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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의원 출입 막힌 의료기기업체들...코로나로 유통 수면위로
|감염 우려 확산에 출입 원천 차단…코로나 장기화 직격탄
기사입력 : 21.02.01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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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납 형태의 납품 형태가 근본 원인 "계산서도 못 끊는다"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코로나 감염 우려로 의료기관들이 출입문을 굳게 걸어 잠그면서 의료기기를 납품하는 기업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의료기기 유통 구조의 특성상 가납 형태로 납품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출입 자체가 막히자 골머리를 썩고 있는 것.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이러한 고질적 문제를 하루 빨리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다.

의료기관 출입 원천 차단…가납 형태 납품 구조 직격탄

29일 의료기기 산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대유행이 장기화되면서 각 기업들이 재고 파악과 매출 계산에 상당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국적 의료기기 기업인 A사 임원은 "코로나 대유행이 1년 넘게 지속되면서 타격이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다"며 "매출 문제도 그렇지만 의료기관 방문 자체가 차단되니 아예 매출 자체를 잡을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이는 비단 A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나마 대형 품목이 위주인 다국적 의료기기 기업들은 상황이 낫지만 의료기기 소모품을 납품하는 기업들은 방법이 없다며 한숨을 쉬고 있다.

국내 B의료기기 기업 임원은 "의료기관 내 창고와 수술방에 들어가야 재고를 파악하고 매출을 잡을 수 있는데 지금 몇 달째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며 "당장 계산서 자체를 끊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렇다면 이들 기업들은 왜 매출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문제는 의료기기 유통 구조의 특수성에 있다.

상당수 의료기기 기업들은 CT 등 대형 품목을 제외하고는 가납 형태로 물건을 공급하고 있다. 말 그대로 납품 즉시 매출이 일어나는 구조가 아니라 납품 후 사용량에 따라 대급을 지급하는 방식.

가령 일회용 주사기 1000개에 대해 납품 계약을 체결하면 먼저 1000개를 창고나 수술실에 미리 가져다 놓고 몇달 뒤 재고를 파악하며 사용량을 집계해 계산서를 끊는 방식이다. 재고가 400개가 남았다면 600개를 판매량으로 잡아 매출 계산을 하고 다시 부족분을 채우는 식이다.

문제는 많게는 한 달에 몇번씩 진행하던 재고 파악과 매출 계산이 코로나로 인해 완전히 막혀버렸다는 점에 있다. 의료기기사 직원들이 의료기관에 들어갈 수가 없으니 재고 파악도, 매출 계산도 완전히 멈춰버린 셈.

B의료기기 기업 임원은 "그나마 중소병원들은 재고가 떨어지는 타이밍에 들어갈 수라고 있는데 대학병원은 아예 접근 자체가 힘든 상황"이라며 "재고 파악이 안되니 매출 집계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귀띔했다.

가납 방식 문제점 수면 위로…대금 지연도 다반사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일각에서는 이번 기회에 가납 형태의 납품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그 어느 유통 분야에서도 이같은 형태의 계약이 없다는 것. 차라리 재고를 안아야 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물건이 들어갈때 대금 지급이 이뤄지는 구조로 바꿔가야 한다는 의견이다.

다국적 의료기기 기업 C사 임원은 "의료기기 업체 직원들의 수술방 출입 문제가 한동안 떠들썩 했는데 지금의 가납 형태의 납품 구조가 존재하는 한 이는 절대 바뀔 수 없는 구조"라며 "수술방에 들어가야 재고를 파악하고 계산서를 끊는데 들어가지 않고서는 방법이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그 어떤 산업 구조에서도 이러한 가납 형태의 납품 방식을 찾아보기 힘들다"며 "이번 기회에 이 문제를 수면 위로 올려 공론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에서는 이러한 관행들이 의료기관들의 우월적 지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만큼 이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료기관과 간납사 등의 횡포로 의료기기 기업들의 손실이 발생하고 이를 메우기 위해 단가 자체가 비싸지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B의료기기 기업 임원은 "최근 한 의료기관에서는 3년전에 가납 형태로 납품한 물건을 그대로 쌓아뒀다가 우리에게 돌려보낸 적이 있다"며 "이미 유통기한을 넘겨 사용할 수도 없는 물품"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결국 이러한 손해들을 기업이 다 부담해야 하니 다른 방법으로 이 손실분을 메우는 수 밖에 없다"며 "불투명한 유통 구조로 인해 계속해서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납의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말 그대로 물건을 먼저 받고 사용 후 계산을 하는 방식이다 보니 대금 결제를 지연하거나 사용한 물건값을 주지 않는 경우도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여러 기업들의 물건이 관리자 없이 쌓여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유실이 발생하고 이에 대한 결제와 책임을 놓고 또 다른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국내 의료기기 기업 D사 임원은 "말 그대로 물건부터 주는 시스템이고 의료기관이나 간납사에서는 아예 관리할 의지조차 없다 보니 수없이 많은 문제들이 발생한다"며 "사용량과 재고가 안맞는 경우는 거의 열에 아홉이라고 보면 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면 결국 누군가는 손해를 봐야 하는데 대부분 기업 책임으로 돌아온다"며 "이를 핑계로 1년 넘게 대금을 주지 않거나 다른 기업들의 농간으로 물건이 뭉터기로 없어지는 경우도 다반사이지만 이러한 말도 안되는 문제들이 수십년간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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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기사를 쓴

    이인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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