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헤드라인
섹션뉴스
오피니언
학회들 유튜브 운영 실태...기회인가 따라하기인가
|각종 의학회 채널 개설 봇물…질환인식 제고용 제작 이어져
기사입력 : 21.05.03 05:45
1
플친추가
  • |1만 구독자로 성장한 곳은 일부 대부분 조회수 미미 '양극화'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대학병원부터 의사회, 의료자원봉사단체 및 개인 유튜버까지. 미디어의 무게추가 공중파에서 동영상 플랫폼으로 기울면서 앞다퉈 '채널'이 열리고 있다.

각종 의료단체, 의료진 개인에 이어 이젠 채널 개설의 주인공에 학술단체도 이름을 올리는 모습.

주요 학회들이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최신 학술 정보 전달 및 국민을 대상으로 한 올바른 정보 전달이라는 목표를 설정한 까닭에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냐는데도 관심이 쏠린다.

무엇보다 구색 맞추기 용도로 전락해 수 년간 수 백명 대 시청 기록에 그치거나, 의욕적인 시작과 달리 신규 컨텐츠 업로드 없이 방치된 '죽은 채널' 사례도 일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 시대, 채널을 유지하기 위한 학회의 지속 가능한 전략은 무엇일까. 동영상 플랫폼이 가진 특징을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을까. 이미 채널을 운영 중이거나 운영을 기획 중인 학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채널 개설 성적표는? 1년마다 두 배씩 성장

1주 전 대한종양내과학회는 구독자 1만명 감사 이벤트를 공지했다. 채널을 개설한 지 2년만이다.

종양내과학회뿐만이 아니다. 작년 9월 채널을 개설한 당뇨병학회(당뇨병의 정석)은 불과 7개월 만에 8680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채널 개설 1년만에 1만명 대 구독자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개인 의사 및 병의원급 홍보 채널을 제외하고 순수 학회 단위로 채널을 운영 중인 곳은 10여 곳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구독자 수의 증가 추이 및 학회의 관심을 반영하면 채널 수는 계속 증가 추세를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대부분의 학회들이 1년만에 구독자 수 부분에서 적게는 두 배에서 많게는 세 배까지 몸집을 불렸다.

작년 4월 기준 대한종양내과학회는 6210명 구독자에서 1년만에 1만명으로, 같은 기간 대한장연구학회는 772명에서 1520명,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는 456명에서 1130명으로 늘었다.

또한 대한통증학회도 351명에서 737명, 대한배뇨장애뇨실금학회는 325명에서 553명, 대한비만학회는 329명에서 1100명, 대한비뇨기종양학회는 300명에서 612명으로 늘었다.

100만명 구독자를 거느린 대형 유튜버들이 나타나는 마당에 수 천명 단위의 구독자 수가 빈약해 보이는 것이 사실.

하지만 수 백명 대의 학회 회원 규모를 고려하면 현 수준만으로도 나름 성공적이라는 게 학회들의 평이다. 무엇보다 동영상마다 수 만명의 조회 기록이 나타나는 건 일반 시청자들의 관심을 증명한다.

채널의 주요 컨텐츠는 ▲특정 주제에 대한 대담 및 토론 ▲학회 유관 질환에 대한 건강 정보 전달 ▲최신 학술정보 제공 ▲학회 심포지엄 및 술기 녹화 영상 등이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건강 정보 전달은 대담 형태부터 애니메이션 슬라이드까지 형식의 구애는 없는 편이다.

윤건호 당뇨병학회 이사장은 "임기 내 유튜브 채널 개설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작년 9월 이를 이행했다"며 "업로드한 동영상마다 적게는 5천명에서 많게는 8만명의 시청 기록이 나오는 등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당뇨병학회는 CG와 환자 친화적 소재로 재미 요소를 살렸다.
대사증후군 경향을 다룬 팩트시트 및 환자들도 볼 수 있는 대사증후군 진료지침을 발간한 심장대사증후군학회도 대국민 홍보와 인식 개선을 위한 채널 개설에 우호적이다.

