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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 국시 불발시 발생하는 네가지 극단적 상황
기사입력 : 20.11.02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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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인턴 공백 현실화 사실상 의료대란 ...의료진들 "답이 없다"
  • |여파는 1년 아닌 5년간 지속…'대란' 아닌 '의료붕괴' 전망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최근 올해 의사국시 재응시가 불투명해짐에 따라 내년도 인턴 채용에 빨간불이 켜진 일선 대학병원들은 애가 타기 시작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최근 각 진료과 과장 회의를 통해 2021년도 인턴 수급난에 대비한 전공의 수련 운영계획안 마련을 주문했다. 내년도 인턴 공백에 대한 대비를 시작한 셈이다.

하지만 2021년도부터 2025년도까지 전공의 1개년차 공백이 예상되는 상황. 향후 5년간의 전공의 수련 운영계획을 세운다는 것은 간단한 미션이 아니다. 실제로 해당 교수들은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답이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악의 상황(1)내·외과 3년제 전환

특히 의료현장에선 의사국시 불발로 내년도 인턴 수급에 차질이 생겨선 안되는 시점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늘 변화무쌍 하지만 2021년도부터 2025년까지는 인턴 수급 차질이 아니더라도 의료 인력이 부족할 수 밖에 없는 악재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내과와 외과의 3년제 전환이다. 3년제 도입 이후 3~4년차를 동시에 배출한 2020년, 올해부터 의료현장에선 내과 3개년차만 남았다. 기존에 4개년차에서 3개년차로 줄어들면서 1개년차 인력이 사라진 셈이다.

전공의 인력이 감소한 데 따른 파장은 이미 의료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지난 8~9월 의료계 총파업 당시에도 일선 교수들은 "그렇지 않아도 내과 전공의 인력이 줄어든 상황이라 더 힘든 상태"라고 토로한 바 있다.

수도권에 위치한 모 수련병원 내과 교수는 "과거에는 외과에만 전문간호사를 대거 투입했지만 올해부터는 전공의 수 감소로 내과에도 전문간호사를 늘었다"고 전했다. 결국 부족한 의사인력을 전문간호사로 채우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간호사로 채울 수 있는 업무 범위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전문간호사로 간신히 버티고 상황에서 추가적인 악재가 발생할 경우 의료현장은 마비될 것이라는 게 일선 교수들의 전망이다.

내과에 이어 3년제로 전환한 외과도 2022년 2월이면 전문의를 2배수로 배출, 현장에는 2개년차만 남는다. 여기에 1년차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 의료공백은 감당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높다.
여기에 아직 외과가 남았다. 지난 2019년 3년제를 도입한 외과는 2022년 2월, 기존의 4년차와 3년차를 동시에 전문의로 배출한다. 외과 또한 2개년차 전공의 인력이 빠져나가는 셈이다.

문제는 2021년도 인턴 수급 차질에 이어 2022년도는 1년차 전공의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는 시점과 맞물린다는 점이다.

2022년도 외과는 3, 4년차가 빠지고 난 자리에 1년차를 채용하면서 3개년차를 만들어야 하는데 의사국시 불발시, 1년차 수급이 사실상 전멸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기존 1, 2년차로 수년을 버텨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대한외과학회 이길련 수련이사는 "사실 2021년에는 간신히 버티겠지만 2022년은 말 그대로 '대란'이 올 수 있다"며 "지난 의료총파업에서 봤지만 결국 전공의 인력이 사라지면 그 업무가 교수에게도 전가되고 교수들은 자신들의 본업인 수술, 외래 등을 줄일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결국 부족한 인력은 전문의를 채용해서 채워야하는데 입원전담전문의 수급에도 난항을 겪고 있어 답답한 실정"이라며 "사실상 답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최악의 상황(2)입원전담전문의 본사업 불발 조짐

결국 의료현장에서 버틸 수 있는 것은 전공의 인력이 빠져나간 만큼 전문의 인력을 채용하는 것 뿐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녹록치 않는 상황이다.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입원환자 전담전문의 관리료 수가 신설'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앞서 건정심 소위원회에서 입원전담전문의 정규수가 신설 방안 설득에 실패하면서 좀 더 시간을 갖기로 했다.

