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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명 운집한 전공의 파업 성공 자평…선배 의사들 '덕분에'
[메타포커스]진료 차질 속 수술 품앗이 해가며 전공의 빈자리 메워
기사입력 : 20.08.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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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수들까지 한 마음으로 수술 '어시'도 자처…"선배로서 미안하다"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 "후배 교수가 수술 어시(보조)를 서주기로 했다. 선배 의사로서 이것 밖에 해줄 것이 없어 미안하다."(A상급종합병원 교수)

"오늘은 경고차원이다. 정부가 입장은 바꾸지 않는다면 파업은 장기화될 것이다."(전공의)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맞서 젊은 의사들이 진료현장에서 철수하고 집단행동을 벌인 지난 7일. 각 수련병원은 긴급회의 등을 거쳐 지난 한 주 동안 마련한 대비책을 바탕으로 긴장감을 유지하며 진료를 정상적으로 진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턴과 전공의들의 부재로 인해 일부 병원은 수술을 연기하는가 하면 또 다른 병원은 교수끼리 서로 도와가며 예정돼 있던 수술을 정상적으로 소화하기도 했다.

여기에 젊은 의사들의 집단행동으로 가장 큰 우려가 됐던 응급실 등 필수의료 분야에서도 교수들과 펠로우 등 스텝들의 희생으로 하루를 버텨냈다.

다만, 일부 수련병원은 전공의들과 협의를 통해 응급실에 경우는 인력 편성을 유지, 운영하는 곳들도 상당수였다.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을 벌인 7일 오전 서울대병원 대한외래 모습이다. 일부 환자들에게서 처방을 둘러싸고 민원이 있었지만 젊은 의사들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으로 운영됐다.
메디칼타임즈는 지난 7일 1만명이 넘는 젊은 의사들의 '집단행동'으로 자리를 비운 서울과 지방 주요 수련병원 현장을 살펴봤다.

일부 입원‧수술 차질 속 교수들 '어시 품앗이'까지

기자가 찾은 서울 주요 대형 수련병원은 외래 진료 등을 정상적으로 진료하는 대신에 기존보다 입원 환자를 줄이는 방향을 택했다.

그래서인지 병원 외래에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환자들로 북적였다. 기자와 마주한 한 정형외과 외래 환자는 젊은 의사들의 파업 소식을 접해서 병원에 문의했더니 정상적으로 외래 진료는 한다고 해서 왔다고 전했다.

서울의 한 종합병원급 수련병원의 응급실 모습이다. 해당 병원에서는 응급실 진료 전공의들의 진료 철수만을 불허했다.
실제로 해당 병원은 지난 한 주 동안 교수들이 긴급 회의를 갖고 외래와 수술, 검사를 그대로 실시하기로 했다. 다만, 급하지 않은 환자의 경우 입원 진료는 지양하는 것을 원무과에 요청했다.

동시에 병동 당직은 일단 나이대가 젊은 전임의들부터 서기로 결정했다. 이 후 파업이 장기화된다면 젊은 교수들부터 고참 교수들 순으로 당직을 서기로 했다.

A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예약된 외래 진료와 내시경, 수술 등은 연기하지 않고 모두 진행하기로 했다"며 "전공의들이 파업을 펼치는 오늘 하루 정도 입원 환자 수만 조절해줄 것을 원무과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가장 중요한 것은 응급실인데 사고가 나지 않게 바짝 긴장하고 있으며 응급실과 중환자실은 코드블루팀이 항시 대기하면서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며 "응급실이 1번인 만큼 응급콜은 여차하면 다이렉트로 교수들이 받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내과와 외과 교수들은 응급실이나 병동에서 발생할 지 모를 응급상황에 24시간 동안 비상대기했다. 이들은 CPR 혹은 인튜베이션(Intubation, 기관삽관)을 하게 될 상황이 가장 두려웠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수도권 수련 병원 외과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교수들의 '수술 품앗이'가 나타났다. 전공의들이 비운 자리를 교수들이 서로 도와가며 24시간을 버텨낸 것이다.

B대학병원 외장관외과 교수는 "유방암 수술의 경우 선배 교수가 어시를 서주기로 했고 갑상선 수술은 시니어 교수가 하게 됐는데 후배인 부교수가 어시를 설 예정이다"며 "나머지 복강경 담낭 절제술을 할 때도 교수들 서로 스콥(scope)을 잡아주면서 수술 일정을 소화했다"고 전했다.

집회 참석 못한 전공의들, 병원 배려 속 자체 진행

일부 수련병원 전공의들은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진행하는 집회에 참석하지 못하자 병원의 배려 속에서 한 곳에 모여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저항했다.