김상현 심장대사증후군학회 기획이사는 "정제되지 않은 정보들이 온라인에서 너무 범람하고 있다"며 "신생 학회로서 지금은 힘들지만 자리가 잡혀가면 온라인 채널을 개설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눈높이 낮춘 학회, 채널 개설 이유는?

학회 채널은 영리 목적은 아니다. 들이는 품에 비해 소위 돈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운영하는 이유는 뭘까.

이비인후과학회는 3개월 전 공식 채널 '귀코목 TV'를 개설했다. 이와 관련 이종대 이비인후과학회 사회공헌이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사회공헌활동 매우 위축돼 있다"며 "하지만 학회의 사회적 역할은 매우 중요하고 이를 이어나갈 수 있는 방안의 일환으로 채널을 열었다"고 말했다.

그는 "비대면시대 의료 정보의 홍수 시대가 열렸다고 해도 무방한데 문제는 이런 정보들이 올바르지 않거나 비과학적인 게 너무 많다는 것"이라며 "이비인후과질환의 올바른 지식 전달 창구를 만들기 위해 유튜브 공식 창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비인후과학회가 제작한 컨텐츠는 환자 교육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전국 이비인후과 의원과 병원에서 해당 컨텐츠를 방영한다. 현재는 시즌1까지 마친 상태. 9개 질환 관련 컨텐츠 촬영을 끝냈고 이후 난청, 이명, 어지럼증 등을 시즌2, 시즌3에서 다룰 예정이다.

당뇨병학회도 근거없는 의학 정보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으로 채널을 개설했다.

윤건호 당뇨병학회 이사장은 "잘못된 의료 정보가 온라인 상에 너무 범람하면서 환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상황이었다"며 "민간요법에서나 볼 법한 '~에 좋은 약·음식' 이야기가 진실인 것 마냥 통용되기도 한다"고 공식 채널 개설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특히 전문가를 자처하는 개인 의사 유튜버들이 늘어나면서 조회수 장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자극적으로 방송하거나 개인 의견을 마치 공인된 의견인냥 제시하는 사례를 많이 봤다"며 "이를 바로 잡고자 아예 채널명까지 '당뇨병의 정석'으로 지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리적인 목적으로 채널을 개설하지 않았다"며 "이는 공익적인 목적을 가지고 제작하는 만큼 환자뿐 아니라 의사들도 컨텐츠에 접근하고 활용했으면 한다"며 "특히 전문 영양사를 고용하기 어려운 개원의들이 이런 컨텐츠를 환자 교육에 활용해 줬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말했다.

▲몸집 키운 채널-방치된 채널, 차이 만든 요인은?

잘 나가는 학회는 이를 뒷받침하는 컨텐츠가 있다. 대한종양내과학회의 경우 4명의 연자가 주제에 대해 대담∙토론하는 컨텐츠부터 학회 유관 질환에 대한 건강 정보 제공, 질병 외 임상시험에 대한 주제, 구독자·환자의 질문에 응답하는 컨텐츠까지 폭을 넓혀 '모범 사례'로 꼽힌다.

특히 췌장암의 날, 항암치료의 날과 같은 이벤트를 활용해 특집 컨텐츠를 마련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당뇨병학회도 마찬가지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정보 전달의 경우 퀴즈부터 애니메이션, 삽화 및 연애 프로그램과 같은 자막을 삽입해 눈높이를 대폭 낮췄다.

건강 정보 전달이 자칫 무거워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임원들이 어벤져스 CG로 분장을 하거나, OX퀴즈를 풀고 연애 프로그램에 나올법한 각종 애드립까지 섞어 재미 요소를 살렸다.

그간 학회 차원에서 환자들이 질병 치료, 관리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음에도 이렇다할 성적을 거두진 못했지만 동영상 플랫폼에선 가능성을 봤다. 무엇보다 길이, 형식에 구애없이 컨텐츠 제작, 유통, 배포가 가능한 점이 장점이다.

