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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증도 환자 나름" 문턱 높아진 상종...'복합상병' 적용될까
기사입력 : 20.06.22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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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타포커스|의료진들 경증과 별도의 상병코드 필요성 제기
  • |의료전달체계 개선에는 공감…일방적 정책 추진에는 '반감'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코로나19 시국이지만 의료전달체계를 바로 잡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현실로 이어짐에 따라 일선 의료현장에서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특히 단순한 경증 상병코드로 분류하기 모호한 환자군은 별도로 구분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다.

"정부 정책 방향성은 찬성…방법론은 불만"

상급종합병원은 중증환자 치료에 집중해야 한다는 정부의 정책 취지에는 일선 의료진 상당수가 공감대가 높은 상황. 하지만 이를 추진하는 방법론에 대해서는 이견이 거세다.

환자의 질병을 중증-경증으로 선을 긋기 어렵다는 게 의료진들의 호소다.

가령, 우울증으로 정신건강의학과를 내원한 환자의 경우 그 정도에 따라 자타해 위험이 있는 수준부터 단순한 우울감에 그치는 수준까지 스펙트럼이 폭넓다. 하지만 정부가 정한 상병코드는 '우울증'으로 찍힌다. 경증 코드만으로는 환자를 구분하는데 한계가 있는 셈이다.

의료전달체계 개선안이 건정심을 통과하면서 상급병원 의료진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의료전달체계 개편에서 직격탄을 맞은 이비인후과 의료진도 난감한 표정이다.

고대안산병원 이승훈 교수(이비인후과)는 "안산지역 내 수술 가능한 이비인후과 병의원은 2곳 정도인데 이마저도 최근 정부가 감염 관리 기준을 강화하면서 축소하려고 하는 분위기"라며 "자칫 환자들이 지역 내에서 수술 받을 곳이 사라지는 게 아닌가 우려스럽다"고 했다.

그는 이어 "하비갑개 절제술은 C군이지만 기저질환을 지닌 고령의 환자에게는 위험할 수도 있는데 일괄적으로 경증인 C군으로 분류하는게 맞는지도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소아청소년과도 마찬가지다. 특히 소아환자는 성인의 질병과 동일시해서 중등도를 따지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성인에게는 경증인 C군에 속하는 폐렴, 장염도 소아환자에게는 상황에 따라 3차 의료기관이 아니면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있는데 이를 하나의 잣대로 평가하는게 맞느냐는 지적이다.

고대구로병원 은백린 교수(소아청소년과)는 "탈수가 심각한 장염환자는 입원해서 관리를 하지 않으면 회복이 어렵다. 폐렴도 3세 미만의 소아환자에게는 자칫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질환인데 이를 경증으로만 치부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의료전달체계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부분에는 공감한다. 상급종합병원의 의료진 번아웃 해소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그럼에도 소아환자의 특수성을 전혀 반영하고 있는 않은 부분은 아쉬울 따름"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소아정형외과학회 조태준 회장(서울대 어린이병원)도 같은 입장이다. 가령, 성인에서는 경증에 해당하는 수술이지만 만 1~2세 소아환자에게는 중증으로 어려운 수술인데 상병코드에서는 이를 반영하지 않는다.

조 회장은 "소아환자 중 희귀난치성 혹은 선천성 기형 등 질환은 중증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1,2차 의료기관에서 치료도 어려운데 경증 상병코드로 잡혀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경증 상병코드 비중이 높은 안과도 고민이 크다. 대한안과학회 박기호 이사장(서울대병원)은 "안과도 백내장 수술 등을 경증으로 분류하고 있어 우려가 높다"고 전했다.

가령, 일반 백내장 수술은 경증으로 분류하는게 맞지만 고령에 녹내장이나 망막질활을 동반한 백내장 수술은 경증으로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박 이사장은 "이번 정책으로 일선 상급종합병원이 백내장수술을 기피하게 될텐데 자칫 합병증을 동반한 환자가 동네 병의원에서 수술 중 위험해지는 것은 아닌가 우려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아주대병원 내분비내과 과장인 김대중 교수 또한 "내분비내과 환자 중 상병코드는 당뇨이지만 상급병원에서 관리가 필요한 환자가 분명히 있는데 동일한 잣대로 무조건 1,2차로 회송해야하니 답답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병원 차원에서도 건정심 통과 이후에 적극적으로 경증환자를 회송하라며 강조하고 있지만 막상 환자를 대면해야하는 의료진 입장에선 난감한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상급병원 의료진들은 별도의 복합상병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증 상병코드로 잡히더라도 예외적으로 '복합상병'을 인정해달라는 게 이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또한 초진 환자에 한해 예외적으로 적용하는 것을 의료현장의 상황을 고려해 재재진(첫 재진 이후 두번째 재진)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승훈 교수는 "초진에서 검사를 의뢰하고 재진에서 검사결과에 따라 회송 여부를 결정하는데 재진을 무조건 차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의료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정책이 아쉽다"고 했다.

대한병원협회 관계자는 "일선 상급종합병원들은 재재진까지 예외조항으로 적용해줄 것과 함께 복합상병 코드를 인정해줘야 한다는 의견이 거세다"며 "이에 대해 복지부에 의견을 전달한 바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의료계 이같은 우려는 정책에 반영될 수 있을까.

19일 서울대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각 전문과목별로 복합상병으로 분류가 필요한 경우를 정리해 취합하고 있으며 이를 정리해 복지부에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계 내부에서 경증 상병 코드 이외 '복합상병' 이라는 예외조항이 필요하다는 요구에 대해 알고 있다"며 "만약 각 전문과목별로 의학적 근거를 갖고 왜 단순 경증과 구분해야한다고 항목을 정리해서 제안해준다면 얼마든지 검토할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급종합병원 입장에선 변화가 쉽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더이상은 상급병원은 외래 중심으로 가지말자는 시그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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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기사를 쓴

    이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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