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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막투석 재택 시범사업 18개월…환자의 삶이 달라졌다"
기사입력 : 21.07.21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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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병원 복막투석실 김은숙 간호사, 만족도 향상 성과 소개
  • |생활 제약 해소 합병증도 대폭 줄어…모니터링 시스템도 재평가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신대체요법의 양대 축이지만 광범위하게 퍼진 혈액투석에 가려져 인지도와 활용도가 떨어지던 복막투석이 정부가 주도하는 재택관리 시범사업을 기점으로 새롭게 평가받고 있다.

의료기관 방문 횟수가 획기적으로 줄어들어 일상 생활 유지가 가능하다는 장점에 더해 시범사업으로 합병증 감소 혜택이 부각되면서 주목받고 있는 것. 특히 모뎀 등을 통한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맞춤형 처방이 가능해지면서 그 효용성이 재조명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넘어야할 산도 많다는 의견도 있다.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이 아니라면 복막투석 전문가들이 많이 부족한데다 수가 등의 문제도 늘 지적되는 부분 중 하나다. 현재 진행중인 시범사업을 하루 빨리 본사업으로 돌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메디칼타임즈가 26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복막투석 재택관리 시범사업을 18개월동안 이어오고 있는 서울대병원을 찾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들이 1년 반동안 시범사업을 진행하며 경험하고 평가한 복막투석의 장단점과 본사업 전환을 위한 과제들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는 서울대병원 신장내과에서 혈액투석실과 복막투석실 모두를 두루 경험한 베테랑인 김은숙 간호사가 함께 했다. 그는 복막투석을 통한 신기능 보존의 장점과 시범사업으로 만들어진 환자 관리 체계를 높이 평가하며 본사업 진행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서울대병원 김은숙 간호사는 재택관리 시범사업이 복막투석을 알리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복막투석은 꽤나 생소한 개념입니다. 일단 복막투석에 대한 설명이 먼저 필요해 보이는데요.

복막투석과 혈액투석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의료기관에서 투석을 받느냐 아니냐로 나뉠 것 같습니다. 복막투석의 가장 큰 기본 틀이 환자가 투석 방법을 교육받아서 집에서 자가 투석한다는데 있거든요.

환자와 잔여 신기능에 따라 투석 방법의 차이는 있습니다만 삽입한 복막투석 도관을 통해 투석액을 주입해서 투석액이 일정 시간 동안 체내에 남아있도록 하고 다시 새 투석액으로 교환해 줌으로써 노폐물과 필요 이상의 수분을 반복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입니다.

이러한 복막투석 종류는 크게 손투석과 기계투석이 있습니다. 요즘 대부분의 환자들은 학교, 직장 생활을 병행해야 되기 때문에 기계투석을 하시는 분들이 더 많습니다. 기계투석을 하면 낮 시간에 추가 투석을 시행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혈액투석에 비해 일상생활을 하는데 있어 제약이 적다는 장점이 있어요.

실제로 혈액투석은 주 3, 4회 4~5시간은 투석을 받기 위해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해서 일상생활에 제약이 많지만 복막투석은 소위 독립하는 순간부터는 본인의 시간을 온전히 다 쓸 수 있기 때문에 복막투석을 한번 접한 환자들은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밤에 잘 때 한 번만 기계투석기에 연결하고 아침에 일어나서 분리하고 출근하면 되기 때문에 일상 생활의 제약이 매우 적다는 점을 가장 만족스러워 하시는 경우가 많죠.

일상생활에 제약이 없다는건 큰 장점인데 여전히 국내에서는 혈액투석이 압도적으로 많은듯 합니다.

네, 아마도 건강보험 수가의 영향이 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개원가에 혈액투석이 많은 이유 중 하나겠죠. 또 다른 이유로 환자분들이 복막투석에 대한 정보 자체를 접해보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점도 주요 이유로 꼽힙니다.

실제로 저희 환자 중에서도 9년 동안 혈액투석을 하다가 이번에 복막투석으로 투석 방법을 바꾸신 분이 계십니다. 그동안 복막투석이 있다는 것 자체를 몰랐고 의료진으로부터 들은 바도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나마 최근 재택관리 시범사업이 알려지면서 복막투석을 새롭게 알게 되신 케이스죠. 이 환자는 혈액투석이 밀접한 공간에서 이뤄지고 그렇다보니 의도치 않게 본인의 개인 정보가 노출될 수 있어 혼자 집에서 하는 투석을 원해왔거든요. 그래서 지금 큰 만족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희도 환자분이 먼저 복막투석을 선택해서 오실 때면 어떻게 알고 오셨는지 여쭤보는데 최근에는 시범사업 등의 영향으로 인터넷을 통해 접한 분이 많습니다. 복막투석을 하고 싶지만 기존에 다니던 병원에는 복막투석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지 않아서 저희 병원으로 오신 사례도 있고요.