해당 종합병원 대강당에 모인 전공의들은 생중계되는 여의도 집회 현장을 생중계로 지켜보며 정부의 정책과 문제점 등을 공유했다. 이들은 병원 안에 위치한 덕분에 휴가계를 내지 않았다고.

즉 복지부가 절반 가량의 전공의들이 휴가계를 내 집단행동에 참여했다고 밝혔지만 진료 현장에선 이보다 더 많은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에 임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진료에서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병원 내에 위치했기 때문에 엄연하게 수련시간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전협이 진행한 집회에 참석하지 못한 전공의들은 병원의 배려속에서 하루 동안 진료를 하지 않고 강당에 모여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공유했다.
다만, 해당 종합병원은 필수의료인 응급실의 경우 전공의들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해 집단행동 참여를 불허했다. 유일하게 이들만이 병원 내에서 진료 활동을 벌인 젊은 의사들인 셈이었다.

기자와 만난 한 해당 종합병원 내과 3년차 치프(chief) 전공의는 "서울대병원 인턴 필수과목 미이수 사태로 인해 인턴들이 휴가계를 낼 수 없는 상황이라 병원내 모든 전공의들이 행동을 같이 하기 위해 집회는 참석하지 않았다"며 "자체적으로 강당에 모여 저항하기로 결정한 뒤 병원 내 위치해 자체적으로 문제점을 공유하고 토론한 만큼 이는 수련과정 상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다음 주 의사협회 주도로 진행되는 집단 파업에는 기필코 참여할 것"이라며 "이미 병원과도 이야기를 마쳤다"고 강조했다.

함께 만난 인턴과 1~3년차 전공의들도 의사협회 파업 참여 의지를 보였다. 혹여 파업이 장기화된다고 하더라도 이들은 정부 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참여를 하겠다는 게획이다.

안과 3년차 전공의는 "개인적인 경험담을 예를 들면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진정 제대로 교육받은 실력 뛰어난 의사"라며 "만성질환은 지역에서 진료하고 중증은 대형병원에서 진료해야 하는 것은 누구나 알는데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지금 있는 인원에게 더 많은 투자를 우선 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와 만난 전공의들은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정책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장기간의 파업 추진에도 참여할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내과 1년차 전공의 역시 "현재 정부의 방침으론 소위 돌팔이 의사를 늘리겠다는 것"이라며 "정부는 의사를 증원해 기피과 인력을 늘리겠다는 의도인데 자본주의 국가에서 돈을 더 벌 수 있는 자리로 결국엔 다 이동하게 돼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함께 자리한 인턴도 "파업을 원치도 않지만 정부가 정책을 철회하지 않는 한 계속 참여할 생각"이라며 "정부는 기피과 인력의 처우 개선에 제대로 된 노력하지 않고 절차도 무시한 채 의대 증원을 내밀었다. 과정이 생략된 결과"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파업 장기화 걱정인 병원들 "정부 철회의지 없어 보여"

전공의들의 24시간 진료공백을 버텨낸 교수들은 파업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었다.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을 굽히지 않을 것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

수련병원장들과 교수들은 장기간 파업이 진행된더라도 정부가 과연 의료계의 요구를 받아줄 것인지에 대한 우려감이 크다고 전했다.
서울의 한 상급종합병원장은 "하루는 어떻게 버티겠는데 젊은 의사들의 파업이 추가로 이어질 경우 사정은 달라진다"며 "현재까지 드는 생각은 의사들이 집단 파업을 한다고 해서 정부가 정책을 철회할까 인데 국회 의석 180석을 차지한 여당이 밀어붙이는데 도대체 무얼 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마음 한 구석에는 의사들이 파업을 해봤자 하나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 같다는 걱정이 있다"며 "과연 무엇을 요구해야 하는 가"라고 걱정했다.

이 같은 우려는 원장뿐 아니라 교수진들도 마찬가지.

인턴, 전공의들 등 젊은 의사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당사자인터라 파업을 뒷받침하고 지지한다지만 과연 이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해결방안이 마땅히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다.

서울의 상급종합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일단 하루니까 커버가 가능했지만 견뎌내면서 이 사태가 길어질까 걱정이 됐다"며 "정부는 이미 전공의 주 80시간 정책이 시행되면서 PA 등 대체인력으로도 돌아 갈 수 있다는 것을 다 고려한 것인데 이러한 상황에서 언제까지 이 사태를 견뎌야 할지 우려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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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기사를 쓴

    문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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