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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포커스]비급여 보고 의무화 블랙홀
기사입력 : 21.06.14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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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준 기자: 메디칼타임즈가 한주간의 이슈를 진단하는 메타포커스 시간입니다. 비급여 보고 의무화가 의원급까지 확대되면서 일선 개원가에서 반대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사실 이제도는 2013년부터 시행된 것인데 의료계는 왜 이토록 반대하고 있는지, 앞으로 남은 과정은 무엇인지 자세한 이야기 의료경제팀 박양명 기자와 함께 나눠 보겠습니다.

박상준 기자: 박양명 기자 병원급을 대상으로 진행해오던 비급여 보고 의무화가 개원가로 확대되고 있는데, 먼저 이 비급여 보고가 뭡니까?

박양명 기자: 네, 비급여는 환자에게 비용을 전액 받는 것으로 진료 후 별도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비용을 청구하는 절차가 없습니다. 그렇다보니 진료비가 증가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어, 정부는 환자의 알권리를 위해 일부 비급여에 대해 비용을 의무적으로 보고토록 하는 것입니다.

박상준 기자: 비급여 진료비 보고 의무화는 언제부터 시작된거죠?

박양명 기자: 시간순서대로 살펴보면 먼저 비급여 진료비 보고 의무화는 병원급을 대상으로 진행해 왔습니다. 2013년부터 본격 시행됐으니 꽤 오랫동안 운영돼온 제도입니다. 상급종합병원을 시작으로 요양병원과 병원 등 순차적으로 비급여 의무 보고 대상이 확대됐으니 개원가도 그 영향에 들어가는 것은 일찌감치 예고됐던 상황입니다. 지난해 의료법 개정으로 올해부터 개원가도 비급여 진료비 보고 대상에 들어가게 된 것이죠.

박상준 기자: 보고 항목이 어느 정도 인가요?

박양명 기자: 비급여 진료비 공개 항목은 최초 20여개에서 시작해 매년 수십개씩 늘었고 2016년을 기점으로 세자리수 단위로 늘었습니다. 2018년 223개, 2019년 389개, 2020년 564개에서 올해는 616개로 증가했습니다.

박상준 기자: 일단 개원가는 제도 시행 반대를 주장하고 있죠. 그 탓에 비급여 보고 일정이 미뤄졌습니다?

박양명 기자: 네, 일선 개원가는 616개 비급여 항목 중 직접 시행하고 있는 항목의 비용을 당초 6월 1일까지, 병원급은 7일까지 신고를 해야 하는 일정이었습니다. 병의원의 신고 내역을 종합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8월 18일 그 비용을 공개할 예정이었습니다.

개원가를 중심으로 한 의료계 반대 목소리가 커지자 정부는 한 발 물러섰습니다. 자료제출 기한을 약 한 달 넘게 미룬 것입니다. 의원급은 7월 13일까지, 병원급은 7월 19일까지 비급여 진료비를 입력하면 됩니다. 비급여 진료비 공개날짜도 9월 19일로 밀렸습니다.

기한 내 비급여 가격을 보고하지 않으면 위반 횟수에 따라 최고 20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합니다.

박상준 기자: 어찌됐든 보고는 해야 하는거네요. 그럼 원래 예정됐던 날짜까지는 얼마나 많은 병의원이 입력을 했나요

박양명 기자: 심평원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비급여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 의원, 치과의원, 한의원 등 의원급 의료기관 6만6012곳 중 11% 수준인 7253곳만 자료를 입력했습니다. 병원급은 4102곳 중 1550곳이 자료를 냈습니다.

이 제도를 본격 시행하기 전 심평원은 비급여 비용 입력 시범사업을 먼저 하기도 했는데요. 비급여 자료 제출 항목은 총 616개이지만 의원급은 한 곳당 평균 12개 정도를 입력했다고 합니다. 의원별로 편차가 있었는데 최대 94개 항목을 입력하는 의원도 있었습니다.

