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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관리법 개정, 누구를 위한 '안심'일까
원종혁 의료경제팀 기자
기사입력 : 21.04.19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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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타임즈=원종혁 기자] 심한 정신행동학적 이상증세(BPSD)를 보이거나 망상이나, 폭력성을 보이는 '중증 치매 환자 관리' 계획을 놓고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치매안심병원에 필수인력으로 한의사를 포함시키는 정부의 '치매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화근인 것인데, 의료계 분란은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모양새다.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 관계 속 자칫, 의학과 한의학이라는 직역간 밥그릇 싸움 양상으로 비춰질 수도 있는 문제이나 쟁점은 다르다. 단순 외래 치매 환자들이 대상이 아닌, 장기 입원치료가 필수적인 중증 치매 환자 관리라는 점을 짚어야 하기 때문이다.

배경은 이렇다. 심각한 정신행동이상 증세를 보여 가정과 요양시설에서 돌볼 수 없는, 말그대로 중증 치매환자들의 단기 입원치료를 위해 만들어진 치매안심병원 규정.

해당 전문병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치매 국가책임제'를 공표하면서 공격적으로 추진한 정부 정책과제 중 하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치매안심병원 지정을 위한 필수인력 전문과에 '한방신경정신과'를 추가해 넣으면서 한방신경정신과 의사만 있어도 자동으로 안심병원 지정이 가능해진 셈이었다.

이렇듯 문제는, 중증 치매를 관리할 수 있는 의료진의 전문성과 인력난을 놓고 불거진다. 중증 치매의 경우 전체 전문과목 내에서도 오랜기간 진료경험을 가진 신경과나 신경외과, 정신건강의학과 등에 한정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의료계 내에서도 진료과 불문 의사 누구나 중증 치매 환자를 돌볼 수 없다는 얘기이기도 한 것이다. 실제 치매 전문병원 상황도 다르지 않다. 통상 신경과나 정신과 전문의들 조차도 망상이나 폭력성, 치료 순응도가 지극히 떨어지는 BPSD 증세가 심한 중증 치매 환자를 진료하는 것에는 상당한 부담감을 가진다는 얘기들이 심심찮게 나오기 때문이다.

더불어 24시간 병동 환자 관리에 유독 애를 먹는 중증 치매 분야의 경우엔, 전문 의료진을 구하거나 간호인력 수급 문제 등에도 고초를 겪으면서 치매안심병원 신청을 철회하거나 주저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속내를 들어보면 이렇다. 병원 운영비 지원 없이 치매전문병동 설치를 위한 기능보강사업 등 시설비에만 치중하다보니 막상 전문병동을 설치한다 해도 인력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는 기존보다 더 많은 재정을 투입해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반영한 듯, 정부 예상과 달리 치매안심병원 신청 상황도 저조하다. 2019년 처음으로 경북도립안동노인전문요양병원이 지정된 뒤, 같은 해 경북도립김천노인전문요양병원, 대전시립제1노인전문병원, 경북도립경산노인전문병원 등이 추가됐지만 여전히 4곳에 머물렀다.

이마저도 환자 밀집도가 높은 수도권 지역이 아닌, 모두가 지방 외곽으로 빠져있는 것. 결과적으로 중증 치매 관리에 핵심 인력이라고 볼 수 있는 전문 의료진의 수급에 어려움을 빚는 한 이유기도 했다.

이미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국내에서는, 2050년경이면 전체 노인 인구의 15% 수준이 치매 환자가 될 것이란 우울한 통계치들이 나오고 있다.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국내 대표적 퇴행성 질환으로 꼽히는 치매 관리에 환자와 가족들의 부담 경감은 더없이 중요한 문제다.

이번 치매관리법 개정에서 따져야 할 부분도, 이 지점이다. 단순히 의학과 한의학이라는 형평성 논리로 접근할 사안이 아닌, 환자 안전과 의료 서비스의 질이라고 하는 대전제를 주목해봐야 한다.

당장의 인력수급을 위해 '눈가리고 아웅' 식으로 필수 전문인력을 손 댈 것이 아니라, 중증 치매 환자들이 '안심'하고 진료받을 수 있는 전문병원 운영에 왜 그토록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는지 현장을 찾아봐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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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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