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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에 ‘합의금 사냥꾼’ 등장...성형외과의사회 피해 수집중
|부작용 경험 환자들에게 자문으로 시작...소송 전략 알려줘
기사입력 : 21.05.03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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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민원 넣기부터 악성 비방글까지, 수임 피해자도 속앓이
[메디칼타임즈=원종혁 기자] #. 유튜브에서 성형 부작용 채널을 구독하던 환자 A씨는 고심끝에 영상을 통해 신뢰를 가진 한 변호사에 수임을 맡긴다. 어렵지 않은, '그'의 친절한 상담에 믿음이 컸다. 강조한 것은 두 가지.

의무기록지 발급 과정에서, 경찰에 민원을 넣어 출동이력을 꼭 남겨야 손해배상시 유리하다고 했다. 또 해당 의료기관 비방글을 인터넷 사이트에 지속적으로 올리는 일도 중요했다. 당시 주요 포탈에 올리는 여러 비방글들이, 상대에 '악의적' 목적을 가졌는지 생각할 겨를 조차 없었다.

이후, 상황은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기댈 곳은 수임 변호사 뿐. 친절했던 그는 처음과 달랐다. 통화시 말이 통하지 않자 고성을 지르거나 겁박하기도 했다. 소송이 진행된 수개월 끝에 남겨진, 정신적‧신체적 피해는 어찌해야할지 막막했다.


최근 성형외과 개원가에는 부작용을 경험한 환자를 이용해 악의적 소송을 거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현장 사정을 들어보면, 이른바 개원가 '합의금 사냥꾼'으로 통하는 변호사 A씨의 환자 수임 행위가 커다란 논란을 만들며 화근으로 떠오른 것이다. 단순히, 허술하게 작성된 진료기록부로 인한 법적 분쟁 문제가 아니었다.

메디칼타임즈가 피해자들이 주고받은 메시지를 확인한 결과, 변호사 A씨는 수임받은 피해 환자들을 대상으로 형사소송에 중요한 의무기록지 발급 과정부터 인터넷 사이트에 비방글을 올리는 법, 경찰에 민원을 넣어 출동이력을 남기는 방식까지 세세히 관여했다.

결국 문제는, 이러한 과정 끝에 발생하는 정신적‧경제적 고통이 수임을 진행한 환자나 소송에 휘말린 의료진 모두에게 또 다른 2차 피해를 남긴다는 것이었다.

'의무기록지 안줄 것 같다?' 경찰 민원‧악성 비방글 작성까지…"2차피해 상당해"

현재 유튜브에는 법률전문가들의 소송 상담 컨텐츠들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여러 소송건과 마찬가지로, 성형 부작용 및 손해배상과 관련한 영상 컨텐츠도 빼놓을 수 없는 인기 카테고리였다. 손해배상 사례나 무료 소송 상담, 수임 등이 그 것. 병원 법무팀 경력을 가진 변호사 A씨도 그 곳에 있었다. 그의 채널에 올라온 영상 컨텐츠 다수는, 수천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눈여겨 볼 부분은, 병원을 고소해 의사가 재판을 받는 실제 사례를 공유하면서도 의무기록지 발급 과정의 중요성을 거듭 언급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수임 피해를 입은 한 제보자에 따르면, "업무상 과실치사로 직접 형사고소를 제안하는데, 의무기록지를 발급받는 과정을 소상히 설명해준다. 또 그 과정에서 본인의 조언을 통해 경찰에 반드시 민원을 넣고 대동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전했다.

이어 "경찰 출동내역을 남겨놓는 것이 핵심인데, 경찰관에게 신고를 하면 꼭 출동기록을 남겨 달라고 요청하라고 시켰다"고 했다.

실제 제보자를 통해 확인한 '경찰112 종합상황실'에 기재된 일부 민원사례에도 내용은 다르지 않았다. 얘기인 즉슨 '의무기록지를 발급해줄 것 같지 않아, 경찰을 통해 의무기록지를 받기 위해 대동을 부탁했다'는 내용.

다시말해, 해당 병의원측이 의무기록지를 발급해주지 않자 경찰 민원을 접수한 것이 아니라, '발급해줄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미리 경찰 출동 민원을 넣었다는 얘기다.

여기서도 쟁점은 나온다. 환자가 의무기록지를 요청했을 때, 즉시 발급이 원칙이지만 사정에 따라 조건은 달릴 수 있다는 것.

보건복지부는 진료기록부 열람 및 사본 발급 업무 지침을 통해 "평일 정규시간 내에 의료기관을 방문해 신청한 경우 즉시 발급이 원칙이며, 발급 준비에 수 시간이 소요되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그 사정을 신청자에 설명하고 가능한 당일 발급을 요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아울러 단순히 민사사건이 아닌 형사문제인 만큼, 의무기록지를 발급해줄 것 같지 않다는 민원만으로 출동한 경찰관이 병원을 압박하는 것은 직권남용인 동시에, 민원을 넣도록 지시한 것에도 법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피해를 직접 당하거나, 이 같은 문제를 호소하는 성형외과 개원의들도 적지 않았다.

소송 피해를 당한 강남의 P성형외과의원은 "수임 피해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법전문가라는 지위를 이용해 환자들에 심리적 그루밍(Grooming)을 가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단순한 소송 문제가 아니"라면서 "그저 관망하거나 하소연으로 끝낼 문제도 아니다. 악질적인 의도를 가지고 환자와 경찰이라는 공권력, 의료진 모두에 피해를 입히는 것은 심각한 문제 아니겠나"고 우려했다.

이 밖에도, 문제가 된 의료기관과 부작용 사례에 대한 비방 목적의 게시글을 인터넷 포탈 사이트에 수차례 작성토록 유도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공익적' 목적의 피해사례가 아닌, 일부 악성 비방글도 포함된다는 점에서 추후 환자‧병의원간 법적분쟁의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방글 가운데 일부는 네이트판에 30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정상적 진료를 보던 병의원을 폐업 상황에까지 이르게 만들었다. 이후, 해당 악성 비방글을 올린 환자에겐 명예훼손이나 업무방해와 같은 피해가 돌아갈수 있다는 것.

익명을 요청한 한 피해자는 "상담을 통해 지시에 따른 비방글을 인터넷 포탈 사이트 등에 수차례 올렸다. 이후 피해를 입은 병원은 업무방해와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걸어왔다"며 "어떠한 문제도 없다던 얘기와 달리 본인이 피해를 입고 변호를 부탁했지만 이후 고성과 겁박을 주면서 연락을 피하기 시작했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이러한 상황을 접수한 대한성형외과의사회는, 대한변호사협회에 진정서를 전달한 상태다.

이에 따르면, 직접 피해를 입은 의원의 진정서를 접수한 서울지방변호사협회에선 주임조사위원을 통해 사건의 전후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성형외과의사회 관계자는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개원가들의 증거 사례들을 계속해서 모으고 있다. 환자나 의사 회원들의 피해가 커 고심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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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기사를 쓴

    원종혁 기자
  • 대한의사협회를 출입하면서 개원가를 중점적으로 취재 보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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