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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출신 보건 전문가가 말하는 '남북의료' 시작점
|창간 15주년 기획 인터뷰|연세대 의료복지연구소 민하주 연구원
기사입력 : 18.07.02 05:41
문성호 기자(news@medical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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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타임즈 문성호 기자| 지난 4월 27일 판문점에서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장면이 펼쳐졌다. 남북 정상은 손을 맞잡고 군사분계선을 넘나들며 서로를 수없이 끌어안았고, 도보다리 위에서 둘만의 속 얘기를 나눴다. 이 판문점발 '평화드라마'는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평화 분위기가 무르익자 정부에 이어 민간 보건‧의료계에서도 다양한 북한 지원방안 논의가 활성화될 조짐이다.

그렇다면 북한 의료실상을 직접 보고 느꼈던 탈북자가 바라보는 지원방안은 무엇일까.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강원도 원주 연세대학교에서 탈북자로 통일의료 전문가로 활약 중인 의료복지연구소 민하주 연구원(간호사, 44)을 만나 실상과 해법을 들어봤다. 민하주 연구원은 현재 연세대 대학원에서 보건행정학 박사 과정을 밞고 있다.

"고려의학 의존 높은 북한, 인프라 지원부터"

"어머니가 북한에서 지금으로 말하면 담석증으로 돌아가셨어요. 한국에서 현재 체외충격파쇄석술로 치료하지만, 북한에서는 돌아가실 당시 외과적 수술을 해야 했어요. 결국 수술을 위해 수혈을 받아 돌아가셨는데,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았어요."

민하주 연구원은 북한 의료의 실상을 자신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며 기자에게 설명했다. 이 때문에 한국을 들어온 직후 의사는 못되더라도 중앙대 적십자간호대학을 진학해 간호사가 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이 후 민 연구원은 간호사로 서울 영등포구 대림성모병원에 재직하다 학업을 더 이어가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 연세대 대학원을 진학해 보건행정학을 전공하고 있다. 동시에 산하 의료복지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북한 출신 의사와 간호사를 직접 인터뷰한 논문을 써내기도 했다.

"논문을 준비하면서 탈북자 의사 21명, 간호사는 40명을 인터뷰했어요. 웬만해서는 그들을 만나기 어렵지만 탈북자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만났는데, 북한 의료에 있어서 가장 시급한 것은 인프라에요. 전기나 기계가 있어야지 의약품도 만들고 의료시설도 짓지 않겠습니까."

그렇다면 북한 주민들은 우리나라의 높은 의료수준을 어떻게 바라볼까.

민 연구원은 이 같은 질문에 북한 주민들이 우리나라의 의학 기술이 뛰어나도 현대의학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도 그럴 것이 북한은 현대의학보다는 이른바 '고려의학'으로 불리는 전통 의료가 더 활성화 돼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한의학'이 활성화돼 있는 것이다.

"고려의학이 활성화돼 있다기보다 무엇보다 현대의학을 펼치기 위해서는 약품이나 의료기기가 중요한데 북한은 여의치가 않아요. 대신 산지를 많이 끼고 있다 보니 약초를 구하기 쉽자나요. 그래서 현대의학보다는 고려의학이 활성화 돼 있는 거예요."

이 때문에 민 연구원은 향후 북한 의료지원에 있어 탈북자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남한의 의료는 현대의학이기 때문에 진료를 하면서 컴퓨터를 사용하고, 의료기기도 상당히 많죠. 속된 말로 남한 의사들은 환자보다 모니터를 더 많이 본다고 하잖아요. 북한 주민들은 이를 낯설어 할 게 분명해요. 탈북자를 활용해서 북한 주민들이 남한 의료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설명하고, 교육하는 과정이 먼저라고 생각해요."

"주치의 제도 있는 북한, 현지 의료진 활용하자"

민 연구원은 평화 분위기에 따른 북한 의료 지원에 있어 현지 의료진 활용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북한은 주치의 제도를 하고 있죠. 의료지원이 활성화된다면 이들을 활용 방안을 고민해야 해요. 남한의 의료진은 관리자가 되고, 일차 의료기관에는 북한의사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아요."

민 연구원에 따르면, 북한에는 24개 대학병원이 있으며, 의사들은 양‧한방을 함께 교육을 받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북한의 의료지원이 활성화된다면 현지 의료진에 대한 재교육도 필요하다. 동시에 북한 어린이들에 대한 보건교육도 시급하다. 아이들은 제대로 된 보건교육을 받지 못해 자신에 건강관리도 제대로 못하는 실정이다. 양치를 할 때 위 아래로 하는 방법조차 모른다. 배우지를 못했기 때문이다."

인터뷰 말미 민 연구원은 북한 의료지원을 꿈꾸는 이들에게 물질적인 지원이 아닌 북한의 자생력을 키워줄 수 있는 지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에 지원한다고 해서 물질적인 것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솔직히 남한만 지원하지는 않아요. 오히려 중국이나 일본이 물질적으로는 훨씬 큰 지원을 하려고 할걸요. 무엇보다 북한에 필요한 것은 자생력을 키울 수 있는 지원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민 연구원은 우리나라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탈북자들에게 국민들이 조금이나마 용기를 주고 친구가 돼 줬으면 한다는 소망을 전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지만 여태 하지 못한 것이 있어요. 남한 국민들이 탈북자들의 친구가 돼 줬으면 좋겠어요. 탈북자들 상당수는 우울증으로 정신과 상담을 받는 사람들이 많아요. 이들에게 국민들이 친구가 돼 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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