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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종합병원 지정 제도, 과연 이대로 좋은가?
고대안암병원 박종훈 교수
기사입력 : 19.08.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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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3차 상급종합병원 지정 관련해서 이런저런 이슈들이 등장하고 있다.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지역 안배를 한다거나, 수도권의 병상을 제한한다는 식의 것들이 그런 것이다. 거론되는 이슈들을 생각하다 보면서 떠오르는 의문이 있어서 글을 써 본다.

3차 상급종합병원 지정의 의미는 무엇일까? 국민에게는 최상위 의료기관이라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가장 어려운 중증 질환을 치료하는 기관을 뜻한다. 그리고 그 점을 전제로 의료기관의 인력과 시설투자가 상당할 것이기 때문에 가산 수가라는 것을 통해서 정부가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즉, 동일한 진료를 해도 상급종합병원에서 한 행위는 일괄적으로 30%의 가산을 해 주는 것인데, 상급종합병원을 더 많이 지정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고민하기 전에 과연 이 제도가 취지에 맞게 잘 운영은 되고 있는지를 돌아봐야 하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해 본다.

왜냐면 가산 수가라는 것을 적용하면서 까지 상당한 혜택을 주고 있는 것인데 잘 기능하고 있다는 전제 하에 확대냐 축소냐를 논하는 것이 타당하기 때문이다.

3차 상급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1차, 2차가 있다는 것이고, 환자의 진료 체계가 단계적으로 옮겨감을 전제하는 것인데, 누구나 알다시피 단계적인 전달체계는 더 이상 대한민국 의료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작은 병원 큰 병원 그리고 아주 큰 병원의 기준만 있다.

마치 일반 상품을 구매하는 것과 비슷하다. 과일을 사는 것을 예로 들면 과일은 재래시장에서도 살 수 있고 동네 마트서도 살 수 있고 나아가 대형마트, 백화점에서도 살 수 있다. 구매하기 편리한 위치 기준으로 대부분 사겠지만 어떤 사람은 가격을 고려하지 않고 쾌적한 백화점에서만 구매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비싸지만 질이 좋다는 이유 때문이다.

과일 구매에는 개개인이 판단해서 비용대비 효과에 따라 선택하고 그에 따른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기에 어디서 구매할 것인가를 정부가 개입할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의료기관 이용이 이것과 별반 다르지 않나? 라는 것이다.

가까운 동네 주치의를 찾는 분들도 있지만 어떤 분은 조금만 불편해도 바로 상급종합병원으로 직행하기도 한다. 아무런 제한도 없다. 그런 분들의 말을 빌자면 동네병원 못 믿겠다는 것이다. 마치 백화점 과일이 비싸기는 하지만 훨씬 맛있어서 백화점에서만 구매하다는 것과 유사하다.

앞서 말한 과일 구매 시에 1차 가게, 2차 마트, 3차 백화점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데 왜 의료기관은 그런 표현을 할까? 지켜지지도 않는 단계를 뭐 하러 규정하고 지정받은 단계에 따라 수가를 달리하는지 알 길이 없다.

이렇다보니 진료의 질적 수준과는 무관하게 기관을 늘리고 줄이거나, 지정을 새로이 받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동일한 진료 수준인데 수도권에서는 지정을 못 받는데 지방에서는 받을 수 있다? 지정받으면 지정 기간 동안 수가의 특혜가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의료기관은 매우 예민한 것이다.

진료의 난이도에 따라 가산수가 적용돼야 하는 것이지, 기관이 어디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기관의 레벨이 정해지고 결과론적으로 수가 수준을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가? 말 나온 김에 한 가지 아주 이해하기 어려운 이상한 것을 덧붙이자면 기존의 상급종합병원의 일반 병상은 영원히 고정이다.

지금의 제도로 보면 병상 증설을 불허다. 수도권의 병상이 과도하다는 것에 대한 우려가 기이하게도 빅5를 영원히 순서의 변함없이 빅5로 지정해준 꼴이 되었다. 이런 제도가 어느 나라에 있을까?

상급종합병원 지정제를 살펴봄에 있어서 과연 이 제도가 유용한 제도인가, 과연 원래의 취지에 맞게 잘 운영은 되고 있는가를 먼저 보아야 하지 않을까? 완전히 왜곡된 전달체계를 그대로 인정한 채로 진행되는 모든 제도 개선은 우리 의료제도를 점점 더 벼랑 끝으로 몰고 갈 것이다. '올바른 전달체계 확립이 중요하다는 것은 아는데요, 일단 이것부터하고요?' 이런 식은 곤란하다.

*칼럼은 메디칼타임즈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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