화려해 보이는 이면에는 죽은 채널도 존재한다. 의욕이 앞섰던 초기와 달리 기획력과 정보 구성, 이를 동영상 미디어로 편집하는 인원도 갖춰지지 않아 말 그대로 방치된 채널도 다수 존재하는 것. 실제 학회 규모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에선 군소 채널에 머무르는 기현상도 나오고 있다.

약 1년 전 채널을 개설한 예방의학회의 구독자는 95명이 전부다. 컨텐츠는 무려 56개를 업로드 했다. 매주 1편의 컨텐츠를 올린 셈이지만 아직 흥행 성적은 저조한 편. 유튜브 공간 활용을 위해 별도 제작한 컨텐츠 대신 학술대회 발표 자료를 재가공해서 올리는 정도에서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5개월 전 올린 자료 다수는 조회수가 최저 1회, 평균 10여회에 그치고 있다.

대한종양내과학회이 개설한 채널은 2년만에 1만 구독자 채널로 성장했다. 총 199개 컨텐츠를 업로드해 운영 모범 사례로 꼽힌다.
220명 구독자를 보유한 진단검사의학회는 4년 전 첫 시작을 했지만 5개 컨텐츠 업로드에 그쳤다. 4년전 올린 홍보 동영상은 6700회의 조회수를 기록했지만 1년 전 올린 영문 코로나19 검사 방법 동영상은 832회에 그쳤다.

388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영상의학회는 6개월간 6개의 컨텐츠를 업로드했다. 조회수는 172회, 336회, 389회, 856회, 874회, 2900회 정도로 저조하다.

유튜브용 컨텐츠를 별도 제작하지 않고 이미 발표된 학회 강연 자료를 재가공해 올리는 경우 전문가 및 국민 모두 외면한 것으로 풀이된다. 굳이 "유튜브에서 이런 영상을 봐야 하나"는 질문 앞에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차이를 만든 건 지속적인 투자 및 노력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종양내과학회는 2년간 암 환자의 통증 관리부터 치료제 부작용, 연명치료의 의미, 임상시험 제안, 암 의심 증상까지 총 199편의 동영상을 제작, 업로드했다. 일주일 평균 2편의 컨텐츠를 기획해 제작, 업로드했다는 뜻. 특히 이미 나온 자료를 재가공하지 않고 유튜브용으로 새로 기획한 포맷이 대다수다.

반면 비슷한 시기 채널을 개설한 A학회는 사실상 방치된 상태다. 대담 형태로 건강 정보를 제공하는 컨텐츠 20여편을 끝으로 수 개월 째 새로운 컨텐츠가 없다. B학회 역시 10여편의 건강 강좌 제공을 끝으로 수 개월 전부터 신규 업로드가 끊겼다.

C학회 관계자는 "만들고 싶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이를 동영상으로 구현하기까지는 다양한 단계가 필요하고 또 이를 구현해줄 편집자가 필요하다"며 "짧은 5분 분량의 동영상을 만드는 데 대본부터 카메라 세팅, 출연자 섭외 및 사전 미팅 일정 조율, 편집까지 신경 써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편집자를 별도로 고용할 여력은 안 돼 사무국을 통해 홍보 대행사나 외부 편집 인력의 도움을 받는다"며 "처음엔 의욕적으로 시작했을지 몰라도 이를 유지하고, 지속하는 건 보통의 노력으로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엇보다 환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려면 재미 요소를 묵과할 수 없는데 CG나 자막 작업을 하는데 시간, 인력이 많이 든다는 애로사항이 있다"며 "텍스트 위주의 공부만 하던 의료진들에게 동영상 플랫폼으로 재미있는 컨텐츠를 만들고, 주기적으로 리뉴얼하라는 주문은 어려운 숙제임에 틀림없다"고 덧붙였다.

