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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 중소병원 패싱 유도하는 진료의뢰-회송 시스템
기사입력 : 18.07.26 06:00
이지현 기자(news@medical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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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타임즈 이지현 기자| "의료전달체계 확립은 해당 의료기관을 위해서도 중요하겠지만 건보재정 건전화를 위해서도 시급하다."

보건복지부 관계자의 말이다. 3차 의료기관 즉, 상급종합병원으로 경증환자가 몰려가는 의료시스템 하에서는 미래를 기약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여기에 토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1차-2차-3차라는 의료전달체계가 원활하게 돌아갈 때 정부가 말하는 의료비 절감 효과와 더불어 적정 진료가 가능하다는 것은 정부가 늘 강조하는 바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행 의료전달 시스템에서는 1차와 3차 사이에 낀, 2차병원을 '패싱'하고 있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먼저 진료 의뢰-회송 시범사업 처음 도입한 지난 2016년 5월로 거슬러 가보자.

당시 복지부는 1, 2차병원이 3차병원으로 진료 의뢰했을 때 혹은 3차병원이 다시 해당 병원으로 회송했을 때 인센티브를 지급하도록 설계했다.

1, 2차병원을 동일선상에서 놓고 각각 3차병원으로 진료 의뢰-회송할 경우만 수가를 산정하도록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1차에서 2차로 진료의뢰-회송하는 건은 자연스럽게 패싱됐다.

혹여 1차의료기관에서 2차 의료기관으로 환자 의뢰를 한다손 치더라도 그에 따른 인센티브를 지급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1차 의료기관은 인센티브도 받고 환자에게 민원 위험이 낮은 3차병원으로 환자를 의뢰하도록 유도한 셈이다.

동일한 질병의 경우 3차병원이 2차병원에 비해 의료비 지출이 크다는 객관적인 데이터가 있지만 제도에는 녹여내지 못했다.

그나마 올해 3월부터 시범사업 참여 대상을 300병상 규모 이상의 2차병원까지 확대하면서 지정받은 병원에 한해 1차 의료기관과 환자 의뢰-회송시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이다.

이와 더불어 2차병원이 3차병원으로 환자를 의뢰-회송할 때에도 동일하게 인센티브를 적용 받는 것 또한 의료전달체계를 제대로 밟을 수 있는 틀을 갖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처럼 진료의뢰-회송 제도를 일부 개선하면서 300병상 이상의 2차병원은 패싱에서 벗어났지만 여전히 중소병원은 패싱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정부의 고민도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다. 2차병원 패싱의 배경에는 의료의 질을 담보하기 어려운 2차 의료기관에 대한 불신과 일부 병원이 이를 악용해 만에 하나라도 환자에게 피해가 갈 것을 우려해서일 것이다.

다짜고짜 모든 2차병원을 진료의뢰-회송 시범사업 대상에 포함시키자는 얘기가 아니다. 복지부가 패싱해선 안될 검증된 2차병원은 300병상 규모 이상의 병원 이외에도 있다는 얘기를 꺼내려는 것이다.

가깝게는 보건복지부가 철저한 검증을 거쳐 지정한 100곳 이상의 전문병원이 있고, 의료기관 인증평가를 통해 자체적으로 질 관리에 앞장서고 있는 중소병원도 숨어있다.

심지어 전문병원은 복지부가 특정 질환에 대해 대학병원 이상의 질을 갖춘 2차병원을 육성해 상급종합병원으로 환자 쏠림을 차단하고자 만든 제도 아니었던가.

복지부가 검증한 병원임에도 진료 의뢰-회송 시스템에서는 '패싱' 대상이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오히려 대상에 포함시켜줌으로써 이들 2차병원 이외에 그렇지 못했던 2차병원에도 강력한 동기부여를 제시해 결과적으로 의료의 질을 상향평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 환자 쏠림을 우려하면서도 정작 스스로 3차 의료기관으로의 환자 쏠림을 유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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