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포커스199명 환자 대상 무작위 임상 사실상 실패
치료기간 단축, 사망률 등 지표 대부분 통계적 무의미
코로나19 바이러스 치료제 후보로 가장 큰 기대를 모았던 HIV치료제 칼레트라(Kaletra, 애보트)가 실제 임상 시험에서 제대로된 효과를 내지 못하면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기대했던 약물인 만큼 가장 먼저 임상시험을 진행했지만 모든 지표에서 우월성을 보이지 못하면서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특히 칼레트라는 현재 국내에서도 중증 확진자에게 투여되고 있는 약물이라는 점에서 과연 이번 연구가 이러한 처방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코로나 치료제 1순위 꼽히던 칼레트라 임상 결과 발표
중국일본우호병원 Bin Cao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코로나19 환자 199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대조 임상 시험을 실시하고 현지시각으로 18일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그 결과를 게재했다(10.1056/NEJMoa2001282).
칼레트라는 로피나비르(Lopinavir)와 리토나비르(Ritonavir) 복합제로 2000년 HIV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약물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항바이러스 효과를 기반으로 치료제 후보물질로 이름을 올렸고 태국과 중국에서 확진자가 이 약물을 통해 완치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코로나가 RNA 바이러스라는 점에서 단백질 합성을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 칼레트라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였다.
특히 국내에서도 명지병원 의료진이 3번 확진자에게 칼레트라를 처방해 효과를 봤다는 연구 논문이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실리면서 더욱 주목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이 연구를 살펴보면 3번 확진자는 칼레트라 투여 전날 rRT-PCR cycle threshold(Ct)값은 30.71이었지만 투여 후 실시한 검사에서는 35.66으로 올라갔다.
Ct값이 낮을 수록 바이러스 농도가 높다는 의미라는 점에서 투여 하루만에 드라마틱한 결과를 얻은 셈이다.
이로 인해 중앙임상 태스크포스(TF)도 칼레트라를 사실상 1순위 치료제로 지정했고 지금도 중증 확진자들에게는 국내에서도 칼레트라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1번 확진자 등에게도 칼레트라를 처방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으며 이 연구에서도 자연스럽게 바이러스 역가가 감소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중국에서 세계 최초로 이뤄지는 임상시험에 관심이 모아진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칼레트라의 효능에 대해 세계적으로 논란이 있는 가운데 가장 먼저 결과가 도출되는 연구였던 이유다.
결과적 임상 시험 실패…어떤 지표도 우월성 입증 못해
하지만 결과적으로 칼레트라에 대한 임상을 사실상 실패했다. 그 어떤 지표에서도 다른 치료법에 비해 우월성을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국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무작위 대조 임상으로 진행했다. 199명의 대상 환자 중 99명은 칼레트라를 처방하고 나머지 100명은 과거 표준치료를 제공한 것이다.
표준치료는 세프트리악손 등 항생제와 산소요법 등 일반적인 대증 요법이었다.
결과적으로 칼레트라를 처방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간에 치료 효과는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Ct값 등 임상 예후를 보이는 1차 종료점까지 칼레트라를 처방한 그룹과 표준치료 그룹간에 차이가 사실상 없었기 때문이다(HR=1.24, 95% CI, 0.90~1.72).
사망률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나마 칼레트라 투여군이 19.2%, 표준치료 환자가 25.0%로 일부 차이를 보였지만 이 또한 통계적으로는 유의미한 결과로 평가받지 못했다.
다른 지표들도 마찬가지 결과를 보였다. 바이러스 검출량이나 부작용 등에서도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은 것.
실제로 코로나 바이러스 검출량과 임상 개선까지의 평균 시간(intention-to-treat)면에서도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바이러스 검출량을 살펴보자 5일째 관찰에서는 칼레트라군이 34.5%, 표준치료군이 32.9%로 나타났으며 14일은 55.2%대 57.1%, 28일후에는 60.3%대 58.6%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칼레트라 투여군이 표준치료군보다 평균 하루 정도 빨리 치료되는 결과를 보였지만 이 또한 통계적으로 의미를 인정받지 못했다.
부작용면에서는 칼레트라군과 표준치료군 사이에 차이가 나타났다. 칼레트라를 처방받은 환자들은 위장관 이상 반응이 흔했지만 표준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호흡부전 등 일부 심각한 부작용이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부작용은 굳이 처방과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이 연구진의 부연 설명이다.
