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시럽제 신규 등재…복지부, 4월 임상현장 적용 추진
JAK 억제제 시장 경쟁 과열 속 '엔브렐'과 함께 시장 독점할까
임상 현장에서 야누스키나제(Janus kinase, JAK) 억제제의 원조로 통하는 젤잔즈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경쟁 치료제 및 부작용 이슈로 영향력이 축소되는 시점에서 소아청소년까지 급여 확대에 성공하면서 반전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보건복지부는 한국화이자의 젤잔즈(토파시티닙) 급여 확대를 골자로 한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일부 개정안'을 행정예고 했다.
의견 수렴 과정에서 큰 이견이 없다면 당장 4월부터 임상현장에서 적용될 예정이다.
젤잔즈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허가 받은 최초의 경구용 JAK 억제제로, 2014년에 국내 허가를 획득했다. 류마티스 관절염, 궤양성대장염, 건선성관절염, 강직성척추염, 다발성 소아 특발성관절염 및 소아 건선성관절염 치료에 승인받아 임상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 가운데 복지부는 다음 달부터 '소아 특발성관절염'에 급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복지부가 제시한 투여 대상은 ILAR 진단기준(2001년 제정)에 부합하는 소아(2~17세) 특발성 관절염 환자다. ▲5개 이상 부종 관절이 있는 다관절형 관절염 ▲확장성 소수 관절염 또는 ▲건선성 관절염에 해당하는 경우로 ▲1종 이상의 생물학적 제제에 반응이 불충분하거나 부작용 등으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가 급여 대상이다.
6개월간 사용 후 평가 시 활성 관절수(부종 관절 등)가 최초 투여시점 보다 30% 이상 감소된 경우 추가 6개월간의 사용을 인정하며, 이후에는 6개월마다 평가해 첫 6개월째의 평가 결과가 유지되면 지속적인 투여를 인정한다.
주목되는 것은 임상현장에 도입된 글로벌 제약사 중심 JAK 억제제들이 다양해지면서 젤잔즈의 영향력이 날이갈수록 축소되는 상황에서의 급여확대는 점이다.
실제로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젤잔즈의 한 해 처방액은 약 140억원 수준이다. 2024년 처방액은 약 144억원으로 JAK 억제제 선택지가 늘어나면서 현 상태를 유지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더구나 심혈관계 안전성 논란에 휘말리면서 상대적으로 영향력 확대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JAK 억제제로는 최초로 소아 적응증 급여에 성공, 임상현장에서의 영향력을 유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미 한국화이자는 소아 대상 복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23년 시럽제 국내에 도입하기도 했다.
복지부 측은 "국내·외 허가사항 관련 문헌(교과서, 임상진료지침, 임상연구문헌 등)과 학회 및 전문가의견 등을 참조해 소아 특발성 관절염에 대한 급여기준 추가했다"며 "젤잔즈 시럽이 신규 등재 예정임에 따라, 기존 경구제 급여기준과 동일하게 적용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국릴리의 '올루미언트(바리시티닙)'가 소아 적응증을 갖고 있지만 비급여 상태라는 점에서 당분간 소아 시장에서 젤잔즈의 영향력이 유지될 것이라는 평가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대학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소아 특발성관절염의 경우 그동안에도 화이자가 주도했던 시장"이라며 "생물학적제제(TNF-α inhibitor)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엔브렐(에타너셉트)을 꼽을 수 있다. 젤잔즈가 급여 확대에 성공하면서 자연스럽게 세대 교체가 진행되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