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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률 함정에 빠진 코로나 백신 정책
의약학술팀 이인복 기자
기사입력 : 21.06.07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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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일부 백신에 대한 부작용 논란을 비롯해 수급 문제 등으로 많은 우려를 낳았던 코로나 백신 접종에 탄력이 붙고 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된 후 수개월째 한자리에 머물렀던 접종률은 어느덧 12%를 넘어섰고 연내 집단 면역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정부의 발표도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얀센 백신을 비롯해 지속적으로 백신 공급이 이뤄지면서 수급난도 일정 부분 해갈이 되는 분위기다. 불신과 비판이 지배적이던 분위기도 일정 부분 해소되고 있다.

하지만 감염학자들은 물론 임상 의사들의 표정은 그리 밝아보이지 않는다. 백신 수급도 풀려가고 있고 접종률도 올라가고 있는 상황에 그들의 표정에 근심이 가득한 이유는 뭘까.

오랜 기간 감염관리 분야에 매진한 한 학자는 지금의 상황을 '접종률의 함정'이라고 요약했다. 접종률이 올라가면서 마치 상황이 반전되고 있는 듯 하지만 그 수치가 가지는 허점을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처럼 접종률이 크게 오르는데는 이른바 노쇼 접종이 큰 영향을 미쳤다. 우선 순위에서 크게 밀려있던 20대~40대 성인들이 백신을 찾아 전국을 누볐고 이는 접종률을 크게 끌어 올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물론 접종률 상승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지금의 접종률 상승을 과연 호재로 봐야하는지는 의문점이 남는다.

20~40대 성인들이 맞은 그 백신은 말 그대로 '노쇼' 백신이다. 바로 60세 이상 고위험군이 맞아야 하는 백신을 20~40대가 맞고 있다는 의미다. 백신이 필수적인 고위험군은 되려 접종을 피하고 그 백신을 저위험군인 젊은 성인들이 맞고 있는 셈이다.

앞서 정부는 전문가들과의 논의를 토대로 고위험군 우선 접종이라는 대원칙을 세운 바 있다. 이에 따라 요양병원 종사자들과 코로나 병동 의료진 등이 최우선 순위로 접종을 받았고 의료인과 60세 이상 고위험군으로 순차 접종이 이뤄지는 중이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을 보면 과연 이 원칙이 지켜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 원칙에 따른다면 지금 정부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는 고위험군의 접종률을 높이는 방안이다. 결국 노쇼 백신을 최대한 없애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현재 정부의 정책 기조를 보면 이러한 의지는 찾아보기 힘들다. 미국에서 건너온 얀센 백신은 대상이 예비군과 민방위로 정해졌다. 이 또한 20~30대 남성들이 대상이다.

학생 접종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현재 고3 학생들을 시작으로 중고교 학생들로 접종 대상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만 19세 미만의 소아청소년 중에 코로나로 인해 사망한 환자는 물론 중증으로 악화된 환자는 단 한명도 없다. 20~30대 성인들도 치명률은 60세 이상 고령층의 반의 반도 되지 않는다.

100만개가 넘는 백신이 불과 몇 시간만에 동이 났다는 점에서 예비군과 민방위 접종이 시작되면 접종률은 눈에 띄게 올라갈 것이다. 고3 학생들도 마찬가지. 그 수만 수십만이다. 여기에 노쇼 백신까지 더하면 접종률은 순식간에 20%대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여전히 60세 이상 고위험군 중 접종을 받지 않은 비율은 40%에 육박한다. 접종률은 계속해서 올라가지만 고위험군의 위험은 여전하다는 의미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는 마스크 착용과 모임 금지 완화 등의 방안을 방안을 언론을 통해 흘려보내고 있다. 이른바 백신 접종 인센티브다.

이제 출발선에서 고작 1부 능선을 넘은데다 이 또한 고령층은 뒤에 두고 건강한 성인들을 앞세워 가고 있는 상황에 이미 골 라인 세리머니를 준비중인 셈이다. 이미 학자들이 말하는 '접종률의 함정'은 시작됐다. 그 함정에서 벗어나는 길은 단 하나, 원칙으로 돌아가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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