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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의사 기준 바뀌고, 의대교육도 변화할 것"
[창간17주년 인터뷰]미래학자 정지훈 박사가 전망하는 포스트 코로나
기사입력 : 20.06.29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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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쏟아지는 정보 선별능력 중요...의협 향해선 원격의료 반대보다 끌고 나가야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코로나19 이후의 의료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장기화되는 신종 감염병 사태에 예측 불허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창간 17주년을 맞아 미래학자인 정지훈 박사를 만나 코로나19 시대, 의료계가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물었다. 그는 불투명하고 모호한 현 상황에서도 미래에 일선 의료기관들의 생존전략을 명쾌하게 제시했다.

정지훈 박사는 한양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 보건정책관리학 석사,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대학원 의공학 박사를 거쳐 현재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이자 '스타워즈에서 미래 사용자를 예측하라' '거의 모든 IT의 역사' '오프라인 비즈니스 혁명' '무엇이 세상을 바꿀 것인가' '내 아이가 만날 미래' 등 저서를 집필한 작가로 활동 중이다.

특히 그는 한국과 미국 등 해외를 오가며 국내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 회사들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으며 의료계에도 의료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미래학자. 그는 코로나19 이후의 의료를 어떻게 바라볼까.

정지훈 박사는 코로나19 이후 의료계 쟁점으로 급부상한 원격의료를 두고 편의성과 효용성이 높기 때문에 막기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가 한시적으로 원격의료를 경험한 환자들은 이미 과거 원격의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바뀐 상태라고 봤다. 의료계에서 무작정 반대한다면 자칫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질 수 있고, 그때는 더이상 정부와의 싸움이 아니라 국민 여론전에서 설득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한다고 했다.

코로나19가 불러온 변화의 바람은 의학 교육은 물론 좋은 의사의 기준도 바꿀 것이라고 전망했다. 암기만 잘하면 높은 점수를 받고 손재주가 좋으면 술기가 뛰어난 외과의사로 인정받았지만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암기보다는 쏟아지는 정보를 선별해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역량이 될 것이라고 봤다.

의학발전 속도에도 가속도가 붙어 의학연구 문화를 바꾸고 의학 교과서 내용도 빠르게 업데이트 될 수 있다고 했다. 인공지능을 통해 데이터 수집, 분석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보고서도 빨리 나올 수 있고 오류도 신속하게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의료기관 경영에 있어서도 생존전략을 제시했다. 상급종합병원은 계속해서 규모의 경제를 유지하는 반면 1차 의료기관은 주치의 개념을 적극 도입해야할 필요가 있으며 2차 의료기관은 1차와 3차사이의 다리역할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또 정부에 공공의료 역할에 대한 보상 혹은 지원을 적극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격의료에 대해 결사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대한의사협회를 두고는 반대만 해서는 얻을 수 있는 게 없으며 오히려 1차 의료기관이 주도해서 유리한 방향으로 제도를 구축하는 편이 이득이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정지훈 박사와의 일문일답이다.

■원격의료, 코로나19 이후에도 자리잡을 수 있을까

Q: 최근 코로나19 장기화로 정부가 한시적으로 원격의료를 허용했다. 이를 두고 의료계는 의사와 환자는 만나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A: 의료계 내부 특히 대한의사협회에서 반대가 거세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분명히 해둘 게 있는데 원격의료는 절대 대면진료를 대체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정부는 대면진료를 비대면으로 대체하겠다고 한 게 아니다. 그 누구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원격의료는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한다. 필요할 때 혹은 선택적으로 보완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도 아예 차단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보완재를 반대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

Q: 앞서 공개석상에서 원격의료를 위한 기술은 이미 갖춰진 상태라고 언급한 바 있는데 그렇다면 제도적으로도 갖춰져 있다고 보나.

