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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항고혈압약 연관성...독일까 득일까?
기사입력 : 20.04.13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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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타임즈=원종혁 기자|
메디칼타임즈가 한주간의 이슈를 진단하는 메타포커스 시간입니다. 오늘은 코로나19 감염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고혈압 환자들에서 약물 치료와 관련한 안전성 이슈를 짚어볼텐데요. 많은 환자들이 복용하고 있는 고혈압치료제가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 수용체인 '안지오텐신전환효소(ACE-2)'를 증가시킨다는 사실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의학학술팀 이인복 기자와 원종혁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박상준 본부장: 먼저 원 기자, 고혈압 등과 같은 만성질환을 기저질환으로 가지고 있는 환자들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에 취약할 수 있다는 경고가 빈번히 나오고 있는데요, 일단 현재 국내 고혈압 환자 현황부터 짚어보죠.

-원종혁 기자: 2018년 대한고혈압학회와 고혈압역학연구회가 공동 발표한 '고혈압 팩트시트(fact sheet)' 자료에 따르면 국내 고혈압 유병률과 치료 환자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 니다.

인구 고령화의 영향으로 고혈압 유병자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1,100만명을 넘긴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데이러한 수치는 2020년 기준 국내 전체인구가 약 5170만명인 점을 고려했을때, 5명 중 1명 꼴로 고혈압을 동반하고 있는 셈입니다.

실제 의료기관에서 고혈압 진단을 받은 사람은 2002년 300만명에서 2016년에 890만명으로 약 3배 가량 증가했으며, 고혈압 치료제를 처방받은 사람도 250만명에서 820만명으로 3배 이상 늘었습니다.

고혈압 치료를 받는 인원 가운데엔 '65세 이상'의 고령자 비중이 증가한 점도 눈에 띕니다. 2002년 34%에서 20016년 46%로 증가했는데, 당뇨병이나 고지혈증치료를 함께 받는 환자도 25%에서 57%로 빠르게 증가한 상황입니다.

결과적으로, 이번 코로나 대유행 사태에서 심각한 합병증과 사망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이 국내에 상당하다는 평가입니다.

-박 본부장:그렇다면 국내 고혈압 환자들, 어떻게 그리고 어떤 약물 치료를 하고 있나요.

-원 기자: 네. 이번 코로나19 감염 사태에서 레닌안지오텐신시스템(RAS) 억제제 계열로, 항고혈압 1차 약제에 속하는 '안지오텐신전환효소(ACE) 억제제'와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 계열약들에 일부 안전성 문제가 거론되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는데요.

일단 국내 고혈압 치료제의 처방 경향은 복합제 처방이 두드러지는 분위깁니다. 고혈압 팩트시트 자료를 보면, 2002년에는 고혈압 치료자 중 57%가 한가지 종류의 고혈압 치료제를 복용했지만, 2016년에는 40%만 한가지 치료제를 사용했고, 42%가 두가지 치료제, 18%는 3가지 이상의 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관건은 국내 처방 분포를 보면, 안지오텐신차단제의 사용이 빠르게 증가했다는 점입니다. 해당 안지오텐신차단제의 경우, 바로 현 코로나19 대유행 사태에서 바이러스 전파와 일부 연관성을 보고한 약제들이었습니다.

통상 고혈압 치료제 종류로는 오랫동안 CCB라고 하는 '칼슘채널차단제'가 가장 널리 사용되어 왔지만, 2016년부터는 안지오텐신차단제의 처방이 처음으로 칼슘채널차단제를 추월한 상황입니다.

현재는 고혈압 치료제 처방 조합으로는 여러 조합 가운데, 칼슘채널차단제와 안지오텐신차단제 2제 병용요법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됩니다. CCB와 ARB 복합제가 고혈압 인구의 54% 수준에서 복용하고 있고, 뒤이어 ARB와 이뇨제 조합이 27%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ARB 계열약 처방이 상당히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박 본부장: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수용체로 꼽히는 안지오텐신전환효소 즉, ACE를 기반으로 하는 약물들에 최근 안전성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감염 고위험군에 속하는 환자들의 경우엔 ACE 억제제나 ARB 제제들의 처방을 중단해야 한다는 잡음도 그래서 나왔는데요. 이인복 기자,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과 안지오텐신차단제 계열 고혈압약의 연관성, 과연 어떤 내용인가요.

