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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응급센터 도전 중소병원 자괴감 "시스템이 막고 있다"
|초점|행안부 공문·인구 50만명 복지부 지침 발목 "장비·인력 갖춰도 지자체 외면"
기사입력 : 18.08.16 06:00
이창진 기자 news@medical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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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타임즈 이창진 기자| |사례1|경기 지역 A 병원 원장은 지역응급의료기관을 지역응급의료센터로 격상시키기 위해 의료인력과 장비, 시설 등에 수 십 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재지정 신청을 앞두고 지역응급의료센터는 인구 50만명 당 1개소라는 보건복지부의 지침에 의해 지역 인구 수 미달로 해당 지자체가 난색을 표해 허탈감에 빠졌다.

|사례2|인천 B 종합병원 원장은 지역 주민 중증응급 치료를 위해 응급실에 전문의와 간호사, 응급구조사 등 인력기준을 권역응급의료센터에 버금가게 운영하고 있다. 복지부의 응급의료기관 재지정을 계기로 지역응급의료센터로 거듭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인천 지역에 지역응급의료센터가 이미 지정됐다는 단편적인 이유로 일순간에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병원계가 보건복지부의 지난 6월 '2018년 응급의료기관 재지정 계획' 발표 이후 술렁거리고 있다.

그동안 복지부와 지자체가 법정 지정기준에 의해 지역응급의료센터로 한번 지정하면 지속된 특권이 응급의료법 개정(2015년 1월)에 의해 3년마다 재지정하는 절차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재지정 기대감에 경영손실을 감수하고 응급실 의료인력과 장비, 시설 등에 집중 투자하며 지역응급의료센터 도약을 꿈꾼 병원계에 지정 신청 전부터 힘 빠지는 소식이 잇따랐다.

앞서 소개한 사례의 공통점은 중증응급 환자 치료를 위한 병원장의 의지와 실행력이 강한 신생 중소병원이다.

현재 권역응급센터는 복지부장관이 지정하며, 지역응급센터는 시도지사, 지역응급기관은 시군구청장게 지정권이 있다.

지역응급의료센터는 환자분류소와 응급환자 진료구역 20병상 이상, 검사실 1실 이상 등의 시설과 제세동기, 인공호흡기, 초음파검사기, 이동환자 감시장치 부착형흡입기, 급속혈액가온주입기, CT 촬영기, 특수구급차 1대 등의 장비 지정기준을 갖춰야 한다.

핵심인 의료인력 기준은 응급실 전담전문의 2인 이상을 포함한 전담의사 4인 이상(24시간 전문의 또는 3년차 이상 수련의 1인 이상 근무) 그리고 간호사 10인 이상이다.

지역응급의료기관 인력기준인 응급실 전담의사 2명 또는 1명 이상(응급실 전담의사 또는 병원 당직의사 중 1명 이상 24시간 근무)와 간호사 5인 이상 등을 비롯해 시설, 장비 기준과 비교하면 현격히 강화된 기준이다.

이들 병원은 응급실 병상 간격 1.5m를 포함한 시설과 장비 그리고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비롯한 6~7명의 전문의와 간호사를 채용하며 사실상 지역응급의료센터 기준 이상에 맞춰 1년 전부터 증증 응급환자 치료에 집중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중증 응급환자 발길이 줄었다. 행안부가 119센터에 내려 보낸 공문 때문이다.

행안부는 구급차 운영 시 중증 응급환자를 권역응급의료센터와 지역응급의료센터만 이송하라고 지시했다.

겉으로 보면 문제가 없어 보이나, 지역응급의료센터 준비를 위해 장비와 인력에 투자한 병원은 첨단 시설과 장비 그리고 의료인력을 경증 응급환자 치료에 사용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지역응급의료센터 지정 기준 중 세부 사항인 환자 중증도를 비롯한 운영실적 평가 시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여기에 해당 지역 인구 50만명 이상 지역응급의료센터 1개소 설치라는 복지부 지침도 발목을 잡고 있다.

A 병원의 경우, 지역 인구 40만명 소도시라는 점이, B 병원은 인천지역 6개의 지역응급의료센터가 이미 지정됐다는 점이 해당 지자체의 판단기준에 선입견으로 작용하고 있다.

A 병원 원장은 "중증 응급환자 치료를 위해 24시간 우수 의료진이 대기하고 있지만 정작 지역 내 발생한 중증 응급환자는 거리가 떨어진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이송되고 있다"면서 "지역 응급의료기관 현실을 간과한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지정된 지역응급의료센터보다 우수한 시설과 장비, 인력을 갖추고 손실을 감수하며 운영한 결과가 재지정 신청 전부터 비관적 소식만 들리고 있다"고 전하고 "지역주민 응급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료진들의 의지와 사명감이 떨어지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A 원장은 "복지부의 인구수에 따른 지정 지침도 문제가 있다. 지자체 공무원들은 복지부 지침에 입각해 지역응급의료센터를 지정할 수밖에 없다는 원론적 입장"이라며 "골든타임을 요하는 중증 응급환자가 인구 수 문제로 지역응급센터가 없다는 이유로 이송 중 문제가 발생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B 병원 원장은 "복지부가 인구수에 따른 지역응급의료센터 배치 기준을 둔 이유는 센터 쏠림과 집중화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전하고 "권역응급센터에 버금가는 시설과 장비, 인력을 갖춰도 과거의 지침에 의해 지자체가 부정적으로 판단하는 것을 어떻게 봐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해당 병원장은 "의사와 간호사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병원 중 지역응급의료센터에 도전장을 내미는 자신있는 병원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면서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일이 있으면 안 된다. 중증 응급환자를 위한 병원들의 의지를 제도와 시스템이 가로막고 있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복지부는 병원들의 주장에 상당 부분 공감하는 모습이다.

응급의료과(과장 박재찬) 관계자는 "중증 응급환자를 지역응급센터에 이송하라는 행안부 공문은 확인해봐야겠지만 응급의료기관 지정기준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구 50만명 이상 지역응급의료센터 배치는 상징적 의미로 해당 지자체에서 필요하다면 인구수와 지정 센터 수와 무관하게 지역응급의료센터 지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맞다"면서 "현재 116개소인 지역응급의료센터의 재지정을 통해 신규 진입과 응급의료 질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복지부는 9월 17일부터 10월 26일까지 지역응급의료센터 지정신청과 현장평가를 담당하며, 지정 여부는 시도 지사에 의해 오는 11월초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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