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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 메타가 만난 사람들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대한고혈압학회가 최근 발표한 새 고혈압 진료지침을 두고 일선 개원가 움직임이 분주하다.특히 글로벌 트렌드에 맞춘 목표 혈압의 하향 조정(130/80 mmHg)과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활용한 '커프리스(Cuffless) 혈압계'의 제도권 진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임상 현장에서 이번 개정안이 어떻게 적용되고 있으며, 개원의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실무적 쟁점은 무엇일까. 대한고혈압학회 임상현 진료지침위원장(부천성모병원 순환기내과)을 만나 이번 개정의 취지와 구체적인 임상 가이드를 짚어봤다."밤새 조이는 불편함 없다' 개원가 파고드는 '커프리스' 혈압계이번 지침 발표 후 개원의들 사이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커프리스(Cuffless, 압박 커프가 없는) 혈압계'의 활용이다. 국내에서는 이미 손가락 등에 착용하는 반지형·웨어러블 기기가 24시간 활동혈압측정(ABPM)의 대체재로 허가를 받고 보험 수가까지 진입해 개원가 처방이 급증하는 추세다.대한고혈압학회 임상현 진료지침위원장글로벌 가이드라인(유럽·미국 등)에서는 아직 커프리스 기기에 대해 '권고하지 않음(Class 3)' 수준으로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한발 앞서 이를 임상 영역(Class 2b 등)으로 끌어올렸다.임상현 위원장은 이에 대해 "우리나라는 이미 우수한 국산 기기가 개발되어 오랜 기간 데이터를 축적했고, 국제 표준 규격(ISO) 통과 및 식약처 허가와 보험 수가 등재까지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그는 "외국 학회에서 의구심을 표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가진 임상 데이터와 정교한 딥러닝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한국이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임 위원장이 꼽은 커프리스 기기의 가장 큰 강점은 '환자 순응도'다. 기존 커프형 24시간 혈압계는 야간 수면 중에도 주기적으로 팔을 강하게 압박해 수면을 방해하는 치명적인 단점이다.반면 파형(PPG) 신호를 이용하는 커프리스 기기는 통증과 수면 방해가 전혀 없어 환자들이 거부감이 낮아 환자 접근이 용이하다.다만, 임 위원장은 개원의들이 처방 시 반드시 유념해야 할 주의사항으로 '초기 보정(Validation)'을 꼽았다.그는 "커프형 혈압계와 동시에 측정해 정밀하게 보정해 주는 과정이 필수적"이라며 "보정 과정에서 의료진의 숙련도에 따라 오차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자세와 프로토콜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아직 학문적 근거가 쌓이는 단계이므로 커프리스 데이터 단독으로 고혈압을 최초 진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다만 진료실 혈압과 야간 혈압 여부 등 환자의 24시간 혈압 패턴을 파악해 약을 조절하는 데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그에 따르면 고혈압학회 차원에서도 이를 활용한 대규모 임상 연구를 계획 중이다.'130/80 mmHg' 강화된 기준, 현장선 "이론일 뿐" 해법은?또 다른 뜨거운 감자는 '130/80 mmHg 미만'으로 일원화된 엄격한 목표 혈압 기준이다. 일선 개원가 일각에서는 "약제를 무리하게 강화하다 보면 고령 환자의 기립성 저혈압이나 뇌졸중 환자의 관류압 저하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이론적 수치"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이에 대해 임 위원장은 "개원의들이 진료실에서 너무 혼란스럽지 않도록 대원칙을 심플하게 일관화한 것"이라며 현장의 우려를 일축했다.실제로 지침 내에는 경동맥 협착증(Carotid artery stenosis) 등 관류압 유지가 필수적인 뇌졸중 환자군에 대해서는 '140/90 mmHg'를 유지한다는 명확한 예외 단서 조항(Remark)이 마련돼 있다는 설명이다.임 위원장은 고혈압 치료를 일종의 '예술(Art)'에 비유했다. 단순히 기계적으로 약을 처방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조합했는지에 따라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혈압은 130mmHg 미만으로 안전하게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그는 "혈압 목표 수치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백색고혈압은 아닌지, 환자가 약을 제대로 안 먹는지, 혹은 이차성 고혈압이 숨어있는지 의료진이 먼저 원인을 정밀하게 추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그는 제약업계에서 불고 있는 '초저용량 2제 복합제' 바람에 대해서도 학회 차원의 냉철한 시각을 제시했다.