복막투석에 대한 정보가 적어 활용되지 못하고 있던 상황에 재택관리 시범사업이 일정 부분 역할을 한 셈이네요. 실제로 시범사업이 시작된 후 임상 현장에서 가장 많이 변화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복막투석의 경우 자기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서 교육과 상담 부분이 한층 강화된 것이 중요한 변화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재택관리 시범사업을 진행하면서 환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부분이 전화 상담이거든요. 환자 본인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한다고는 하지만 외래 간격이 길다 보니 관리가 느슨해질 때가 있는데 의료진이 직접 한달에 한두 번씩 전화를 하다보니 다시 한 번 마음을 가다듬고 관리에 매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는 셈이죠.

실제로 환자 관리 측면에서 보면 기존에는 환자가 투석 과정이나 신장에 문제가 생겨 직접 병원으로 전화를 하기 전까지는 의료진이 환자에게 먼저 연락하는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하지만 재택관리 시범사업을 하면서 저희가 월 2회 이상 직접 전화를 해서 환자들의 문제점이나 문의사항,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있거든요.

이 부분이 중요한 것이 복막투석 환자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문제를 조기 발견할 수 있어 환자들의 입원 사례가 확실히 많이 줄어드는 성과가 나오고 있어요. 서울대병원이 자체 평가를 진행해 본 결과 실제로 복막염, 출구염 등과 같은 경우는 확실히 많이 줄었거든요. 환자들의 만족도가 눈에 띄게 높아진 것도 당연하고요.

재택관리 시범사업이 복막투석이 자리잡는 기반이 된 셈이네요. 실제로 이러한 임상적 변화가 나타나고 만족도가 향상된다면 상당한 변화가 일어날 듯 합니다.

네. 확연한 변화는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의료진이라면 이미 충분히 느낄꺼라고 생각해요. 가장 중요한 변화는 환자에게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조기에 발견하고 대처할 수 있다는 점인데요. 특히 자발적으로 질환 관리가 잘 안되는 환자들 같은 경우 아마 이 때쯤 복막염, 출구염, 고칼륨혈증, 채액과다 등으로 내원하겠다고 예상이 되거든요.

이런 분들에게 사전에 저희가 피드백을 줄 수 있다는 거죠. 여름철에는 어떤 음식을 조심해야 하는지, 고칼륨혈증을 미리 예방할 수 있는 방법 등을 안내하는 것만으로 내원이나 입원, 응급실 방문 빈도가 확연히 줄어든 것이 지표로 나타나고 있어요.

복막투석 재택관리 시범사업을 참여하면서 반복적인 학습의 중요성도 정말 크게 느꼈습니다. 응급으로 오는 투석 환자 중 고칼륨혈증으로 오는 환자가 가장 많은데 재택관리 시범사업에 참여한 후 사전에 예방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늘었거든요. 굳이 새로운 내용을 교육하려 하기보다는 지겹더라도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이로 인해 서울대병원도 복막투석에 대한 정의와 목표를 새롭게 세우고 있어요. 과거에는 일상생활으로의 복귀를 우선시 했다면 지금은 재택관리 시범사업을 통해 복막염, 출구염과 같은 감염을 줄이는 것과 응급 상황을 조기에 예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이러한 성과에 대해 다른 병원들과 함께 공유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이를 위해 환자와 의료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등을 진행하면서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한 계획도 세우고 있는 상태입니다.

김 간호사는 재택관리 시범사업이 본사업에 가기 위한 이미 충분한 근거와 평가가 나왔다고 강조했다.
시범사업이 막바지에 이른 만큼 이제 본사업을 위한 준비가 시작될 듯 합니다. 시범사업을 처음부터 진행하셨는데 본 사업으로 가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부분이 무엇이 있을까요?

인력 부분이 가장 큰 것 같습니다. 저희는 이 사업을 본사업으로 정착시키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에 간호사를 포함해 의료진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데요. 환자 치료 관리를 위한 전화 업무가 사실 굉장히 많이 늘어났거든요.

사전에 오늘 몇 명의 환자에게 전화를 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도 병원에 외래 환자가 많은 날에는 당연하게도 목표대로 전화를 못 할 수 있어요. 하지만 환자의 건강이 염려되는 마음에 간호사들 모두 사명감을 갖고 한 명의 환자라도 빼놓지 않고 더 통화하려고 합니다.

환자에 대한 관심과 사명감이 없으면 하기 힘든 부분이 여기에 있어요. 정해진 업무 시간에만 일하겠다 생각하면 시간 안에 끝내기 어려운 일이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사실 인적 자원이 많이 부족한 상황인 것은 맞아요. 인력이 더 보충된다면 환자들과 더 많은 의사소통을 하면서 더 깊은 라포를 형성해 관리를 더 체계적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긴 합니다.

