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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사원 수술실 출입 결과론적 해석의 함정
이인복 의약학술팀 기자
기사입력 : 21.07.19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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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의료기기 영업사원의 수술실 출입 문제가 대리수술 파문과 맞물리면서 또 다시 사회적 논란으로 대두되고 있다.

대리수술이 아니라면 도대체 왜 의료기기 영업사원이 수술실이나 응급실 등에 들어가야 하느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물론 대리수술은 현행법은 물론 의료 윤리도 심각하게 훼손하는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 불법 행위 중의 하나다. 엄벌에 처해야 하며 원천적으로 막아야 하는 것도 물론이다.

하지만 의료기기 영업사원들이 왜 수술실과 응급실에서 서성여야 하는지에 대해 무조건 대리수술과 연결하는 결과론적 해석만을 내놓기에는 제도적 한계점이 큰 것도 사실이다.

의료기기 영업사원이 수술실에 들어가 있는 원인을 되짚어 가다 보면 우리나라에서 매우 이례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가납'이라는 유통 형태가 있다.

말 그대로 정상적인 납품이 아닌 임시적 납품 형태가 일반화 되어 있는 것.

보통 대다수의 유통 구조는 발주가 이뤄지고 그에 맞춰 물건이 들어가면 계산이 이뤄지는 형태로 이뤄진다. 의약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의료기기는 아주 오래전부터 특이한 형태로 납품이 이뤄져 왔다. 100개의 물건을 미리 병원에 가져다 놓고 한달이면 한달, 분기면 분기별로 실제 사용 물품을 세서 그 부분만 결제를 진행하는 형태다. '가납'이라는 명칭을 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렇다보니 의료기기 기업입장에서는 물품 대금을 받기 위해서는 가져다 놓은 100개의 물건 중 몇개를 사용했는지 직접 세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문제는 이 물품들이 병원 창고에도, 응급실에도, 간호사 스테이션에도, 수술실에도 보관되어 있다는 점이다. 결국 영업사원들이 이 모든 곳을 돌지 않고는 비용 청구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의미가 된다.

이로 인해 의료기기 산업계에서는 이같은 문제를 지속적으로 지적하며 유통구조 투명화를 외쳐왔지만 아직까지 가납은 풀리지 않는 난제로 남아있다. 오랜 관행이 쉽사리 무너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그렇기에 안전성 등을 이유로 의료기기 영업사원의 수술실 출입을 막기 위해서는 가납 청산이라는 선결과제는 필수적인 요소다.

많게는 수천만원, 수억원에 달하는 물건을 수술실에 미리 넣어놓은 기업 입장에서 재고 파악이나 실 사용 갯수조차 세지 못하게 한다면 이 기업은 계산서를 끊을 근거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의료진에게 이를 세서 알려주라고 강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수술실에 100개사의 의료기기가 납품된다면 100명의 영업사원이 출입할 수 밖에 없는 원천적 한계가 있는 셈이다.

따라서 의료기기 영업사원들의 수술실 출입을 금지시키고 대리수술과 같은 불법 행위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가납이라는 고질적 문제를 수면 위로 올려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의료계와 산업계,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나가야 한다.

지금도 병원 수술실 앞에는 양복을 차려입은 의료기기 영업사원들이 차례로 줄을 서서 대기중이다. 잠시라도 시간을 내주면 자기 회사 제품의 사용량을 체크하기 위해 대기중인 인원들이다. 이 문제를 풀지 않고 수술실 출입을 금지 시킬 수 있는 방안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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