그는 단일제에 비해 저용량 복합제가 혈압 강하 효과가 좋고 부작용이 적은 것은 입증됐지만 무분별한 초기 처방은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임 위원장은 "처음부터 초저용량 복합제를 가이드라인 전면에 명시하기엔 아직 걸어온 길이 짧고 근거가 부족하다"며 "개인적으로는 혈압 140~150 mmHg 구간은 단일제로 가되, 150~160 mmHg 구간에서 저용량 복합제를 적극 고려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봤다.그는 이어 "학회 차원에서 향후 가이드라인 개정 시 이러한 저용량·초저용량 복합제의 명확한 정의와 가이드라인 등을 구체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기획연재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전 세계적으로 의료 인공지능(AI) 수요가 급증하며 국내 기업들의 무대도 글로벌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하지만 정작 홈그라운드인 국내에서조차 제도 장벽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글로벌 시장 진출에 있어 자국 내 상용화 실적이 중요하지만, 단일 수가 체계의 한계와 실증 기회 부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새 가치 평가 기준 및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이에 메디칼타임즈는 국내 의료 AI 기업들이 직면한 문제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해외 주요국의 대응 방안과 학계 제언을 들여다봤다.■부족한 실증 기회 "해외 신뢰 위해 국내 레퍼런스 필요"실제 일선 국내 의료 AI 기업들은 글로벌 진출 과정에 있어 국내 의료기관에서의 실증 기회 부족을 주요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해외 시장에서 제품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선 자국 의료기관에서 실제로 사용된 레퍼런스가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정부 과제를 거쳐 제품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실제 임상 현장에서 의사들이 사용하며 제품을 고도화하는 실증 단계가 단절돼 있어 해외 바이어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한다는 분석이다.특히 의료 AI는 제품 특성상 실사용 데이터로 정확성·안정성을 고도화하는 것이 중요한데, 실증 기회가 없다면 아무리 혁신적인 솔루션이어도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솔루션이 당장 현장에서 사용하기에 부족함이 있는 반대 경우라도,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더 나은 제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에 업계에선 국책 과제 설계 당시부터 실제 의료기관에서의 실증을 강제하는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요구가 나온다. 연구개발이 의료 현장과 연계돼야만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제품이 나올 수 있다는 진단이다.이와 관련 한 국내 의료 AI 기업 대표는 "의료기기 관련 과제는 실증 단계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본다. 특히 의료 AI는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실사용 데이터가 필수적이다"라며 "솔루션 개발에 성공했다고 해도 실제 의료기관에서 사용하지 않는데, 이 제품이 어떻게 좋은 제품으로 인정받아 해외에서 팔리겠느냐"고 반문했다.이어 "해외 바이어들에게 신뢰를 주는 솔루션의 핵심은 실제 임상 현장에서 쓰이는 것이다. 물론 병원에서 외면받는 의료 AI는 당장 쓸만한 솔루션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다"며 "다만 그 격차를 실증을 통해 좁혀 나갈 수 있다. 의사가 제품을 실제로 사용하기 시작하면 정부 지원이나 예산 역시 자연스럽게 따라오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미국 등 주요국 '가치 중심' 전환 모색…보상 패러다임 변화해외 주요국 역시 이 같은 보상 체계와 기술 간의 엇박자를 겪고 있다. 실제 미국 초당적 정책 센터(BPC)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역시 진료량에 보상을 주는 행위별 수가제 방식으로 인해 AI 도구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새 기술에 맞춘 새로운 보상 체계가 필요하다는 요구다.미국 최대 의료비 지불 기관인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CMS)는 AI 기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진단 검사 혜택 범주로 분류해 보상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청구 구조에 맞지 않아 도입이 제한적인 상황이다.구체적으로 현재 미국 내 임상 AI 솔루션에 대한 현행 절차 용어(CPT) 코드는 총 26개에 불과하며, 이 중 대부분은 가격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 임시 코드(범주 III)로 분류돼 있다. 