-이인복 기자: 네. 그렇습니다. 해당 계열 고혈압 약제들의 안전성 이슈는, 바이러스가 달라붙는 안지오텐신전화효소(ACE)에 기인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일반적으로 안지오텐신전환효소(Angiotensin converting enzyme, ACE)는 1과 2로 나뉩니다. 신장에서 분비되는 '레닌'을 통해 10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뤄진 '안지오텐신-1'이 만들어지며, 폐에서는 전환효소로 '안지오텐신-2'가 탄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두가지 효소 모두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압을 상승시키는 작용을 하게 되는데, 여기서 폐에 있는 안지오텐신-2(ACE-2)가 보다 강력한 작용을 한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앞에서 언급했던 ACE 억제제나 ARB 계열 약제들의 경우 이를 억제하거나, 활성화해 증상을 개선하는 작용기전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지점입니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해 감염을 일으키는 기전이, 해당 계열 약제들과 유사하다는게 논란의 핵심입니다.

실제로 코로나바이러스가 인체에 들어오게 되면, 스파이크 단백질을 통해 세포막에 있는 수용체와 흡착해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게 됩니다. 그런데 이 수용체가 바로 ACE2 효소라는 점이죠.

코로나바이러스가 ACE-2와 만나 인체에 기생하게 되면 세포내로 급속하게 증폭된다는 얘기인데, 결국 ACE-2가 많은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들보다 더욱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시말해, 고혈압을 기저질환으로 가지고 있는 환자일수록 정상인에 비해 ACE-2가 조절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고, 효소가 분포한 폐와 신장 등을 통해 코로나바이러스가 침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얘기입니다.

-박 본부장: 체내 ACE-2 효소와 관련해서는, 안지오텐신차단제 계열 고혈압약제들에 작용기전을 평가한 동물임상(비임상) 자료 등이 이미 나와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해당 고혈압약제의 문제점을 제기한 임상 데이터들의 경우, 실제로 어떤 결과가 나왔나요.

-이인복 기자: 네. 그동안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과 안지오텐신차단제 계열 약제의 상호작용을 두고는 단순히 합리적인 추론과 가능성 수준에 그쳤던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가정에 기름을 부은 것이 코로나19 사태의 진원지로 평가되는 중국 우한 지역에서 나온 분석자료였습니다. 3월초 네이쳐 리뷰 카디올로지(Nature Reviews Cardiology)에 실린 연구는, 코로나와 심장질환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한 것으로 코로나 사태 이후 고혈압약제의 위험성을 경고한 첫 결과물이었습니다.

해당 논문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코로나바이러스가 ACE-2를 통해 세포내로 침투해 확산되는데 이 세포가 폐와 심장에 많이 분포하므로 폐 질환 뿐만 아니라 심장질환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확진자들에서 기전질환으로 심장질환을 동반한 이들이 48% 수준으로 많았고, 이 중 30%를 차지한 고혈압 환자들에서 사망률이 높았다는 점을 근거로 삼은 것입니다. 무엇보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 중에서도 거의 절반 가량이 고혈압 환자들이었다는 대목이었죠.

고혈압 환자들의 경우 안지오텐신수용체 차단제(ARB)와 안지오텐신전환효소(ACE) 억제제가 ACE-2를 증가시키는 만큼, 처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입니다.

뒤이어 국제학술지인 란셋(LANCET)에서도 비슷한 논문이 발표되면서, 시기적으로도 논란을 더욱 키운 것이죠. 대표적 고혈압 치료제인 ARB와 ACE 억제제가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 수용체인 ACE-2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약물 사용에 주의를 기울여야한다는, 결국은 같은 내용이었습니다.

-박 본부장: 4월에 들어서면서 코로나 확산세가 심각한 미국의 경우도 미국심장협회를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사태에 고혈압 환자의 약물치료 가이드라인을 새롭게 업데이트 했는데요. 일단 국내외 심장학계 전문가들은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나요.

-원 기자: 논란이 커지자, 국내외 주요 심장학계에서는 발빠른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코로나바이러스 확산과 관련한 의학적 근거가 부족한 만큼,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된 고혈압약제의 처방을 중단하거나 변경하는 것에는 오히려 위험 부담이 크다는 게 입장입니다.

