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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프로포폴 실태파악만이 오남용 막을 수 있죠"
김병욱 소화기내시경학회 진정위원장
기사입력 : 21.07.26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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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1년간 의료용 마약류 최면진정제를 한번이라도 투여받은 환자는 전체 인구의 약 16%에 달한다. 건강검진 및 내시경 검사가 보편화되면서 진정제는 어쩌다 한번 투약하는 희귀한 약물이 아닌, 정기적인 투약이 불가피한 필수 약제의 지위까지 올라섰다.

진정제를 본래 목적이 아닌 용도로 남용, 불법 투약하는 사례가 늘면서 정부도 처방 및 투약 현황에 대해 현미경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프로포폴 위주의 과거 처방 패턴에 변화를 예고하는 대목.

소화기내시경학회는 내시경 검사 시 진정요법에 대한 국내 현황 조사를 통해 의료진의 처방 인식도 및 행태에 대해 먼저 자가 진단하겠다는 계획을 공표했다. 최면진정제와 가장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 전문학회가 나서, 현황을 파악하고 자발적인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것.

국내 현황 조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그 결과의 활용 방안은 어떻게 될까. 김병욱 소화기내시경학회 진정위원장(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달 회원을 대상으로 진정요법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다. 취지 및 내용은?

프로포폴 사용이 의료계 내의 특정 문제를 넘어 사회적인 이슈로 떠올랐다. 무분별한 사용, 처방, 투약이 프로포폴 자체에 대한 잘못된 관념과 인식을 만들고 있다는 판단이 든다. 프로포폴 자체는 좋은 약물인데, 자꾸 문제시 되고 오남용 소지가 있다는 의혹이 있어 임상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엄밀한 실태 파악이 필요했다. 이에 회원을 대상으로 설문을 기획해 진행했다.

주요 질문들은 현재 내시경 때 어떤 약제 사용하는지, 어떤 부작용을 경험했는지 여부다. 에토미데이트가 프로포폴의 대체 약물로 거론되고 있고 일부 연구는 포로포폴 대비 효과는 유사하면서 더 안전하다고 제시하지만 학회에선 근경련 등의 부작용을 이유로 진정내시경에서 사용치 않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해당 약물에 대한 사용 여부 및 덱스메데토미딘 사용 여부, 부작용 증증도 등을 물었다.

최근 정부에서 마약류 최면진정제 안전사용 도우미 서한을 발송하는 등 적정 사용을 유도하고 있다. 학회가 자체 설문 조사를 한 것도 정부에 의한 것보다 자발적으로 바꿀 부분은 바꾸자는 측면이 있다.

김병욱 소화기내시경학회 진정위원장
▲설문 결과는 언제 취합되나? 활용 방안은?

설문 취합은 14일에 끝났고 분석 작업이 남아있다. 총 420여명이 참여했고, 결과는 취합되는 대로 이달 중 발표할 계획이다. 나쁜 의도를 가지고 오남용을 하는 의사들이 물론 일부 있겠지만 다수는 잘 알지 못해서 오남용 의혹에 휩싸인다고 생각한다.

설문 결과를 근거로 진정위원회에서 내시경할 때 가장 적절한 진정약물 사용 방법 등 교육 자료로 활용하고자 한다. 진정제와 관련해 회원들이 무엇을 잘 모르고 있는지, 뭘 잘못 인식하고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설문은 그런 부분을 계도하기 위해 진행됐다.

▲학회 차원에서 제시하는 진정약물 사용 가이드라인은?

보통 주로 사용되는 약제는 흔히들 알고 있는 프로포폴을 비롯해 미다졸람과 기타 마약성 진통제가 있다. 미다졸람은 깨는 데 시간이 좀 걸리지만 병원급 규모에서는 회복실을 운영하기 때문에 굳이 미다졸람을 안 쓸 이유가 없다. 게다가 미다졸람은 이상반응에 대비한 길항제가 있어 긴급상황 발생시 조금 더 안전하다.

반면 프로포폴은 약제 투약을 멈추면 금방 깨어나고 일반적으로 개운하다는 느낌을 많이들 이야기 한다. 신속한 반응 측면에서는 좋은 약물이지만 길항제가 없다. 길항제가 없으면 최악의 경우 호흡 억제 및 심장이 멈췄을 때 손 쓰기 어려운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미다졸람 사용이 안전성 측면에서 보다 권고된다.

▲임상 현장에선 실제 가이드라인 대로 투약이 이뤄지지 않는다. 원인은?

마취 후 메스꺼움이나 두통 등의 불쾌한 감정이 없어서 환자들이 프로포폴을 먼저 요구하는 사례가 있을 수 있지만 다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이드라인-실제 처방의 괴리감의 주요 원인으로는 각 의료기관의 처한 현황이 다르다는 점이 있다.

충분한 공간 확보가 어려운 소규모 개원가는 마취 후 깨어날 때까지 회복을 돕는 회복실 운영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 미다졸람은 깨어나는데 2시간이 걸린다. 반면 프로포폴은 15~20분이면 충분하다. 개원가 입장에서 보면 선뜻 미다졸람을 투약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정부 조사에선 진정 목적으로 미다졸람이 프로포폴 대비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오남용 이슈로 프로포폴을 주로 쓰면 나쁜 의사라는 인식까지 퍼진 상황이다.

약제 사용에 있어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환자마다 개별적인 특성, 상태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약제가 달라진다. 게다가 이런 처방에는 의사들의 처방 선호도라는 부분이 작용할 수 있다. 프로포폴을 자주 쓴다고, 다른 약제 대비 처방 선호도가 높다고 나쁜 의사로 매도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다만 학회가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건 어쩔 수 없이 사용해야 하는 경우 교육을 통해 안전한 방법으로 쓰라는 것이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에서 진정 교육을 1년에 두 번 한다. 교육을 듣고 약제 사용 시 어떤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철저하게 인지하고 관련 장비도 구비해 놓은 상태에서 쓰라는 것이다.

실제 에토미데이트는 진정내시경 목적으로 허가된 약제가 아니다. 그런데 임상을 목적으로 IRB를 통과하면 사용할 수는 있다. 개원가는 IRB 자체가 없거나 정확한 사용 여부를 몰라 효과가 좋다는 이유에서 막 쓰는 경우가 있다. 설문 결과를 취합 및 공개해 잘못 사용하는 약제에 대해 경각심을 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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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기사를 쓴

    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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