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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의사를 계속하는 원동력은 ‘사회치료’ 효과죠”
권용욱 심평원 진료심사평가위 평가위원
기사입력 : 21.05.03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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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사원 감사관으로 5년 근무…심평원 평가위원으로 새 출발
  • |노숙자 커피 한 잔에 "임상 아닌 정책 의사 길 걷겠다" 결심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 국립중앙의료원을 시작으로 질병관리청, 보건소를 거쳐 감사원까지 20년에 가까운 시간을 정부 기관에서만 몸을 담고 있는 '의사'가 있다. 권용욱 전 감사관(40, 전남의대)이 그 주인공.

그는 약 5년 동안 일했던 감사원을 나와 3일부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심사평가위원회에서 '평가위원'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전공의 수련, 질병관리청에서 공중보건의 근무 기간을 제외하면 심평원이 그의 세 번째 직장이 됐다.

권용욱 신임 평가위원은 5년간 일했던 감사원을 뒤로하고 심평원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수련을 받고 신경과 전문의 자격까지 땄지만 결국에는 임상이 아닌 공공기관 근무를 택한 권용욱 평가위원. 질병관리청에서 역학조사관으로 3년 동안 공중보건의 생활을 했다. 관악구 보건지소장으로 1년을 있다가 감사원 감사관으로 본격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공직 의사로서 이력을 쌓고 있는 그의 결심에는 국립중앙의료원에서의 경험이 한몫했다.

국립중앙의료원 특성상 민간 병원에서 잘 보려고 하지 않는 노숙자 환자가 많다. 겨울에는 동사한 노숙자, 여름에는 살아있는 몸에 구더기가 득실거리는 노숙자가 응급실로 실려왔다. 사회에서 소외된 계층의 적나라한 아픔을 목격하는 일은 그의 마음을 울렁이게 했다.

노숙자, 미혼모, 외국인 노동자 등 단순히 말로만 듣던 소외계층도 결국엔 나와 다르지 않는 이웃이라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 것.

"인턴 때 욕창이 심한 노숙자 환자에게 매일 소독을 한 적이 있다. 시간이 지난 후 그 환자를 서울역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나를 알아보고 잠시만 기다리라고 한 후 자판기로 뛰어가 커피 한 잔을 뽑아왔다. 자신을 치료해 준 의사라는 이유에서다. 누군가는 이들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 임상이 아닌 정책하는 의사, 사회를 치료하는 의사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감사원의 유일한 '의사' 감사관

임상보다 정책 분야로 나가기로 마음먹은 후 그가 처음으로 선택한 직장은 감사원. 국가공무원 5급 채용 전형 중 민간경력자 채용 전형으로 합격해 감사원에서 유일한 '의사' 감사관으로 활동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질병관리청 등 공공조직 근무 경험에다 대학원에서 행정학을 공부한 탓에 공무원 조직에 대한 어려움은 없었다.

의사 출신이라는 특성을 살려 보건의료전문감사관으로 근무한 권 위원은 가장 기억에 남는 감사로 2017년 '응급의료관리실태 감사'를 꼽았다.

감사원은 2016년 2세 소아환자 교통사고 사망사건 이후 '응급의료센터 구축 및 운영 실태' 감사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해당 감사를 직접 하고 보고서까지 작성한 장본인이 권용욱 평가위원인 것.

"당시 보건복지부는 전원이 쉽지 않은 응급의료시스템의 문제로 결론을 냈다. 하지만 감사를 하면서 응급실 콜을 받고도 담당 의사가 응급실로 달려와 환자를 치료하지 않은 사실을 밝혀냈다. 전원도 전원이지만 병원 의료진이 환자 치료를 제때 하지 않아 골든타임을 놓친 것이다.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아이를 떠나보내야 했던 부모님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됐으면 한다."

이 밖에도 권 평가위원은 건강보험공단의 본인부담금 상한액 환급 업무와 희귀난치성 질환자 장기요양 보험료 경감 업무에 대한 감사를 했다. 서울대병원 MRI, CT 등 영상검사 급여 청구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시험 부작용 보고 체계 관리 등 권 위원이 5년 동안 실시한 감사는 총 30건이다.

권용욱 평가위원은 임상이 아닌 사회를 치료하는 의사가 돼야겠다고 생각하고 묵묵히 이에 대한 경력을 쌓고 있다.
감사원에서 심평원으로 "합리적이고 전문적 조직"

권용욱 평가위원은 감사관의 눈으로 다양한 보건의료 관련 정부 기관을 간접 경험했다. 그가 본 심평원은 합리적이고 전문적인 조직이었고 이런 조직에서 '정책하는 의사'의 꿈을 실현해보자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심평원에는 보건의료 관련 전문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 감사원 감사 업무를 위해 일부 직원을 차출할 정도다. 심평원에 대한 감사는 왜 관련 규정을 지치지 않았나 하는 1차원적 감사가 아니다. 정책 중 합리적이지 않은 정책을 찾아내 제도를 바꾸는 방향의 지적을 해야 할 정도로 감사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기관에서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고, 심평원이 본연의 기능을 잘 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권용욱 평가위원은 감사원에서 일하며 얻은 교훈을 진료심사평가위에서도 그대로 반영할 예정이다.

"감사관은 감사로 발생한 정책 변화 후 결과에 대해서도 깊게 고민해야 한다. 이는 정책을 설정하고 집행하는 정책 결정자에게도 해당한다. 심평원에서 일하면서 정책 수정을 건의하게 될 경우 최종 정책 수혜자에 대한 입장에서 실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결과를 고려하려고 한다. 내부적으로 불편한 상황일 발생할 수 있더라도 정확하게 예상되는 문제점에 대한 의견을 전달할 것이다. 이는 사회에서 관심을 갖지 않는 소외계층을 위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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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기사를 쓴

    박양명 기자
  • 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한전공의협의회 등 젊은의사를 중점적으로 취재 보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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