비용적인 면도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봐요. 전화 등 의료진들의 노력에 비해 비용이 너무 적다고 생각하는 분이 계신 반면 비용이 조금 더 저렴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환자도 계시거든요. 환자를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산정 특례 10%가 적용된다고 하지만 만성 질환이다 보니 경제적인 문제를 무시할 순 없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는 환자도 있지만 짧게는 몇 년, 길게는 10년 넘게 복막투석을 이어가고 있는 분들에게는 만만치 않은 비용이거든요. 의료기관도 손해를 볼 수도 없는 것이고. 환자 부담이 더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면 수가를 전반적으로 조금 더 올려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번 사업이 환자 입장에서는 너무나 좋은 기회일수도 있지만 반면 의료진의 부담도 있어보입니다. 300명에 달하는 환자들에게 한달에 한두번 전화를 하는 것도 상당한 부담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저희 서울대병원은 약 2.5명의 복막투석 전담 간호사가 근무하고 있습니다. 저희 병원의 복막투석 환자수가 다른 병원 대비 상대적으로 많기도 한데다 신장이식을 하기 전 복막투석을 실시하고 넘어가는 최근의 트렌드와 재택관리 시범사업의 업무량을 고려하면 살짝 버거운 상태는 맞아요. 본사업에 넘어가게 된다면 더 적극적인 복막투석 환자 관리를 위해서 정부 차원의 지원이 많이 생겼으면 하고 바라는 이유죠.

그나마 박스터의 '셰어소스' 등 실시간 관리 시스템이 많이 도움이 됩니다. 셰어소스 모뎀에 연결돼 있는 환자는 투석 데이터가 병원으로 바로바로 넘어오기 때문에 한 달에 한 번만 통화를 하면 되거든요. 현재 시범사업에 참여중인 환자 260명 중에 약 120명의 환자가 셰어소스에 연결돼 있는데 그 장점이 정말 커요.

일단 전화 상담을 할 때 길 한복판에서나 업무 도중에 전화를 받으실 수도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 체중과 같은 데이터를 당당히 밝히기는 어렵잖아요. 그런데 모뎀이 연결돼 있어서 모니터링이 가능한 환자들은 저희가 객관적 데이터를 직접 확인할 수 있거든요.

또 이전에는 환자가 투석 결과를 기록한 수첩을 지참하지 않으면 저희가 환자의 데이터를 확인할 길이 없었어요. 환자가 기록한 정보를 100% 신뢰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고 환자 스스로도 본인의 한 행동을 잘 모르거나 착각해서 기재하는 경우도 많고요.

하지만 셰어소스를 사용하는 환자들의 경우 치료 데이터가 자동으로 의료진에게 전송되다보니 객관적 데이터를 보면서 현재 환자에게 무엇이 문제가 되고 있는지 찾아내는 데 굉장히 도움이 됩니다. 투석 방법이나 용량 등에 대한 점검이 가능한거죠.

사실 환자 입장에서는 투석 치료를 밤 동안 잘 받았는데 왜 문제가 생기는 건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셰어소스를 사용하는 환자가 잠들어 있는 동안 네 번의 사이클을 다 돌아갔지만 왜 투석이 부족했는지 객관적인 데이터를 볼 수 있고 환자에게 그에 맞는 피드백을 줄 수 있죠. 또 환자와 함께 데이터를 보며 세세하게 설명 드릴 수 있기 때문에 환자들도 문제가 뭔지 쉽게 수긍하게 되고 이해도도 훨씬 빨라진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현재 정부가 재택관리시범사업 참여기관 2차 공모에 들어갔습니다. 먼저 시범사업을 진행한 입장에서 정부와 의료진, 환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솔직히 만약 누군가 저에게 지금 어떤 투석 방법을 선택할 것인지 물어본다면 일을 한다는 전제 아래 망설임 없이 복막투석을 선택할꺼 같아요. 물론 혈액투석이 주 3회 의료인을 만날 수 있어 문제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의료기관을 자주 방문해야 한다는 가장 큰 단점도 있거든요. 두가지 모두를 환자 옆에서 경험해본 결과 저는 복막투석의 장점을 더 높게 평가하는거죠.

투석환자들의 공통된 목표는 신장이식이지만 잔여 신기능을 조금 더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이 복막투석이에요. 투석을 거치지 않고 이식받으신 분들 중에서는 사후 관리 능력이 미흡한 경우를 많이 볼 수 있거든요. 그래서 항상 짧더라도 복막투석을 거치고 이식으로 건너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개인적으로는 투석 유형 선택 시 일단은 혈액투석보다는 복막투석을 많이 선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으로서는 복막투석이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의료진도, 환자도 아예 복막투석이라는 선택지를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시범사업이 하루 빨리 본사업으로 전환돼 보다 많은 의료기관과 환자들이 혜택을 봤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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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기사를 쓴

    이인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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