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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률 빠진 보건통계...의대정원 증원 걸림돌됐나?
기사입력 : 20.07.23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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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타 포커스|OECD 보건통계, 의사 수 논란 "단순 비교 문제 있다"
  • |문 정부, 의대 증원 명분…의사협회 "정치적 활용 신물 난다"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보건복지부가 매년 7월 공개하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보건통계 2020' 주요 지표를 22일 발표했다.

이번 보건통계는 지난 2018년 기준 각 국가별 통계작성 기준에 따라 작성한 분석 결과다.

올해도 한국의 한의사를 포함한 임상의사(치과의사 제외)는 인구 1000명당 2.4명으로 OECD 평균인 3.5명에 비해 낮았다.

복지부가 발표한 OECD 보건통계에서 의사 수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사실 의사 수는 OECD 보건통계 발표 때 마다 논란이 됐다.

의사협회는 의사 취업상태와 사망자, 의과대학 졸업자 등 보건통계 오류를 지적하며 현 의사 수가 OECD 평균치보다 적다는 복지부 주장을 반박했다.

그렇다면 한국의 OECD 보건통계는 어떤 방식에 의해 도출될까.

의료기관이 심사평가원에 전달하는 '의료자원 신고 시스템'을 토대로 진료현장 의사 수를 파악한다. 제약회사나 보험회사, 공무원 등 진료실이 아닌 면허를 가진 활동의사는 임상의사 통계에서 제외된다.

OECD 보건통계 실무를 담당하는 보건사회연구원 신정우 연구위원(보건학 박사)은 "의료기관 직접 입력한 심사평가원 의료자원 신고시스템을 기반으로 진료현장에 있는 임상의사 수를 OECD에 제출하고 있다. 의료계 일각에서 제기하는 임상의사 수의 오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전공의를 포함해 신고 의사 수가 잘못됐다면 의료기관 스스로 거짓 신고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임상의사 통계 오류 주장을 일축했다.

인구 1000명당 임상의사가 가장 많은 국가는 오스트리아로 5.2명, 노르웨이 4.8명, 리투아니아 4.6명 등이며, 한국(2.4명)보다 적거나 같은 국가는 콜롬비아(2.2명)과 폴란드(2.4명), 멕시코(2.4명) 뿐이다. 일본은 2.5명으로 한국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OECD 보건통계에서 한국의 임상의사(한의사 포함) 수는인구 1천명당 2.4명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의사는 언제부터 임상의사 통계에 포함됐을까.

한의사(중의사)제도를 운영 중인 중국, 한국 등 동남아지역 상황을 감안해 OECD에서 몇 년전 한의사를 임상의사에 추가할 것을 권고했으며, 기존 통계에도 소급 적용했다.

OECD 보건통계에서 임상의사 수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의과대학 증원에 정치적으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보수와 진보 무관하게 정권을 잡으면 의사 수 확대 당위성에 OECD 보건통계를 인용해 '한국 의사 수가 OECD 평균보다 적다'는 논리는 단골메뉴로 등장했다.

문재인 정부는 이미 의사 인력 확충 속도전에 돌입한 상황이다. 여당은 최근 10년간 의과대학 정원 4000명 증원을 공표했다.

1년간 400명씩 향후 10년간 전국 의과대학 정원을 지역의사제 방식으로 필수 진료과와 역학조사관 및 기초 의과학, 제약바이오 등 의사인력을 확대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메디칼타임즈 취재결과, 의과대학 증원으로 입학한 학생들은 기존 학생과 다른 트랙에서 출발한다.

여당은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향후 10년간 의과대학 정원 4000명 확충을 공표했다. (사진,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예를 들어, 한 국립의대에 20명의 정원이 늘어난다면 이들 20명을 필수 진료과, 역학조사관, 제약바이오 연구 등으로 별도 선발하고 전액 장학금과 의사면허 취득 후 10년간 의무복무(전공의 수련과정 포함 검토) 등 제한 규정이 동반된다.

이를 어길 경우, 장학금 반환은 물론 의사면허 취소 등 강력한 조치를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 회의에서 "보건의료계는 코로나 이후 감염병이 일상화되는 세상에서 살아갈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더 이상 의료진의 희생과 헌신에만 의존할 수 없다"면서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공공의료와 지역 의료기반 강화를 위해 의료인력을 확충하겠다"며 지난 15년간 동결된 의사 수 확대를 공표했다.

그는 "여당은 지난 총선에서 필수 진료와 공공의료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의과대학 정원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바 있다. 당정청은 지역 필수의료와 역학조사관, 기초과학, 제약바이오 분야 연구인력 확충을 위해 의과대학 정원을 증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지난 2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공공의료 및 지역의료 기반 보장을 위해 공공의대 설립과 함께 의과대학 정원 확충을 조속히 추진하겠다"면서 "현장 수요와 지역별 의료인력 수급 실태 등을 고려해 의과대학 정원 확충 규모 등을 결정할 것"이라며 조만간 구체적 실행방안 발표를 예고했다.

OECD 주요국 임상의사 수 현황.
문 정부가 간과하고 있는 것은 OECD 통계자료 보도자료에서 빠진 임상의사 관련 지표이다.

OECD는 '보건통계 2020'에 '시의적절한 의료서비스로 예방 가능한 사망률' 항목을 추가했다.

한국은 인구 10만명 당 45명으로 OECD 평균 73명과 2배 가까운 격차를 보이고 있다. 스위스 40명, 아이슬란드 44명 등 한국보다 예방 가능한 사망률이 적은 국가는 두 나라 뿐이다.

보건사회연구원 신정우 연구위원은 "복지부에 시의적절한 치료를 통해 예방 가능한 사망률 항목을 포함해 제출했다. 올해부터 신설된 항목으로 한국은 OECD 국가 중 3번째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면서 "환자를 살리기 위한 의사들의 헌신과 노력이 평가 결과에 녹아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인 의견을 전제로 "국가별 의사 수 통계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보건의료 정책과 수가체계, 국민의 이용도 그리고 의사의 역할이 국가마다 다른 상황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예방 가능한 사망률을 보도자료에서 고의로 뺀 것은 아니다. 국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어려운 내용을 거르다보니 빠진 것 같다'고 해명했다.

문 정부에서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의과대학 정원 증원이 의료생태계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인지, 코로나19 사태와 OECD 보건통계에 입각한 발상인지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이다.

의사협회는 OECD 보건통계 자료를 의사 확충에 정치적 활용하는 정치권을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22일 최대집 집행부의 의대정원 확대 등 4대악 의사 설문조사 결과 발표 모습.
여당 관계자는 "한국 의사 수가 OECD 평균보다 적다는 것은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매 정권마다 의과대학 정원 확대 명분으로 삼았지만 의료계 반발로 번번이 좌초됐다"면서 "의사 수 확충을 공약으로 내걸고 코로나19 사태 속 치룬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했다. 지도부는 의사 확충 기회를 잡은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의사협회는 의과대학 증원과 공공의대 신설 등을 4대악으로 규정하고 투쟁 국면에 돌입할 태세다.

의사협회 김대하 대변인은 "한국 의료수준이 전 세계 상위권이라는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문제는 OECD 보건통계를 활용해 의사 수가 적고 감염병 예방을 위해 의사 수를 늘려야 한다는 문정부의 단순한 발상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대하 대변인은 "OECD 보건통계 오류는 차치하더라도 국가별 다른 의료 환경과 수가체계 등은 통계자료에서 언급하지 않고 정권마다 의사 수에 매몰돼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신물이 난다"며 "의과대학 증원으로 모든 의료문제가 해결되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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