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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행위, 근거와 함께 '사회적가치'도 따져야죠"
|허대석 NECA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단장
기사입력 : 21.06.14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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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로 3차연도 접어들어…하반기쯤 연구 결과 발표 예정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건강보험 재정 규모가 100조가 넘어서면서 재정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높아졌다. 재정낭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과학적으로 객관화하는 등 선심성 정책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 산하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단을 이끌고 있는 허대석 단장은 최근 실시한 인터뷰에서 사업단의 취지를 이같이 설명했다.

허대석 단장
허 단장은 지난 2019년 9월부터 해당 연구사업단을 진두지휘하기 시작해 올해 2월,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교수로 정년퇴임하면서 해당 프로젝트에 전념하고 있다.

올해로 3차연도에 접어든 연구사업단은 현행 의료행위 중 '과학적 근거'와 더불어 '사회적 가치'를 짚어보기 위한 것으로 정부는 여기에 8년간 총 18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가령, 말기암환자에게 연명의료와 호스피스가 적절한지 여부를 결정할 때 단순히 과학적 근거만 갖고 선택하는 것과 사회적 가치까지 염두했을 때에는 그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허 단장은 "지난 수십년간 근거중심의학(EBM), 과학적 근거를 우선시했지만 그것만으로는 해결이 안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를 보완하고자 사회적 가치를 반영해 환자입장에서 무엇이 최선인지를 고민하면서 지금의 연구가 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표적항암제 등 항암제만해도 수십개로 늘어나고 그와 얽힌 이해당사자도 많아졌지만 의료자원은 한정돼 있어 이를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허 단장은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교수로 재직할 당시에도 '말기암 환자에게 1~2개월 생명을 연장하고자 수천억원의 고가항암제를 투약하는 게 적절한가'라는 화두를 던지곤 했다.

그는 평소 임상현장에서 환자를 진료하면서 늘 고민했던 부분을 연구사업단을 통해 실타래를 풀어나가고 있는 셈이다.

현재 가장 쟁점이 되는 것은 의학적 근거수준은 낮으면서 사회적 가치는 높은 영역. 허 단장은 표적치료제를 대표적인 예로 꼽았다.

연구사업단의 추진 중인 연구주제는 '최근 빈도가 높아진 노안교정술은 과연 적절한가' '적정한 골다골증 약제 급여기준은?' 등 2년 단기과제부터 '투석환자 중 혈액투석과 복막투석을 결정하는 기준은?' '갑상선 수술 적절성 여부' '요통이 있는 경우 척추수술을 꼭 해야하는가' '위암 수술 후 적절한 모니터링 검사 간격은?' 등은 5년 장기과제까지 다양하다.

허 단장의 역할 중 하나는 어떤 연구과제를 선정하는 것. 연구사업단은 첫해는 총 500건의 연구요청을 30개 과제로 추렸으며 올해는 200건의 연구요청 중 20개의 과제를 선정했다.

그는 "연구자 중심의 주제보다는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주제를 선정하고 있다"면서 "선정된 과제 중에서도 매년 재평가를 통해 의미가 없어진 주제나 특정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경우는 탈락시키기도 한다"고 했다.

허대석 단장
허 단장이 추진하는 연구과제는 단순히 보고서, 논문 발표에 그치는 게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정책에 반영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제로 복지부가 정한 규정에는 각 과제별로 임상진료지침을 도출하는 것을 의무사항으로 정해 의료현장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미 미국, 영국에선 이와 같은 조직을 운영한지 수년째. 영국은 NHS예산의 1%를 무조건 국민보건연구소(NIHR)에 배정해 이와 같은 연구를 지속하도록 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에도 환자중심결과 연구소(PCORI: Patient-Centered Outcomes Research Institute)를 통해 지속적으로 재정누수를 초래하는 의료정책이 없는지 재평가를 하고있다.

허 단장은 그런 의미에서 연구사업단 조직의 확장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특정 단체가 합의하고 문서로 발표한다고 끝이 아니다. 연구하고 실질적인 소통의 과정이 필요하다"면서 "오랜시간 대화를 통해 물흐르듯 소통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건강보험도 들여다보면 낭비적 요인이 분명히 있어 재평가를 통해 정리해야 선순환 구조를 유지할 수 있다"면서 "의학적 근거와 사회적 가치 두가지 축을 기준으로 바라봐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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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기사를 쓴

    이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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