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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콜은 쏟아지는데…데이터법에 막힌 K-의료 한숨
기사입력 : 20.06.08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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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타포커스]공동 연구 요청 쇄도…빅데이터 공유 발목
  • |국내 의료기관간 데이터 공유도 불법 "데이터 3법 기대"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로 한국 의료시스템과 빅데이터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현행 법에 의해 완전히 장벽이 막히면서 의학자들이 골머리를 썩고 있다.

해외 유수 학회나 기관에서 공동 연구 등을 위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원천적으로 길이 막혀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들은 오는 8월 시행 예정인 데이터 3법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이 또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학회·의료기관 잇딴 러브콜…현행 법상 원천적 장벽

외과 계열인 A학회 이사장은 5일 "세계 의학계의 가장 큰 두 축인 미국과 유럽학회에서 공동 연구를 제안해 왔지만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아시아 파트너로 한국을 지정했지만 진행하다보니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K의료가 부각되며 공동 연구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지만 현행법의 규제의 방벽이 높다.
A학회에 따르면 실제로 미국과 유럽학회들은 건강보험 기반으로 이뤄진 한국의 빅데이터와 세계에서 손가락에 꼽힐 만큼 우수한 수술 술기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태다.

미국과 유럽에 비해 국내 암 환자의 수술 생존율이 월등하게 높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배경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 손꼽히는 유수 학회들에서 공동 연구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현재 수술 경과를 포함한 환자 정보는 아무리 익명화 처리를 한다 해도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공유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같은 논의는 한 발짝도 진행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A학회 이사장은 "K-방역, K-의료를 외치면서 학회를 중심으로 하는 일종의 공익 목적의 연구도 불가능하게 한 이유를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며 "한국 의료와 의학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기회인데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이는 비단 A학회의 문제만이 아니다. 최근 한국이 아시아에서 주목받는 의료 강국으로 떠오르면서 한-일, 한-중 이나 아시아 학회를 국내에서 이끄는 경우가 많지만 여기서도 공동 연구는 요원하다.

아시아 국가들간에 환자군별 특성을 비교하기 위한 연구를 도모하고 있지만 환자 정보 공유 자체가 현행 법에 막혀 애를 먹고 있는 이유다.

기관 단위 연구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빅5병원 중 하나인 B대형병원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미국의 의료기관과 MOU를 맺고 공동 연구 과제를 발족했지만 데이터 공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B대형병원은 결국 국내 데이터를 별도로 가공해 결과를 낸 연구 논문과 MOU를 맺은 병원의 데이터를 메타 분석하는 형식으로 우회로를 찾아가고 있다.

한국의 데이터를 한국에서 분석해 연구 결과를 내고 미국의 데이터는 미국 연구진이 별도로 분석해 연관 관계 등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이 병원 빅데이터 관리 책임자인 C교수는 "개인 정보를 아무리 털어내도 병원의 데이터가 기관 밖으로 나가는 것 자체가 금지돼 있어 연구에 한계가 있다"며 "빅데이터의 기본이 정보 공유와 통합인데 4찬 산업이니 헬스케어 육성이니 말만 많지 시스템은 상당히 후진적인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에는 3조 4천억건의 보건의료빅데이터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도 3조건의 데이터가 쌓여있지만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익명화가 가능하더라도 샘플링된 1~2%의 정보 외에는 활용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여기다 각 의료기관 단위에서 모아진 빅데이터도 기관 안에서만 활용이 가능할 뿐 다른 기관간에 데이터 공유도 현행 법상 불법이다. 예를 들어 서울대병원의 데이터와 연세의료원의 데이터를 통합, 공유하는 것도 불법이라는 의미다.

국제 뿐 아니라 국내 공동 연구도 요원…심평원도 골머리

이러한 문제에 대해 정부도 한계를 인정하고 있다. 또한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방안들에 대해 고심하고 있지만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보니 해결책을 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공익 목적의 연구에 대해서는 빅데이터 활용을 권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연구 등의 중요성은 충분히 공감하지만 빅데이터 자체가 양날의 검이다보니 정부 기관으로서 보안에 더 방점을 찍을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김현표 빅데이터실장은 "의료 정보 빅데이터를 통한 학문적 연구와 외국 기관과의 공동 연구 등에 대한 요구가 매우 크다는 것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법적, 제도적 제한으로 원천적으로 막혀있는데 이에 대한 한계는 정부도 일정 부분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건강보험 기반의 사실상 전 국민 데이터가 있는 등 매우 특수한 관리 체계에 있다는 점에서 해외에서는 당연히 이러한 빅데이터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며 "하지만 학회 차원의 교류라 해도 엄밀히 민간의 영역이라는 점에서 자국민의 건강정보를 해외로 넘겨줄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나 분명하게 해외 학회나 기관 등과의 교류는 일정 부분 가능하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국제적인 협조가 필요한 경우나 공통데이터모델(CDM)을 활용한 방법이다.

