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피커(Cherry Picker)라는 말이 있다. 원래는 가판(街販)의 신포도 대신 달콤한 체리만 골라먹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기업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지 않으면서 자기 잇속에만 관심을 두고 있는 소비자를 말한다. 때로는 힘들고 어려운 일은 피하면서 편하고 이득이 되는 일만 골라 하는 직장 동료를 빗댈 때 쓰기도 한다.
이번 대한의사협회 정기대의원총회(이하 정총)를 앞두고 감사단에서 작성 배포된 감사보고서를 두고 큰 논란이 일고 있다. 의협 감사는 대의원 총회에서 선출되어 대의원들을 대신하여 집행부의 회무와 회계를 감사하고, 그 결과를 대의원총회에 보고하는 자이다.
그런데 이번 감사보고서에서는 '추무진 일병 구하기'라는 비아냥을 들을 정도로 집행부에 대해서는 미지근한 감사를 한 반면, 정작 자신을 선출하여 권한을 위임해준 대의원회에 대한 감사를 통해 대의원회의 존립을 흔들고 있다.
얼마 전 추무진 회장이 성난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회원과의 대화를 자청할 정도로 집행부가 많은 비난을 받았던 원격의료나 한방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협회의 잘못된 대응, 그리고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의사면허제도 개악 등에 대해서는 제대로 언급하지 않거나 오히려 칭찬하고 있다. 회원 7000여 명이 불신임 서명을 할 정도로 격앙된 민심을 살피지 못한 것이다.
반면 대의원회에 대해서는 전례 없는 감사로 논란을 제공했다. 알다시피 작년 1월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대의원 선출이 직선제로 개정되었지만(의학회, 협의회 등 제외), 보건복지부 승인과 각 지부로 공문을 내려보내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이 있었다. 그래서 부득이하게 일부 지부에서 예전 방식대로 선출된 대의원을 인정하고, 차후에는 변경된 정관에 따라 대의원을 선출 구성하기로 대의원회와 집행부가 결정하여 대의원총회를 치렀다.
그런데 갑자기 이번 정총을 앞두고 감사단이 이를 정관위반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이에 대한 당부당(當不當)은 차치하고 만약 그것이 정관 위반이라면 작년 대의원총회의 모든 선출과 의결은 무효가 되는 것이 아닌가. 그러면 여기서 두 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첫째, 작년 정총 전에 발생했던 대의원 선출 과정의 문제를 알면서도 정총에서 감사 후보로 출마했던 현 감사들은 이미 대의원회 구성의 합법성을 인정한 것이 아닌가. 만약 그것이 명백한 정관 위반이고 그로 인한 선출이 다 무효라는 것을 인식했다면 굳이 출마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둘째, 이번 감사보고서에 적시된 것처럼 작년 대의원 선출 과정에서 정관 위반으로 인해 현 대의원회의 구성이 무효라고 주장한다면 당연히 작년 정총의 모든 선출과 의결은 무효이고 새로운 방식으로 대의원을 선출 구성해야 하며 따라서 작년에 선출되었던 감사들은 사퇴해야 하는 게 아닌가?
지금 감사보고서가 많은 비난을 받고 이를 작성한 감사들의 진정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위의 두 가지 의문에 대해 일언반구 해명이 없기 때문이다.
이미 자신들이 구성을 인정하고 출마까지 했었던 대의원총회의 합법성을 부정하고, 또 대의원회 의장 등을 비롯한 그 선출 과정까지 무효라는 것을 주장하면서도 정작 감사 자신들은 사퇴하지 않는 상황을 보면서 뭐라고 생각하겠는가. 이에 다수 대의원들은 이번 감사보고서가 협회를 위한 정당한 감사 활동이라기보다는 비판을 위한 비판, 나아가 정치적인 목적에서 대의원회를 흔들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의협 감사가 자신을 선출하고 감사 권한을 위임한 대의원회를 감사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차치하고 본래 정관상 규정되어 있는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는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서 엉뚱하게 대의원회 구성의 합법성을 부인하여 그 결과 대한의사협회를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지난 1년 간 대의원회의 모든 선출과 의결이 무효가 되고 이로 인해 협회의 기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감사를 비롯한 협회의 임원은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지 것이 아니다. 그것은 회원과 대의원들에게 위임받은 것이며, 정관과 규정에 의해 그리고 위임자에 의해 제한되어 사용되어야 한다. 또한 그것은 협회를 위해 제대로 사용되어야 한다. 의협 감사는 체리피커가 아니다.
