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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가협상 결렬을 대하는 자세
박양명 의료경제팀 기자
기사입력 : 20.06.08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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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 "매출이 50% 이상 줄었다. 이대로라면 1년도 못버틴다."

대한의사협회가 개원의사 1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중 다수의 목소리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의료계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의료기관 경영난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그 와중에 의료계를 더 낙담하게 만드는 일이 벌어졌다.

한 해 진료비 수준을 결정하는 수가협상이 어느때보다도 충격적으로 마무리지어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경영난은 가중되고 있는데 수가협상 결과는 의료기관에 희망이 되지 못했다. 추가재정이 지난해보다 1000억원 이상이나 줄었고, 인상률도 낮았다. 결국 의원, 병원, 치과 등 세 개 집단이 협상에 실패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여기까지는 모두 알려진 사실이다. 수가협상 후 의원과 병원 유형을 대표했던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똑같이 웃을 수 없는 상황에 처했으면서도 두 단체의 대응은 사뭇 다르다.

의협은 즉각 "유감" 성명서를 발표했다. 산하 시도의사회, 대한개원의협의회 등에서도 수가협상 결과에 대해 정부를 성토하는 성명서를 앞다퉈 냈다. 의협은 의료계가 꾸준히 반대하고 있는 비대면진료 활성화, 의사 수 확대에 수가협상 결렬까지 더해 반정부 투쟁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반면 병협은 조용하다. 어떤 입장도 내지 않고 있다. 수가협상 당일 이후에는 정부에 결과를 놓고 어떤 아쉬움을 표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정부가 추진하는 비대면 진료를 찬성한다는 입장을 내 의료계 반감을 사고 있는 실정이다. 병원계 경영의 어려움은 오히려 의료계가 대변해 주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수가인상률로만 놓고 봤을 때, 병원은 크게 나쁘지 않다. 병협은 오래 1.6%의 인상률을 제안받았다. 이는 지난해 협상에서 받은 수가 인상률인 1.7%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치다. 추가재정 자체가 크게 줄었지만 병원이 가져갈 재정은 전체의 45% 수준으로 지난해 점유율보다 높아졌다.

병협이 협상 결과에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는 이유도 이같은 배경에 있지 않을까 한다. 비록 협상 결렬을 선언했어도 실리를 챙겼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온 나라가 어려운 상황이다. 의료진이 특히 어렵다는 것은 국민도 공감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시작한 캠페인이기는 하지만 '덕분에 챌린지'도 전국민이 자발적으로 하고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국민은 똑같은 결렬이라는 상황 앞에 놓여있는 단순 결과 앞에서 "힘들어 죽겠다"고 정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 높이는 의사를 어떤 눈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똑같은 결렬 성적표를 받고도 비대면 진료에 찬성한다는 병협과 이를 비난하고 있는 의협을 정부는 또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현실 개탄은 충분했다. 이제 국민과 정부에 의료계가 처해있는 극한 상황을 설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국민은 어느 때보다 의료진의 고충을 알고, 공감하고 있다. 국민의 입에서 의료진에게 적절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새어나오게 해야 한다. 의료계를 대표하는 의사단체들은 의료진이 보다 정당한 보상을 받아낼 수 있도록 현실적인 대안들을 계속 제시해야 한다. 코로나19가 대유행한지 5개월째다. 정부가 더이상 의료진의 희생에만 기대게 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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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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