Bin Cao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칼레트라 처방이 표준치료법에 비해 바이러스 억제에 효과가 있다는 그 어떤 근거도 찾지 못했다"며 "임상적 증상 완화와 사망률 감소, RNA 수치 감소 등 어떤 항목에서도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번 임상은 향후 중증 코로나 확진자들에게 칼레트라 처방을 배제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렇듯 기대를 모았던 칼레트라가 임상 시험에서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하면서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처방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중증 확진자에게 우선적으로 칼레트라를 처방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연구 결과는 이러한 처방에 어떠한 방식으로든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대한감염학회 임원인 A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솔직히 개인적인 의견을 얘기하자면 이러한 임상 결과에 대해 일정 부분 예측한 바가 있다"며 "현재 상황에서 대안이 없기에 의학적 근거 보다는 가능성에 기댄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문제는 더욱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연구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대한 것이 되지 않겠냐"며 "우선 학계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기대했던 약물인 만큼 가장 먼저 임상시험을 진행했지만 모든 지표에서 우월성을 보이지 못하면서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특히 칼레트라는 현재 국내에서도 중증 확진자에게 투여되고 있는 약물이라는 점에서 과연 이번 연구가 이러한 처방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코로나 치료제 1순위 꼽히던 칼레트라 임상 결과 발표
중국일본우호병원 Bin Cao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코로나19 환자 199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대조 임상 시험을 실시하고 현지시각으로 18일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그 결과를 게재했다(10.1056/NEJMoa2001282).
칼레트라는 로피나비르(Lopinavir)와 리토나비르(Ritonavir) 복합제로 2000년 HIV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약물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항바이러스 효과를 기반으로 치료제 후보물질로 이름을 올렸고 태국과 중국에서 확진자가 이 약물을 통해 완치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코로나가 RNA 바이러스라는 점에서 단백질 합성을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 칼레트라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였다.
특히 국내에서도 명지병원 의료진이 3번 확진자에게 칼레트라를 처방해 효과를 봤다는 연구 논문이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실리면서 더욱 주목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이 연구를 살펴보면 3번 확진자는 칼레트라 투여 전날 rRT-PCR cycle threshold(Ct)값은 30.71이었지만 투여 후 실시한 검사에서는 35.66으로 올라갔다.
Ct값이 낮을 수록 바이러스 농도가 높다는 의미라는 점에서 투여 하루만에 드라마틱한 결과를 얻은 셈이다.
이로 인해 중앙임상 태스크포스(TF)도 칼레트라를 사실상 1순위 치료제로 지정했고 지금도 중증 확진자들에게는 국내에서도 칼레트라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1번 확진자 등에게도 칼레트라를 처방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으며 이 연구에서도 자연스럽게 바이러스 역가가 감소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중국에서 세계 최초로 이뤄지는 임상시험에 관심이 모아진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칼레트라의 효능에 대해 세계적으로 논란이 있는 가운데 가장 먼저 결과가 도출되는 연구였던 이유다.
결과적 임상 시험 실패…어떤 지표도 우월성 입증 못해
하지만 결과적으로 칼레트라에 대한 임상을 사실상 실패했다. 그 어떤 지표에서도 다른 치료법에 비해 우월성을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국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무작위 대조 임상으로 진행했다. 199명의 대상 환자 중 99명은 칼레트라를 처방하고 나머지 100명은 과거 표준치료를 제공한 것이다.
표준치료는 세프트리악손 등 항생제와 산소요법 등 일반적인 대증 요법이었다.
결과적으로 칼레트라를 처방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간에 치료 효과는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Ct값 등 임상 예후를 보이는 1차 종료점까지 칼레트라를 처방한 그룹과 표준치료 그룹간에 차이가 사실상 없었기 때문이다(HR=1.24, 95% CI, 0.90~1.72).
사망률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나마 칼레트라 투여군이 19.2%, 표준치료 환자가 25.0%로 일부 차이를 보였지만 이 또한 통계적으로는 유의미한 결과로 평가받지 못했다.
다른 지표들도 마찬가지 결과를 보였다. 바이러스 검출량이나 부작용 등에서도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은 것.
실제로 코로나 바이러스 검출량과 임상 개선까지의 평균 시간(intention-to-treat)면에서도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바이러스 검출량을 살펴보자 5일째 관찰에서는 칼레트라군이 34.5%, 표준치료군이 32.9%로 나타났으며 14일은 55.2%대 57.1%, 28일후에는 60.3%대 58.6%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칼레트라 투여군이 표준치료군보다 평균 하루 정도 빨리 치료되는 결과를 보였지만 이 또한 통계적으로 의미를 인정받지 못했다.
부작용면에서는 칼레트라군과 표준치료군 사이에 차이가 나타났다. 칼레트라를 처방받은 환자들은 위장관 이상 반응이 흔했지만 표준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호흡부전 등 일부 심각한 부작용이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부작용은 굳이 처방과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이 연구진의 부연 설명이다.
Bin Cao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칼레트라 처방이 표준치료법에 비해 바이러스 억제에 효과가 있다는 그 어떤 근거도 찾지 못했다"며 "임상적 증상 완화와 사망률 감소, RNA 수치 감소 등 어떤 항목에서도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번 임상은 향후 중증 코로나 확진자들에게 칼레트라 처방을 배제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렇듯 기대를 모았던 칼레트라가 임상 시험에서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하면서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처방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중증 확진자에게 우선적으로 칼레트라를 처방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연구 결과는 이러한 처방에 어떠한 방식으로든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대한감염학회 임원인 A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솔직히 개인적인 의견을 얘기하자면 이러한 임상 결과에 대해 일정 부분 예측한 바가 있다"며 "현재 상황에서 대안이 없기에 의학적 근거 보다는 가능성에 기댄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문제는 더욱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연구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대한 것이 되지 않겠냐"며 "우선 학계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