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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 청구 간소화법'에 의료계·심평원 심기불편한 이유
기사입력 : 20.07.23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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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대 국회서 불발되자 법안 재발의…전문중계기관 위탁 가능
  • |"보험업계 이익 대변한 법안…환자‧의료기관은 분쟁만 커져"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 지난 20대 국회에서 폐기된 '실손보험 청구간소화' 법안이 또 다시 발의되자 의료계가 술렁이고 있다.

국회 과반을 차지한 여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주도한 안인 점을 고려했을 때 어느 때보다 법제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덩달아 의료계뿐만 아니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이를 관심 있게 지켜보는 모양새다.

자료사진. 최근 많은 의료기관들이 환자들의 편의를 위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기기를 도입하고 있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최근 실손보험 청구간소화 내용을 골자로 한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재선에 성공한 전재수 의원이 지난 20대 국회에서 자신이 대표 발의했다 폐기된 법안을 재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법안 내용을 살펴보면, 보험회사가 실손의료보험금 청구 과정에 전산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거나, 이를 '전문중계기관'에 위탁할 수 있도록 했다.

전문중계기관 위탁의 경우 대통령령으로 위탁하도록 했으며, 이를 근거로 중계기관이 요양기관으로부터 자료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을 명문화 했다.

특히 자료제공 요청을 받은 요양기관은 의료법 21조가 존재함에도 요청에 무조건 따르게 했다. 여기서 의료법 21조는 진료기록 열람이 가능한 경우를 명시하고 있는데, 법이 존재함에도 실손보험의 경우는 예외로 두도록 길을 열어 놓은 것이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전재수 의원은 법률 개정의 이유로 보험소비자인 환자와 요양기관, 보험회사 모두 편익을 증진하고자 함이라고 강조했다.

전 의원 측은 "보험금 청구 절차가 매우 불편함에 따라 소비자들이 소액의 보험금 청구를 포기하는 상황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요양기관과 보험회사 입장에서도 서류를 기반으로 보험금 지급업무를 수행하는바, 보험금 지급에 비용이 과다 발생하는 등 비효율적인 상황"이라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모두가 편익 증진? 이면은 보험사 실속 챙기기"

법안이 발의되자 의료계는 법안의 국회통과를 우려하며 법 개정이 불러올 변화를 벌써부터 우려하고 있다. 국회의 과반의석을 차지한 여당 의원이 대표발의한터라 그 어느 때보다 법안의 국회통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의료계에선 실손보험 청구간소화를 현실화할 경우 환자와 의료기관 간의 분쟁 소지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손보험 청구간소화에 따른 환자 민원의 창구가 보험사가 아닌 의료기관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병원협회 임원은 "청구간소화가 이뤄진다면 보험사는 의료데이터 수집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축적된 데이터를 가지고 지급거절 사례도 늘어날 수 있다"며 "문제는 보험사의 지급거절이 발생할 경우다. 이 경우 의료기관을 불신하는 경우가 발생함은 물론 분쟁의 소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실손보험 청구는 현재도 매우 간편하다"며 "결국 의료정보를 축적하고 이를 활용해 심사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가 지난해 관련법안 반대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이다. 의료계에서는 환자는 물론 의료기관도 이득이 전혀 없는 법안이라고 지적하며 보험사만 이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의료계는 실손보험 청구간소화가 현실화될 경우 이득은 전적으로 보험사 몫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도권의 한 중소병원장 역시 "일부 언론에서는 보험업계의 숙원이라고까지 표현하며 실손보험 청구간소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결국 보험업계의 실속 챙기기다. 법안이 현실화된다면 보험사들의 심사물량이 크게 줄어들 것인데, 이는 인력감축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보험사가 심사간호사를 채용하기란 쉽지 않은 현실"이라며 "청구 간소화가 이뤄진다면 심사도 체계화될 수 있고 인력규모가 크게 줄어들 것이다. 결국 이는 보험사들의 이득"이라고 꼬집었다.

여기에 실손보험 청구간소화가 될 경우 '전문중계기관'이 될 가능성이 높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전 의원 측이 발의한 법안에 '심평원'이 명시되지 않았지만 이전 20대 국회에서도 심평원이 중계기관이 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었던 데다 심평원을 염두하고 법안이 추진된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다.

심평원 측은 '국민건강보험' 업무를 전담으로 하는 공공기관이란 점을 강조하면서 민간보험 관련 업무를 맡을 연이어 맡을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실손보험 업무를 위탁받으려면 기관의 이름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회에서의 법안 개정과 정부차원에서 추진된다면 심평원 입장으로서도 거부하기 힘든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익명을 요구한 심평원 고위 관계자는 "건강보험 재정으로 운영되는 곳이 심평원"이라며 "실손보험의 중계기관의 역할을 건강보험 재정을 지원받아 운영되는 기관의 성격상 옳지 않다"고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중계기관의 역할을 맡기려면 기관의 성격을 보다 유연하게 해야 한다"며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신중해야 한다. 기관이 역할이 한정적이 상황에서 중계기관의 역할은 어렵다고 봐야 한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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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기사를 쓴

    문성호 기자
  • 국민건강보험공단 및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관련한 보건의료제도와 병원계를 취재 보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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