A: 처음 팍스(PACS)가 도입됐을 때를 생각해보자. 의료계 내부에서 논란이 많았다. 하지만 어느새 없으면 안되는 장비가 됐다. 당시 진료후 판독료를 지급했듯이 원격의료를 도입한다면 그에 합당한 인센티브를 요구해야한다. 비대면 진료는 오진 등 의료사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합리적 판단이다. 오진에 대한 책임을 의료기관에만 지우는 것은 맞지 않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비대면 진료는 환자의 편의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환자도 공감하는 바일 것이다. 감염 차단을 위해 혹은 편의를 위해 비대면 진료를 선택한 만큼 그에 따른 오진 등 의료사고에 대한 책임도 나눠져야 한다고 본다. 정부가 이 부분을 제도화해준다면 의사들이 원격의료를 반대하는 명분도 사라질 수 있을 않을까 생각한다.

Q: 사실 제도 이외에도 원격의료는 개원의에게는 경영적 위협이 되는 요인이다.

A: 사실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동네의원 입장에서는 원격의료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측면이 많다. 2명의 개원의가 공동개원하는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A원장이 월,수,금요일 외래진료를 하는 동안 B원장은 원격의료를 할 수 있고, B원장이 화, 목요일 외래진료를 하는 동안 A원장은 원격의료를 통해 더 많은 환자를 진료할 수 있다. 활용방안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의료기관 시설에 드는 비용을 줄이면서 수입을 극대화할 수 있는 셈이다.

Q: 그런데 극히 일부에서 원격의료를 악용해 비도덕한 의료행위가 나타나는 것을 우려하는 것도 크다.

A: 그렇기 때문에 더욱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한다. 원격의료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차라리 정책 개발에 적극 참여해 부작용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편이 낫다고 본다.

Q: 듣다보니 코로나19가 뉴노멀로 자리잡을 것이라는데 확신에 차있는 것 같다. 의학계 전문가들도 예측이 어렵다고 하는데 어떻게 이렇게 확신하나.

A: 코로나19는 팬더믹 이후에도 지구를 돌면서 변이를 일으키며 계속 발병할 것이다. 또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신종 감염병은 창궐할 것이다. 모든 리스크 매니지먼트 즉, 위기관리를 할 때는 최악의 상황을 고려하고 준비해야한다. 땜질식으로 버티다보면 답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다시 말하지만 원격의료는 대세가 될 것이다. 그 경우 주치의제 흔히 말하는 인두제가 최적이 될 수 있다. 시대가 바뀌고 상황이 달라졌다. 변화의 시점, 의료계는 반대할 게 아니라 보건의료 예산을 1차 의료기관으로 넘어올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움직여야할 때다.

Q: 코로나19 이후 의료의 행태에도 변화가 있겠나.

A: 그렇다. 일단 급성기 질환은 감소할 것이다. 앞으로도 신종 감염병 질환은 계속해서 발병할 것이고 예방관리 프로토콜이 일상화 되면 급성질환은 감소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과거 진료행태만 고집해서는 의료기관 경영이 불리해질 수 있다. 지금은 행위별수가제를 선호하지만 어느 순간 의료기관에 불리한 제도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때가 올 것이다. 코로나19 팬더믹 상황을 생각해봐라. 환자가 급감한 상황에서 행위별수가제는 오히려 고통을 줄 뿐이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주치의제 혹은 인두제가 유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Q: 의사협회 행보에 관심이 많은지 몰랐다.

A: 솔직히 안타깝다. 원격진료를 허용해도 상급종합병원은 중증환자가 대부분으로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경증을 주로 진료하는 일차의료기관은 다르다. 1차와 3차간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 반대하기보다는 정부에 대안을 제시하고 제도를 1차 의료기관에 유리한 편으로 이끌어야 한다. 이제 원격의료는 정부와의 싸움이 아니다. 조만간 국민 여론과의 싸움이 될 것이다. 원격의료를 경험한 국민들은 이미 과거 부정적인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다. 국민에게 편리한 것을 의사들이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진다면 결코 유리할 수 없지 않겠나. 먼저 원격의료 전제조건을 경증, 재진환자를 대상으로 1차의료기관에 한해서만 실시할 수 있는 것으로 제안하는 등의 전략적 행보가 필요하다. 또 중요한 것은 앞서도 언급했지만 이는 환자의 편의를 위한 것인 만큼 오진에 대한 리스크로부터 의료진을 보호할 수 있는 일종의 보험(료)등을 요구해야한다. 이는 국민들도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코로나19 이후의 시대, 의학 교육·좋은 의사 기준도 변화 전망

Q: 화제를 바꿔보겠다. 의학에도 변화가 있겠나.

