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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약 급여화 제동 선봉 나선 의학회…한림원도 팔 걷어
기사입력 : 20.07.17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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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vs비과학 프레임 전환 시도…대국민 설득력 높인다
  • |시범사업 대상 질환 직접적 연관 의학회들 의학적 접근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추진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정부를 멈추기 위해 의료계가 안간힘을 쓰고 있다.

첩약 급여화 문제점에 대한 대국민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의사-한의사 감정대립 대신 과학과 비과학의 대결이라는 프레임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것.

의학회를 전진 배치해 첩약 급여화의 문제점에 대해 보다 의학적으로 접근하는가 하면 병원계, 약계와 뜻을 모아 범의료계 차원의 조직까지 구성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첩약 급여화의 문제점을 보다 과학적으로 짚기 위해 의학회를 앞세웠다. 16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대상 질환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의학회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였다.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 이영규 수석부회장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김재연 법제이사 ▲대한산부인과학회 이필량 이사장 ▲대한신경외과의사회 박진규 회장 ▲대한신경외과학회 문창택 회장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 김교웅 위원장 ▲대한신경과학회 홍승봉 이사장 ▲대한신경과학회 송홍기 회장 ▲대한신경과의사회 윤웅용 부회장 ▲대한이비인후과학회 구자원 기획이사 ▲대한이비인후과학회 심지성 공보이사 ▲대한재활의학회 총무위원회 강석 간사 등 의학계 관련 참석자만 10여명에 달했다.

보건복지부는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계획을 오는 24일 열리는 건정심에서 보고하고 10월부터 본격 추진한다는 로드맵을 갖고 있다. 시범사업 대상 질환은 뇌혈관질환 후유증, 안면신경마비, 월경통 등 세 가지가 우선이다.

이들 질환을 가진 환자를 직접 진료하는 의사들은 이해할 수 없는 정책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금까지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하기 위한 임상시험 없이 급여화 된 의약품을 본적 있냐는 질문에는 모두 고개를 저었다.

신경과학회 홍승봉 이사장은 "뇌졸중 이후 6개월이 지나면 뇌졸중 후유증이라고 한다. 뇌신경세포는 3차 신경세포로서 재상이 안된다. 6개월 이상 지나면 회복이 될 수 없다"라며 "어떤 약을 써도 죽은 세포가 되살아날 수 없는데 그 후유증에 첩약을 쓰겠다는 것이다.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확실한 근거 없이 국민 세금을 낭비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중요하고 논쟁이 많은 문제는 국가가 절대 서두르면 안 된다. 외국에서의 임상시험도 없고 우리나라에서도 진행된 임상시험이 전혀 없다. 1000억원이고 100억원이고 액수가 문제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안면신경마비를 주로 보는 이비인후과 역시 첩약 급여화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비인후과학회 구자원 기획이사는 "안면신경마비를 일으키는 질병은 대상포진, 바이러스 감염, 뇌동맥류, 중이염 등 다양하다"라며 "안면신경마비의 원인을 미리 알고 수술하거나 약물 치료를 하면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 그 원인을 파악하지 않고 첩약을 처방하면 치료시기를 놓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급성 안면신경마비 진료지침이 있는데 여기에 한방 기술도 있는데 권고 등급이 D등급"이라며 "이는 권고하지 않는다는 소리"라고 덧붙였다.

구 이사의 설명에 따르면 안면신경마비가 생겼을 때 2년 안이라면 신경을 자르고 이어보든지, 다른 신경을 이어붙이든지 해서 회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신경 연결이 안되면 근육은 힘을 잃고 위축된다.

그는 "안면마비에서도 한약을 복용하는 환자를 종종 본다"라며 "안면마비로 5~6년이나 지나서 온 환자가 있었다. 안면신경을 일으키는 2차적 원인에 대해 초기에 확인하고 예후를 예측하지 않으면 심각한 문제 생긴다"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홍승봉 이사장, 구자원 기획이사, 이필량 이사장
산부인과 의사들은 '월경통'에 대한 첩약 처방 문제점을 지적했다.

산부인과학회 이필량 이사장은 "월경통은 월경을 할 때 겪는 것이기 때문에 가임 여성이 겪는 증상"이라며 "우리나라는 임신과 출산 연령이 늦어져서 25세부터 시작해서 40대 초반까지도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고 있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임신 초기 불편감을 월경통을 잘못 알고 먹을 수도 있다"라며 "운이 나쁘면 임신을 모르고 먹을 수 있다는 소리다. 검증도 안된 한약을 복용한다면 태아에게 심각한 문제가 생길 것이다. 태아의 안전성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월경통에 대한 첩약 복용은 절대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계에 약계, 석학단체까지 가세...범의료계 비대위 출범

이와함께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해 대한병원협회, 대한약사회, 대한의학회,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이 첩약 급여화 제동을 위해 힘을 합치기로 했다.

이들 5개 단체는 '과학적 검증 없는 첩약 급여화 반대 범의약계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17일 출범식을 가지고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반대 입장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첩약 급여화를 단독 안건으로 해서 두 차례나 열린 건정심 소위원회에서는 의협을 비롯해 병협, 약사회는 반대 목소리를 높여왔다. 안전성, 유효성 평가가 우선인 상황에서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을 위해 책정된 수가가 높다며 '반대' 입장을 피력하고 있는 것이다.

첩약 급여화 반대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함 의협과 병협, 의학회, 약사회는 별도의 긴급 정책간담회를 갖고 뜻을 모았다. 여기에 의학계 석학 단체인 한림원이 가세하면서 범의약계 차원의 공동 대응을 하기로 한 것이다.

과학적 검증없는 첩약 급여화 반대 범 의약계 비상대책위원회 명단
범의약계 비상대책위원회는 공동 대표로 9명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 남궁성은, 유승흠 전 회장과 대한의학회 김건상 전 회장, 대한병원협회 박상근 명예회장이 원로로서 대표를 맡았다.

여기에 임태환 의학한림원 회장, 최대집 의협 회장, 정영호 병협 회장, 장성구 의학회장, 김대업 약사회장 등 5개 단체의 현 회장들이 대표로 나선다. 각 단체를 대표하는 임원 8명이 운영위원으로 참여한다.

의협 김대하 홍보이사 겸 대변인은 "첨예하게 다른 입장을 보이기도 하는 의약단체가 한목소리로 반대할 만큼 첩약 급여화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범대위 출범을 계기로 의사-한의사의 감정싸움으로 치부됐던 첩약 관련 논란이 과학과 비과학 대결이라는 새로운 프레임 속에서 부각된다면 국민에게 첩약의 문제점을 자세히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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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기사를 쓴

    박양명 기자
  • 대한의사협회를 출입하면서 개원가를 중점적으로 취재 보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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