 이어 8기까지 조직을 이끌게 된 김열홍 위원장은 이러한 변화가 당연하다는 입장. 일부 제약계가 반발여론이 존재했지만 급여기준을 평가할 때 비용효과성을 따지지 않을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건강보험 급여신청을 하는 신약들을 보면 과거에 생각할 수 없었던 재정 부담을 끌고 온다. 면역항암제 중 폐암 약제를 1차 치료에 쓴다고 하면 순식간에 보험재정 추계가 2000억원이 넘게 된다"며 "예를 들어 타그리소를 1차약제로 쓰면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약 3000억원의 보험재정이 늘어나 부담이 커진다. 전체 1조원 수준인 항암제 보험재정 중에서 20~30% 차지하게 되는 것으로 비용효과성을 따져볼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은 암질위에서 임상적 유효성만 볼 것이 아니라 좀 더 다각적이고 선제적인 판단을 위해서 다양한 전문가들이 필수적으로 포함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여기에 김 위원장은 최근 다국적제약사들의 보험급여 신청 전략이 조직운영 개편에 영향을 미쳤다고 꼬집었다.

인터뷰 말미에 김열홍 암질환심의위원장은 최근 면역항암제가 이슈가 되면서 허가초과 심의사례도 자체적으로 진행하기 버거울 정도라고 말한다. 이전에는 회의 마다 4~5개 사례를 논의했다면 최근에는 20개가까이 논의 사례가 급증했다고 설명한다.
김 위원장은 "다국적 제약사들이 보험급여 전략으로 최근 환자가 적은 암종으로 보험급여 신청을 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비용효과성 입증이 쉽기 때문인데 환자가 적으니 재정부담도 적고 이전 표준 치료와 비교해 큰 효과가 있어 급여 관문 통과가 수월하다"며 "고가로 보험급여 적용 후 추가적인 암종의 허가 확대 시에는 금액을 조금만 내리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 환자가 많은 암종의 급여확대를 하면서 비용효과성은 다시 판단하지 않아도 되는 이점이 있는 문제가 현재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암질위에서 임상적 유용성만 판단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선제적으로 볼 필요가 생긴 것"이라며 "그래서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암질위에서 약제의 효능과 환자 치료에 있어 임상과 경제성을 함께 확인해야 했다. 하지만 조직개편 속에서도 임상전문가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져 나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프라벨 심의, 전문가단체 위임이 트렌드"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무산된 바 있는 오프라벨 심의 의학회 이관 문제에 대해선 아쉬움을 피력했다. 다만, 언제든지 의학회가 준비만 된다면 이관해야 한다는 입장은 변함없다.

실제로 지난 2018년부터 심평원은 복지부와의 협의를 거쳐 허가범위 초과 항암제에 대한 승인 결정을 심평원에서 의학회로 위임하는 방안을 추진했었다. 김 위원장은 오프라벨 심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을 들면서 하루 빨리 전문가단체로 위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의학회가 준비만 된다면 언제든지 넘길 수 있다. 복지부도 동의한 부분"이라며 "현재처럼 암질위에서 사례별로 심의하는 것보다는 약제별로 근거가 나오면 선제적으로 허가는 벗어나지만 특정질환에 처방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현재 국내 실정으로는 의학회 위임이 현실적인 답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별도의 상설 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생각이다.

그는 "미국은 NCCN 약물&생물의약품 개요서(Drugs & Biologics Compendium)라는 것이 있다. 허가초과도 급여권에 들어온 것이 아니라 의사가 근거로 처방을 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주는 것"이라며 "결국 의학단체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의료계는 여력과 재정도 없는 상황이라서 아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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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기사를 쓴

    문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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