실제로 현재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가 전 세계로 확대되면서 이에 대한 환자 정보 등의 빅데이터는 정부와 민간기관, 학회 공통의 자료로서 연구 목적으로 활용이 가능한 상태다.

또한 국제적 공조 차원에서의 활용도 가능하다. 코로나 치료제나 백신 개발과 역학 조사 자료 공유 등을 통해서다.

또한 CDM 방식을 활용한 해외 학회, 기관과의 공동 연구는 현재도 가능하다는 것이 심평원의 설명이다. CDM이란 의료 데이터 표준화 기술의 일종.

만약 우리나라 기관, 학회와 미국 기관, 학회가 공동 연구를 위해 데이터를 공동으로 활용해야 할 경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하는 연구 변수 구조를 참고해 원하는 데이터를 지정하면 심평원이 연구 목적에 맡게 결과값을 도출해 주는 방식이다.

기반 데이터 전체를 공유할 수는 없어도 원하는 데이터를 활용한 결과값은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코드와 기술을 활용해 직접적으로 대조, 비교는 가능하다.

심평원 김현표 빅데이터 실장은 "완벽한 빅데이터 공유와 통합은 힘들다고 해도 CDM을 활용하면 국제 연구는 가능하다"며 "이러한 빅데이터 공유가 국제적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에서 실제로 일부에서는 이러한 방식을 활용해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데이터 3법 시행에 기대감…현실적 한계는 여전

이렇듯 빅데이터 교류 등에 한계가 여전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의학계와 의료기관들은 오는 8월 시행되는 데이터 3법에 기대감을 가지는 모습이다.

데이터3법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현실적 한계는 여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 3법은 현재 빅데이터 교류를 막고 있는 개인정보 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을 일괄 개정하는 법률안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빅데이터 활용의 규제를 해결한다는 목표로 지난 1월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돼 오는 8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실제로 데이터 3법이 발효되면 추가 정보 결합 없이는 개인 식별이 불가능하도록 처리된 빅데이터의 경우 공익은 물론 상업적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의학계나 의료기관들이 기대감을 가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데이터 3법이 시행될 경우 지금까지 데이터 교류를 가로막고 있던 장벽이 허물어지면서 공동 연구 등에 탄력이 붙을 것을 기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기대다. 우선 데이터 3법이 시행되면 국내 기관, 학회 차원의 공동 연구는 분명하게 가능해진다.

앞서 살펴봤든 현재는 의료기관간 환자 데이터 공유 등은 원천적으로 금지돼 있다. 서울대병원과 연세의료원간에 공동 연구를 진행해도 환자 정보를 통합하거나 교류할 수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데이터 3법이 시행되면 암호화된 정보라는 전제 아래 이러한 데이터 통합과 교류, 공동 분석이 가능해진다.

심평원 김현표 빅데이터 실장은 "지금은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병원간 데이터 교류가 완전히 차단돼 있지만 만약 데이터 3법이 시행되면 이는 모두 가능해진다"며 "의료기관간에는 물론 학회 차원에서 각 병원의 데이터를 합한 빅데이터 분석이 가능해 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제적 공동 연구나 빅데이터 교류는 여기서 예외다. 데이터 3법에도 이는 명확하게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데이터 3법이 시행되더라도 지금과 같이 CDM 방식 등을 제외하고는 국가간 데이터 공유나 분석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김 실장은 "데이터 3법이 시행된다 해도 국가를 넘어선 해외 학회와의 교류나 기관간 정보 통합은 여전히 불가능하다"며 "이는 빅데이터에 대한 심평원의 권한을 넘어서는 사안으로 국제적 조약 등이 아니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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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기사를 쓴

    이인복 기자
  • 개원가와 대학병원, 간호협회 등을 비롯해 의료판례를 취재 보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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