일부 학회들은 당번제 형태로 담당자를 선정해 채널 관리를 맡기고 있다. 개인별로 IT의 이해도가 다르고 플랫폼에 대한 중요도 인식도 달라 일부 임원들의 경우 학회 강의 자료를 재가공해 업로드하는 정도에서 그치는 곳도 있다.

▲공익 기능 작동할까? "알고리즘과의 싸움"

당초 의도와는 달리 채널이 공회전하는 이유로 알고리즘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튜브의 노출 알고리즘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유튜브의 노출 알고리즘을 타고 무려 4년 전 나온 모 아이돌의 노래가 음원 차트를 휩쓴 것처럼 '추천 영상' 알고리즘은 신의 간택이라는 소리까지 나온다.

학회가 아무리 정성을 들인 공익 목적의 컨텐츠를 제작한다고 해도 노출되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다는 것.

내분비학회도 유튜브 공식 채널을 준비중이다. 유순집 내분비학회 이사장은 "기존에 운영하던 채널을 확대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며 "학회가 당면한 문제는 유튜브의 알고리즘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그는 "환자들이 직접 찾아보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무엇보다 공익적인 목적의 컨텐츠가 추천 영상에 자주 노출됐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며 "현재는 정적인 것보다는 말초적이거나 자극적인 소재, 구성이 있어야 보다 관심을 받는 시스템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재미 요소와 정보 전달의 밸런스 유지가 학회들의 숙제로 남았다. 가벼운 소재에 조회수가 집중되는 반면 교육에 치중할 경우 상대적으로 저조한 조회수를 기록하기 때문이다.
그는 "의대 교과 과정을 거친 적도 없는 무자격자들이 잘못된 지식을 전달하고 있는데 이들 채널이 우선 순위로 노출된다는 데 문제 의식을 느낀다"며 "당뇨, 고혈압과 같은 키워드로 검색해도 의사보다 한의사가 노출 상단에 위치한다"고 꼬집었다.

그간 내분비학회는 국민의 과도한 음식 섭취 및 비만을 유도하는 '먹방'(먹는 방송) 및 그릇된 건강 정보 제공 채널을 제재하려고 시도했지만 포기했다.

법적 근거가 없을 뿐더러 이런 시도가 노이즈 효과로 조회수를 더 높여주는 악영향을 일으킨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윤건호 당뇨병학회 이사장은 "자극적으로 컨텐츠를 만들어야 노출이 된다는 데 동의할 수 없다"며 "하지만 확실히 조회수가 많이 나오는 패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당뇨병 환자 특성 상 혈당 안 올리고 과일 먹는 꿀팁이나 당뇨인의 운동시간은 식전이 좋은지, 식후가 좋은지 하는 주제로 만들면 조회수가 급증하는 반면 교육적인 내용은 저조한 편"이라며 "과일에 대한 컨텐츠만 해도 이주일만에 조회수가 8만명을 훌쩍 넘겨버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회수를 목적으로 하면 자극적인 소재가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무엇보다 환자 입장에서 그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컨텐츠를 제작해야 한다"며 "앞선 사례들처럼 환자들이 관심 가질만한 주제 및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제작하면 학회들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정보 자정 작용이 이뤄지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메디칼타임즈는 독자의 제보에 응답합니다.
  • 이 기사를 쓴

    최선 기자
  •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중심으로 의학회 및 의학·학술 분야를 취재 보도하고 있습니다.
  • 기사 관련 궁금증이나 제보할 내용이 있으면
    지금 최선 기자에게 연락주세요.
    메디칼타임즈는 여러분의 제보에 응답합니다.
  • 사실관계 확인 후 기사화된 제보에 대해서는
    소정의 원고료(건당 5만원)을 지급해드립니다.
    ※프로필을 클릭하면 기사 제보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글자크기 설정
가나다라마바사
가나다라마바사
가나다라마바사
0/300
1
댓글쓰기
메일보내기
기사제목 : 학회들 유튜브 운영 실태...기회인가 따라하기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