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헤드라인
섹션뉴스
오피니언
|칼럼|코로나19로 노출된 정신보건계 민낯과 대응방향
은광석 대한정신의료기관협회 부회장
기사입력 : 20.04.20 05:45
0
플친추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사태는 우리사회 모순된 영역의 민낯을 그대로 표출했는데, 그동안 우리들이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고 간과했던 취약 부분들이 코로나19 확산과 치명률을 높였다.

미국 존슨홉킨스대학의 17일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185개 나라와 지역의 코로나19 감염자는 213만 4465명, 사망자는 14만 2148명인 가운데 미국의 사망자가 3만 1628명으로 나타났으며, 미국 전역에서 요양원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빠르게 번지면서 뉴저지주 요양원에서만 현재까지 471명이 숨졌으며 북서부 앤도버 서브어큐트 재활센터 요양원 한 곳에서만 68명이 사망해 지금으로선 며칠의 앞조차 예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은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시행과 18만병상의 요양시설과 38만병상의 요양병원이 격벽방역의 역할을 수행했고 총선시즌의 가장 큰 이슈로 코로나19 감염사태가 등장하면서 현 정부의 사활을 건 개입으로 여타 선진국들과 크게 다르게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하고 있어 다행스럽다 하겠다.

이런 대한민국의 선방에서도 청도 대남병원과 대구 제2미주 정신병원의 참담한 상황은 코로나19 뉴스를 바라보는 우리에게 많은 걸 생각하게 한다. 정신보건 기득권층은 이번 사태도 기회다 싶어 "정신보건은 탈원화가 대안이다", "국립정신병원의 역할과 기능강화를 위해 수백억원을 추가 투입해야 한다"고 또다시 외친다.

그러나 이러한 이유를 들어 민간 정신병원을 타깃 삼아 낙후된 치료환경상태로 방치하고 저수가로 통제만 해온 세월이 수십 년이고 보면 청도 대남병원의 경우, 50명의 내과 환자가 입원해야 할 병동에 100명의 정신질환자들이 입원하고 있었다는 방역보건전문가들의 후담은 정부와 정신보건전문가 그룹들이 내 몰아친 민간 정신병원의 현주소가 아닌가 해 씁쓸하기 그지없다.

정신보건 전문가 그룹의 대척점으로 여기며 민간 정신병원을 몰아세우고 자신들의 이상을 실현시키는 사이에 재투자를 전혀 할 수 없었던 민간 정신병원은 사회복지시설인 정신요양원보다 시설환경이 취약해졌으며 정신병원의 인당 정부부담도 정신요양원보다 더 취약하다는 현실은 거론하기조차 부끄럽지만 정신보건계에선 다 아는 사실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대남병원의 코호트 격리 결정 및 다수의 사망자 및 확진자가 나온 것과 관련, "정신질환자라는 특수성 때문에 이송에 한계가 있었다"고 언급했으나 실상은  코로나19와 정신질환의 통합적 진료가 이뤄질만한 종합병원들이 정신질환의 저수가 정책과 정신질환 의료급여 차별화로 정신과 병상을 유지하기가 어려워 모두 철수한 상태이기에 갈 곳이 없었던 것이다.

민간 정신병원에 격벽방역이 가능한 1~2인 병실과 병실 내 화장실 그리고 공기정화시스템등 적정 치료환경만 개선됐었다면 각 민간 정신병원의 코호트 격리치료라 할지라도 치료의 적정을 기하지 못할 이유가 없었지만 정신질환 저수가정책에 따른 취약한 치료환경의 방치가 민간 정신병원의 한계를 그대로 노출시켰다. 정부는 그동안 민간 정신병원의 치료환경 개선의 여지까지도 차단함으로 탈원화 실현이 가능하다고 십수년을 낭비한 결과로, 정부는 감추고 싶었나.

이십여년 전에 시계가 멈춰버린 참담한 민간 정신병원의 민낯을 청도 대남병원으로, 제2미주병원으로 국민들에게 다 노출하고 말았다. 민간 정신병원의 현 사태를 병원 경영진의 Moral Hazard나 탈원화의 부진으로 몰아가거나 정부지원책 없이 민간병원의 출혈만 강요하는 정신병원규정 강화만으로 이번에도 봉합만 한다면, 국민의 눈을 잠시 속일지 모르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결코 될 수 없다.

부작용은 감춘 채, 탈원화와 커뮤니티 케어가 마치 요술방망이나 되는 것처럼 정치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매우 위험스럽다. 하천범람 시마다 민간 정신병원 규정만 강화한다고 선진화될 수 없다. 민간 정신병원이 정부 지원책의 부재로 다인 병실은 협소하고 취약한 구조라는 것은 정신보건계에서는 다 아는 사실로서 전혀 새로울 게 없다.

병상의 개보수는 염두에 둘 수조차 없어 페인트가 퇴색하면 병원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린 민간 정신병원을 탈원화 구호아래 수십년간 지원책 없이 방치해 왔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미국와 유럽에서 보였던 것처럼 노인요양시설과 함께 코로나19 집단감염에 취약한 구조로 언급되었지만 한국에서는 민간 정신병원이 더 취약하다.

수계체계상 산림과 하천 그리고 강이 제대로 기능하도록 기획돼야 완전한 수계체계라 할 수 있다. 매번 찾아오는 집중호우와 수계범람의 재난을 예방하기 위해선 울창한 숲도 보전해야 하고 하천의 뚝방과 강들의 제방도 견고하게 해야 한다. 산림이 필요하듯이 정신질환자의 사회재활을 위한 커뮤니티 케어와 강의 역할인 국립정신병원이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중간 치료기관인 민간 정신병원이라는 한 축을 망가뜨리고 숲과 강만 견고하게 하고서 수계체계를 완성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커뮤니티 케어도 도입하고 국립정신병원도 존재감 있게 만들되 지금껏 오명 속에서도 묵묵히 정신보건계를 지탱해온 민간 정신병원의 환자들의 적정 치료와 치료환경 개선을 위해 십 수 년 동안 실질적으로 동결해 온 정신과 입원수가의 적정보장과 정부보조 기능보강사업을 이번만은 제대로 지원하여 민간 정신병원들이 치료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했으면 한다. 이것만이 한국 정신보건계를 건강하게 균형을 잡을 수 있는 조치라 사료된다.
글자크기 설정
가나다라마바사
가나다라마바사
가나다라마바사
0/300
0
댓글쓰기
메일보내기
기사제목 : |칼럼|코로나19로 노출된 정신보건계 민낯과 대응방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