박상준 기자: 비급여 가격만 입력하면 되는 상황인데, 개원가가 이토록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박양명 기자: 단순히 비급여 가격만 입력하는 데서 끝날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비급여 가격만 공개하는 것을 넘어서 비급여 진료내역을 어디까지 보고 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시도의사회, 진료과의사회 등이 릴레이 성명서를 발표할 만큼 반대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비급여 공개 범위를 어디까지 해야 할지에 대해서 정해야 합니다. 의료계는 단순 가격비교를 통한 저가경쟁을 부추겨 국민건강권을 위협하는 위험한 발상이라는 입장인데요 대한개원의협의회와 대한치과의사협회는 해당 법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박상준 기자: 반대 목소리가 의료계뿐만 아니라 다른 직역에서도 나오고 있죠.

박양명 기자: 네, 비급여 보고 의무화를 반대하는 목소리는 의사뿐만 아니라 치과의사, 한의사도 전면에 나섰습니다. 이례적으로 전국 시도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단체는 각 지역에서 한날 한시에 한자리에 모여 비급여 보고 의무 반대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이미 비급여 보고를 해오고 있던 병원계를 대표해 대한병원협회도 반대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비급여에 의존하지 않고는 의료기관 운영이 불가능한 저수가 구조는 그대로 두고 성급하게 비급여 진료비 신고 의무화만 추진하면 의료 붕괴를 야기한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박상준 기자: 의료계가 이토록 반대하는 비급여 보고를 정부는 어디까지 받으려는 건가요?

박양명 기자: 네, 확실한 것은 단순히 비급여 가격 정보만 받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건강보험 비급여 관리 강화 일환으로 의료기관의 비급여 보고 체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정부가 구상한 비급여 보고 체계는 크게 두가지인데요. 하나는 급여를 청구할 때 비급여 진료내역도 동시에 청구하는 것입니다. 또다른 방법 하나는 비급여 영수증과 진료비 상세내역을 일정 시기에 보고하는 방식입니다. 단순히 비급여 진료비만 입력하는 수준에서 그치는 게 아닌거죠.

박상준 기자: 의료법이 어떻게 바뀌었길래 정부가 이렇게 구체적인 부분까지 고민하는 건가요?

박양명 기자: 바뀐 의료법 개정안을 보면 의료기관장은 매년 2회,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 비급여 진료비의 항목, 기준, 금액 및 진료내역 등을 보고해야 합니다. 여기서 진료내역이 좀 민감한 부분인데요 단순 가격 외에도 상병명, 횟수, 해당 비급여 관련 시술, 주연령대 등을 모두 포함할 수 있는 단어입니다.

박상준 기자: 그런데 정부가 보고를 구체적으로 하면 행정비용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면서요

박양명 기자: 네, 구체적인 비급여 내용을 보고했을 때 재정적 지원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는 자료 제출에 대한 실비 보상, 질향상 부담금 평가 기준 포함, 수가계약 과정에서 협상 조건 추가 등 크게 세 가지를 제시했는데요. 실비는 급여와 비급여를 함께 청구했을 때 건당 50원이나 100원으로 책정하는 방법과 세부내역을 제출한 의료기관에 최소 30만원에서 최고 250만원까지 지급하는 방법입니다.

박상준 기자: 의료계는 그 부분도 그렇게 반가워 하지 않는다면서요

박양명 기자: 사실 의료계는 비급여 진료비 입력에 들어가는 행정력에 대한 보상책을 요구해왔습니다. 이는 물론 현재처럼 단순히 비용만 입력했을 때 이야기입니다. 비급여 진료에 대한 상세내역까지 보고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수가가 원가에 미달해 비급여 영역을 남겨뒀고, 비급여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통제하려면 원가 보전 방안 등 저수가 문제 해결을 우선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굳이 전체 비급여를 정부 기관이 파악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박상준 기자: 네, 잘들었습니다. 의료계의 반대가 있지만 정부의 비급여 공개제도 추진은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계획에 따라 심평원은 9월 19일에 비급여 진료비를 공개를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메디칼타임즈는 과정과 이후 파장에 대해서도 계속 취재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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