신기술 추가 지불(NTAP) 제도를 통한 입원 환자 보상 경로도 존재하지만, SaaS의 무형적 특성과 구독형 과금 방식 탓에 제한이 있다.행정 기능 AI는 수익이 명확해 투자가 집중되는 반면, 임상 AI는 높은 초기 비용과 불확실한 상환 보장으로 도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것. 더욱이 환자당 비용 추정 및 기존 기술과의 비교가 어려워 혜택을 유지하는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하다.이에 미국은 임상 결과에 따라 지불액을 결정하는 가치 기반 지불 모델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실제 CMS는 의료기관이 AI 솔루션을 활용해 환자의 임상적 개선을 입증할 경우 정기적인 지불금을 지급하는 결과 중심 지불 모델(ACCESS)을 시험 중이다.기존 기술 중심의 평가를 넘어, AI가 환자의 건강권과 진료 가치 향상에 기여하는 바를 정량적으로 평가해 보상하겠다는 의도다.이와 관련 BPC는 "소프트웨어에 대해 별도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과용을 조장하고 명확한 가치 입증 없이 의료비 지출만 증가시킬 위험이 있다"며 "이는 의사 서비스로 사용량별 비용을 지불하든 병원 외래 및 입원 부서의 묶음 요금에 포함시키든 마찬가지"라고 우려했다.이어 "AI 도입을 통해 불필요한 지출을 늘리지 않으면서 환자 치료 결과를 개선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진료량이 아닌 진료 성과에 직접적으로 연계된 혁신적인 가치 기반 지불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국내 의료 AI 기업들 사이에서 실증 기회 부족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학계도 새 기술에 맞춘 유연한 제도 개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학계 "의료 AI 생애주기 완성할 새로운 보상 트랙 시급"학계에서도 현재 국내 의료 AI 생태계는 생애주기가 온전히 이어지지 않은 미완성 상태라는 진단이 나온다. 연구개발 및 성능 검증 단계 이후 현장 활용, 경제적 보상, 지속적 모니터링 등이 연결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현재 혁신의료기술이나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제도를 통해 40여 개의 기술이 한시적 트랙 안에 들어와 있지만, 실제 의료기관에서의 사용 빈도는 매우 저조하다는 것.바우처 사업 등 국가 차원에서 과거보다 실증 기회를 대폭 늘리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진 유용한 근거 수집보단 기업의 수익 창출에 치우쳐 있다는 진단이다. 국내 의료 AI 기업들이 현행 '행위별 수가제' 등으로 자국 내 수익 모델 창출에 고전하면서다.이와 관련 대한의료인공지능학회는 현행 제도가 빠르게 발전하는 의료 AI 기술의 특성을 기존 의료기기 평가 잣대로만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식 수가를 받기 위해선 엄격한 의학적 유용성 검증과 비용 효과성 검증을 모두 통과해야 하지만, 변화 속도가 빠른 AI 산업을 이 두 가지 틀만으로 감당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국내 기업 다수가 진단 보조 AI 개발에 주력하고 있지만, 현행 체계에선 이 기술들이 '기존 기술' 카테고리에 묶여 별도의 보상을 받기 어려운 구조라는 분석이다.의료인공지능학회 박창민 회장은 그 대안으로 2000년대 초 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 도입 사례를 제시했다. 당시 정부가 팍스 도입 의료기관에 별도의 가산료를 지급하면서 국내 의료기관의 디지털 전환이 가능했기 때문이다.이처럼 AI 도입을 가속할 수 있는 유연한 경제적 보상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다만 관련 재원은 국민건강보험 재정이 아닌 별개 기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실제 일본 역시 행위별 수가가 아닌 방사선 관리료 등 우회적 형태로 의료 AI를 보상하고 있다는 것. 우리나라도 새로운 기술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새로운 보상 트랙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이와 관련 박창민 회장은 "제도 도입의 근본 목적은 현장 실사용을 통해 서비스를 개선하고 환자에게 실제 의학적 도움이 되는지 유용성을 평가해 정식 수가 체계 진입을 위한 증거를 모으는 것"이라며 "해외 진출을 위한 국내 레퍼런스 확보를 원한다면 기업 스스로 짜여진 임시 제도 틀 안에서 실증과 근거 수집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이어 "다만 빠르게 변화하는 의료 AI 기술을 기존의 의학적 유용성과 비용 효과성 검증이라는 낡은 틀로만 커버하기엔 명백한 한계가 존재한다"며 "과거 팍스 시스템 구축 당시 국가가 가산료로 혁신 기술 도입을 이끌었던 것처럼, 기존 건강보험 체계와는 다른 루트로 현장의 기술 도입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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