A: 그렇다. 지금까지는 영상의학 중심으로 발전했다면 앞으로는 데이터 기반 의료가 정착할 것이다. 무엇이 문제인지 찾아내고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시간이 단축될 것이다. 인공지능은 의학자체가 발전하는데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인간 의사가 할 수 없는 수준의 것을 해결할 것이다. 하지만 총체적으로 판단하는 의사결정은 인간 의사가 해야한다. 결국 인공지능은 또 하나의 장비가 될 것이다. 단순한 의료기기가 아닌, 시스템 전반에 적용하고 과학적으로 기반을 만들어 주는 등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의료장비말이다.

Q: 지금도 의학은 눈부신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지금보다 더 빨라지면 숨가쁠 것 같다.

A: 코로나19이후 보고서를 발표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오픈 사이언스라고 해서 단시간 내에 공동의 데이터를 모으고 연구보고서를 발표한다. 물론 오류가 있다. 그런데 오류도 신속하게 찾아내 수정한다. 의학연구 문화도 바뀔 수 있다. 효과가 없는 약도 더 빨리 찾아낼 것이고 신속하게 업데이트 못하면 뒤처질 것이다. 이는 의사 중 청진 못하는 의사는 없듯이 가장 기본이 될 것이다.

Q: 그렇다면 의과대학 교육에도 변화가 있겠다.

A: 물론이다. 의과대학에서도 데이터 교육이 중요해질 것이다. 직관적인 경험 의학 시대에서 데이터 기반 의학으로 넘어가는 시점이라고 본다. 현재 의과대학에서 익히는 것은 상당 부분 기술로 대체 가능해진다. 암기를 잘하고 손 재주가 좋은 것 보다는 프로그램을 잘 쓰고 AI를 잘 활용하는 즉, 기술 이해도가 높은 의사가 더 대우를 받을 수 있다.

Q: 좋은 의사의 정의가 바뀌겠다.

A: 앞으로는 수많은 정보 중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의사가 우수한 의사다. 또한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해질 것이다. 이 부분은 로봇이 해줄 수 없으니 말이다. 교감하고 사람을 잘 관찰해 정신과적인 측면까지 토털 매니지먼트를 해줘야하니까. 확실한 것은 암기만 잘하는 의사는 힘들어진다. 아마 의과대학 선발 기준도 바뀌어야 할 것이다.

■신종감염병 시대, 병원 경영 전략은?

Q: 병원 경영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보나.

A: 상급종합병원은 규모의 경제가 작동한다. 문제는 고정비용이 높기 때문에 환자가 감소했을 때 경영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점인데 중증질환자는 변동이 크지 않아서 유지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 다만 환자의 질병이 급성기에서 만성기로 넘어가면 1,2차 의료기관은 변화가 클 수 있다.

Q: 얘기인 즉, 규모를 갖춘 중소병원 경영이 어려워질 수 있어 보인다. 중소병원의 생존전략을 제시한다면.

A: 중소병원은 3차와 1차 의료기관을 연계하는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다. 암, 심장질환 등 중증환자는 3차 의료기관으로 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응급센터, 분만, 정신질환, 소아 응급 질환 등은 지역 내에서 역할을 할 수있고 해야하는 영역이다. 문제는 수익성인데 이는 정부에 적극 어필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본다. 지역거점병원 역할을 하면서 반쯤은 공공병원 역할을 하는 만큼 그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요구해야한다. 이것이 생존 전략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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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기사를 쓴

    이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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