복지부가 호언장담했던 입원전담전문의 본사업 전환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그렇지 않아도 저조한 채용이 더욱 어려워진 전망이다. 이에 따라 내년도 전문의 수급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의료현장에서는 '입원전담전문의'들의 존재는 필수불가결한 상황이지만 막상 수가를 책정하는데 동의를 얻지 못하면서 내년도 본사업 전환이 불투명해질 수 밖에 없다.

지금도 직업적 불안정성으로 지원자를 찾기 힘든 상황에서 복지부가 앞서 호언장담했던 본사업 전환이 불발될 경우 입원전담전문의 채용시장은 더욱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다.

대한내과학회 입원의학연구회 김준환 홍보위원장(서울아산병원 입원전담전문의)은 "만약 본사업 전환에 실패하면 지방의 대학병원은 간신히 유지하던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접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결과적으로 지방 대학병원은 인턴 수급이 전멸하는데 이어 입원전담전문의까지 지원이 끊겨 의료인력난 부족으로 의료대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남은 것은 정부가 늘 우려했던 '빅5'병원으로의 환자, 의료진 쏠림 현상의 가속화 뿐이다. 즉, 의료기관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으로 인한 의료격차는 더 벌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최악의 상황(3)전공의법, 주80시간 규정

교수들이 입을 모아 "답이 없다"고 말하는 배경에는 전공의법의 자리매김도 있다. 이미 수년 전, 전공의들의 권리는 법으로 정해지면서 주80시간 근무가 정착하고 있는 단계.

일부 수련병원은 여전히 전공의를 정해진 시간 이상 근무시키고 있지만 그래도 상당수 변화가 나타나면서 전공의들도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퇴근하도록 하고 있다.

내년 인턴 수급 차질이 생겼다고 법으로 정해진 전공의 수련시간 등의 근무규정을 바꿀 수는 없는 바. 향후 5년간 전공의 1개년차의 공백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기존 전공의 업무시간을 조정할 수 없는 의료환경은 이미 아니라는 얘기다.

■최악의 상황(4)필수진료과 기피·이탈 현상

지난 8~9월 의료총파업을 거치면서 내과, 외과, 산부인과, 응급의학과 등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필수진료과 기피현상은 극대화된 것도 앞으로의 악재 중 하나다.

2022년도 1년차 전공의 공백 사태에서 소위 내·외·산·소(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를 지원할 전공의가 전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덧붙여 기존에 해당 과 전공의마저도 이탈조짐이 보이면서 필수과목 자체가 붕괴될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 2022년도 전공의 지원자 자체가 급감하면서 인기과에 무혈입성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조차도 이미 내과, 외과 등 필수진료과 전공의들의 이탈이 현실화됨에 따라 2021년도 이어 2022년도 필수과 이탈 현상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서울대병원 김연수 병원장은 앞서 국정감사에서 "서울대병원조차도 내과, 외과, 소아청소년과 등 전공의들의 사직이 시작됐다"며 "의사국시 불발 조짐에 따른 의료대란은 이미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필수진료과 전공의들 사이에선 앞으로 5년간의 최악의 상황을 버텨야하고 전문의가 된 이후에도 의료사고에 따른 리스크가 지속되는 현실에서 벗어나겠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대한의학회 이우용 정책이사(삼성서울병원 외과)는 "빅5병원도 내과, 외과 등 필수진료과는 전멸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지방 대학병원은 인기과 이외 정원을 채우기 어려울 것"이라며 "심각한 의료대란이 예고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앞서 의료총파업에서의 전공의 공백은 1개월이었지만 1년 혹은 그이상 지속된다면 교수들도 버티기 힘들다"며 "결국 수술 건수를 줄이고 외래를 줄여나갈 수 밖에 없는데 그렇게 되면 또 다시 환자들의 피해로 돌아갈 수 밖에 없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다"고 거듭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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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기사를 쓴

    이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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