레닌안지오텐신시스템(RAS) 억제제 계열 약제로 ARB나 ACE 억제제의 잠재적 위험도를 지적하는 것은 합리적 추론으로 가능은 하지만, 추가적인 대규모 임상연구를 통해 최종 결론을 내리기까지 아직은 섣부른 판단을 내릴 수 없다는 얘기인 것이죠.

실제로 유럽심장학회와 미국고혈압학회, 세계고혈압학회들도 ARB나 ACE 억제제 등의 계열 약제를 임의로 중단하거나 처방을 변경하지 말라는 권고문을 내놓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들 학회는, ARB와 ACEI에 제기된 가설은 인정하지만 이에 대한 실험적, 임상적 데이터는 전무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인해 불안감이 함께 커지는 상황에서 고혈압약제를 복용하는 환자들에 잘못된 이슈가 퍼지는 것을 우려했습니다.

국내 학계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간단히 말해, 해당 고혈압 약제 복용을 중단하거나 처방을 변경하는 것에는 '득보다 실이 크다'는 동일한 의견입니다.

고혈압 환자들이 코로나 감염과 관련해 사망률이 높게 보고되는 것도 사실이고, 해당 약제들이 문제로 거론된 ACE-2에 영향을 받는 것도 맞지만, 아직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명확한 임상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효과가 검증된 약물을 교체할 필요는 없다는게 대한고혈압학회의 분명한 입장입니다.

최근에 이러한 문제를 두고,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한 미국심장협회의 지침도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4월초 가이드라인 업데이트를 통해, ACE 억제제와 ARB 계열 약제의 처방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견지했습니다.

다만, 처방빈도가 높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s)'와 콧물, 코막힘, 비염, 감기 등의 증상에 다처방약제인 '비충혈제거제(Decongestants)'의 경우엔, 고혈압 환자에서 혈압조절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제한적인 처방과 함께 병용 사용을 피해야 한다는 입장을 추가로 내놨습니다.

-박 본부장: 네 그렇군요. 그런데 ACE-2와 연관된 약물로는 해당 고혈압약제 말고 하나가 더 있죠. 그런데, 문제는 해열진통제의 경우에는 코로나 의심증상이 있을 경우 처방을 자제해달라는 사뭇 다른 입장을 보였는데요, 이에 대해 학계 전문가들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인복 기자: 네, 맞습니다. 주요 학회들이 ACE 억제제와 ARB 계열 약제에 대해 내놓은 입장에는, 일단 대승적 차원에서 동의하는 분위기는 합니다만, 여전히 논란과 혼선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ACE-2를 둘러싼 약물의 기전을 놓고 고혈압약제와 해열진통제 사이에는 서로 다른 권고와 지침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두 약제들 모두 ACE-2와 연관돼 있지만 고혈압약제는 처방을 유지한 반면, 해열진통제는 처방 중지를 권고한 것이죠.

실제로 앞서 문제를 지적한 네이처지와 란셋에 실린 논문들 모두, 고혈압약과 이부프로펜 등 약제가 ACE-2를 증가시켜 코로나 감염 확산에 취약할 수 있다는 공통된 기전을 거론하기도 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최근 이부프로펜 성분이 코로나의 수용체인 ACE-2를 증가시킬 수 있다며 발열 등 코로나 의심증상이 있을 경우 이를 복용하지 말라고 당부했는데요, 코로나가 의심되는 상황에서 자가 격리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을 경우 이부프로펜을 먹지 말고 아세트아미노펜, 즉 타이레놀을 먹으라는 얘기였습니다.

ACE-2의 증가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고혈압약제는 득과 실을 고려해 처방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상대적으로 간접적 기전을 보여주는 이부프로펜 등은 일단 처방을 자제해달라는 상반된 해석을 내놓은 것이죠.

일단 이번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초유의 상황인 만큼, ACE-2와 관련한 임상적 근거가 확실하게 제시될때 까지는 전문가들 사이에도 의견이 분분하게 갈릴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분위기입니다.

-박 본부장: 네 잘알겠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시기, 고혈압약제 사용에 도움이 됐길 바라면서 메타포커스는 다음주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메디칼타임즈는 독자의 제보에 응답합니다.
  • 이 기사를 쓴

    원종혁 기자
  •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를 기반으로 다국적제약사와 학술 분야를 취재 보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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