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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의원 심사도 바쁜데…" 식당 손실보상까지 맡은 심평원
기사입력 : 20.07.15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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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반점포 손실보상 위탁 논의 알려지자 심평원 내부서 반발
  • |의료계도 황당 반응 "건강보험법 상 기관 역할 벗어났다" 지적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 병‧의원 진료비 심사를 하는 공공기관이 코로나19에 따른 식당 손실보상 업무를 전담하는 일이 벌어졌다.

바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일인데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내부 직원들에 더해 의료계까지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보건복지부의 위탁을 받아 의료기관에 식당 등 일반업종 손실보상까지 맡게 됐다.
14일 심평원에 따르면, 최근 복지부와 병‧의원을 포함한 요양기관 외 일반업종 손실보상 업무를 둘러싼 위탁 논의가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서 일반업종이란 음식점 등 일반점포를 말한다.

이에 앞서 최근 복지부를 중심으로 한 중앙사고수습본부 손실보상심의위원회는 7월부터 코로나19로 손실을 본 사업장에 대한 보상을 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보상대상은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한 의료기관과 방역 목적으로 폐쇄된 약국이나 일반사업장 등이다. 시설 개조와 소독 등에 들어간 직접비용과 시설이나 인력을 목적대로 사용하지 못해 발생한 진료비 손실 등 기회비용을 모두 보상한다.

즉 이러한 보상 논의가 본격화됨에 따라 의료기관에 더해 코로나19로 손실을 본 식당 등 일반사업장 손실보상 추계를 담당하는 기관으로 심평원이 대두되고 있는 것.

심평원이 메르스 사태에 이어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의료기관 손실보상 추계를 일임해왔던 것이 일반사업장 손실보상까지 맡게 된 배경이 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심평원 내 자원평가실에서 감염병 사태에 따른 병‧의원 손실보상 업무를 전담해왔다.

사실이 알려지자 심평원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크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

심평원 노조는 "코로나19 적극대응을 위해 단지 복지부 구두지시만으로 의료기관 손실보상 업무를 추가 수행하고 있다"며 "관련 부서들의 피로감이 날로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별안간 추진근거도 없는 '요양기관 외 일반업종(음식점 등 일반점포) 손실보상 업무'에 위탁계약까지 복지부와 심평원 사이에 은밀히 추진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심평원이 위탁계약의 수탁자가 되는 순간, 보상 후 사후관리에 대한 모든 업무부담은 물론, 추후 감사, 소송, 민원 부담까지 떠안는 구조가 된다"며 "심평원은 권한은 없으면서 모든 책임만 지게 되는 꼴"이라고 우려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노동조합은 잇따른 업무 증가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성명서를 냈다.
노조에 더해 일반 직원들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

한 심평원 직원은 "복지부 위탁을 받아 현지조사 등을 실시하고 있지만 이러한 경우는 사실 이해하기 어렵다"며 "메르스 사태 당시와 비교할 수는 있지만 규모 자체가 다르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공적 마스크 업무도 심평원에서 떠안아 비난을 감수하면서 업무를 해왔다. 이마저도 과연 심평원이 맡아야할 업무였는가 하면 의문이 생긴다"며 "일은 늘고 인력은 부족한 상황이 계속되면서 피로감이 상당하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의료기관을 포함해 식당 등 일반업종까지 손실보상을 할 수 있는 기관이 심평원 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존재한다.

심평원 고위 관계자는 "코로나19 손실 보상을 일반업종까지 복지부가 하게 돼 있다. 손해사정사에 위탁을 통해 진행할 예정인데 심평원은 이 과정에서 중개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라며 "이유는 시·군·구 지방자치단체와 네트워크를 이룬 곳이 심평원이 유일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군·구를 통해 일반업종 손실자료를 받아 손해사정사에 중개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며 "솔직히 말하면 심평원 본연의 역할은 아니다. 다만,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업무를 할 만한 곳이 심평원 밖에 없다는 이유도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식당을 심사하나? 의료기관들도 황당"

심평원과의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인 의료계에서도 이번 조치는 황당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건강보험법 상 심평원의 역할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의료계에서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본연의 역할과 벗어난 행태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건강보험법 상에서 규정한 심평원의 역할은 ▲요양급여비용의 심사와 적정성평가 ▲심사기준 및 평가기준의 개발 ▲관련된 조사연구와 국제협력 ▲심사 또는 적정성평가에 관해 위탁받은 업무 ▲복지부 장관과 대통령이 인정한 업무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복지부가 '건강보험과 관련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업무'로 식당 등 일반점포의 손실보상 업무가 규정될 수 있지만 너무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 의료계의 시각이다.

익명을 요구한 병원협회 임원은 "건강보험법 상 심평원은 병·의원 심사와 평가 등에 파생된 업무를 전담하는 기관인데 식당의 손실보상 업무를 맡는다는 것은 생전 처음 보는 일"이라며 "향후 손실보상에 따른 소송이 벌어질 경우 법적인 다툼 소지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식당 등 일반점포의 경우 경제관련 부처가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손실보상 요양기관 대상인 한 병원장 역시 "보건·의료 담당 부처가 담당할 일인지 의문스럽다"며 "코로나19로 손실을 받은 일반 자영업자는 경제관련 부처가 담당하는 것이 상식이다. 복지부가 어떻게 관련 업무를 떠안게 됐는지부터 따져봐야 할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심평원은 요양기관 심사와 평가를 전담하는 기관"이라며 "심평원이 병·의원 손실보상 추계를 해왔기에 이 같은 일어 벌어지는 것 같은데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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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기사를 쓴

    문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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