이번 대한의사협회 정기대의원총회(이하 정총)를 앞두고 감사단에서 작성 배포된 감사보고서를 두고 큰 논란이 일고 있다. 의협 감사는 대의원 총회에서 선출되어 대의원들을 대신하여 집행부의 회무와 회계를 감사하고, 그 결과를 대의원총회에 보고하는 자이다.
그런데 이번 감사보고서에서는 '추무진 일병 구하기'라는 비아냥을 들을 정도로 집행부에 대해서는 미지근한 감사를 한 반면, 정작 자신을 선출하여 권한을 위임해준 대의원회에 대한 감사를 통해 대의원회의 존립을 흔들고 있다.
얼마 전 추무진 회장이 성난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회원과의 대화를 자청할 정도로 집행부가 많은 비난을 받았던 원격의료나 한방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협회의 잘못된 대응, 그리고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의사면허제도 개악 등에 대해서는 제대로 언급하지 않거나 오히려 칭찬하고 있다. 회원 7000여 명이 불신임 서명을 할 정도로 격앙된 민심을 살피지 못한 것이다.
반면 대의원회에 대해서는 전례 없는 감사로 논란을 제공했다. 알다시피 작년 1월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대의원 선출이 직선제로 개정되었지만(의학회, 협의회 등 제외), 보건복지부 승인과 각 지부로 공문을 내려보내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이 있었다. 그래서 부득이하게 일부 지부에서 예전 방식대로 선출된 대의원을 인정하고, 차후에는 변경된 정관에 따라 대의원을 선출 구성하기로 대의원회와 집행부가 결정하여 대의원총회를 치렀다.
그런데 갑자기 이번 정총을 앞두고 감사단이 이를 정관위반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이에 대한 당부당(當不當)은 차치하고 만약 그것이 정관 위반이라면 작년 대의원총회의 모든 선출과 의결은 무효가 되는 것이 아닌가. 그러면 여기서 두 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첫째, 작년 정총 전에 발생했던 대의원 선출 과정의 문제를 알면서도 정총에서 감사 후보로 출마했던 현 감사들은 이미 대의원회 구성의 합법성을 인정한 것이 아닌가. 만약 그것이 명백한 정관 위반이고 그로 인한 선출이 다 무효라는 것을 인식했다면 굳이 출마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둘째, 이번 감사보고서에 적시된 것처럼 작년 대의원 선출 과정에서 정관 위반으로 인해 현 대의원회의 구성이 무효라고 주장한다면 당연히 작년 정총의 모든 선출과 의결은 무효이고 새로운 방식으로 대의원을 선출 구성해야 하며 따라서 작년에 선출되었던 감사들은 사퇴해야 하는 게 아닌가?
지금 감사보고서가 많은 비난을 받고 이를 작성한 감사들의 진정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위의 두 가지 의문에 대해 일언반구 해명이 없기 때문이다.
이미 자신들이 구성을 인정하고 출마까지 했었던 대의원총회의 합법성을 부정하고, 또 대의원회 의장 등을 비롯한 그 선출 과정까지 무효라는 것을 주장하면서도 정작 감사 자신들은 사퇴하지 않는 상황을 보면서 뭐라고 생각하겠는가. 이에 다수 대의원들은 이번 감사보고서가 협회를 위한 정당한 감사 활동이라기보다는 비판을 위한 비판, 나아가 정치적인 목적에서 대의원회를 흔들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의협 감사가 자신을 선출하고 감사 권한을 위임한 대의원회를 감사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차치하고 본래 정관상 규정되어 있는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는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서 엉뚱하게 대의원회 구성의 합법성을 부인하여 그 결과 대한의사협회를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지난 1년 간 대의원회의 모든 선출과 의결이 무효가 되고 이로 인해 협회의 기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감사를 비롯한 협회의 임원은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지 것이 아니다. 그것은 회원과 대의원들에게 위임받은 것이며, 정관과 규정에 의해 그리고 위임자에 의해 제한되어 사용되어야 한다. 또한 그것은 협회를 위해 제대로 사용되어야 한다. 의협 감사는 체리피커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