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호 기자
의약 학술팀

다국적제약사의 전반을 중점적으로 취재 보도하고 있습니다. 메디칼타임즈는 여러분의 제보에 응답합니다.

사실관계 확인 후 기사화된 제보는
원고료(5만원)를 지급해 드립니다.
인터뷰

문턱 낮아진 난치성 유방암 치료...문제는 조기 치료 접근성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예후가 극히 불량해 '유방암의 난공불락'으로 불리던 삼중음성 유방암(Triple Negative Breast Cancer, TNBC) 치료 환경에 거대한 변화가 시작됐다. 지난 1월부터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가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 1차 치료에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면서부터다.하지만 임상 현장의 평가는 환영과 아쉬움이 교차한다. 전이성 환자들에게 새로운 생존의 기회가 열린 것은 분명하지만, 정작 환자군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조기 단계 환자들에 대한 급여 문턱은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삼성서울병원 박연희 혈액종앙내과 교수는 올해 1월부터 적용된 키트루다의 삼중음성유방암 1차 치료 급여 적용 의미를 평가했다.21일 삼성서울병원 박연희 교수(혈액종양내과)를 만나 키트루다 TNBC 1차 치료 급여 적용의 의미와 조기 치료 요법의 급여 필요성을 짚어봤다.예후 불량 TNBC, 키트루다가 불러온 변화TNBC는 그간 표적 항원이 없고 재발이 빨라 유방암 중에서도 가장 치료가 까다로운 영역이었다. 특히 전이성 단계 환자들의 생존 기간은 1년을 넘기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었다. 박연희 교수는 KEYNOTE-355 연구를 바탕으로 한 이번 급여 적용이 이러한 절망적 상황을 반전시킨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그는 "키트루다 병용요법은 KEYNOTE-355 임상을 통해 PD-L1 발현 양성(CPS 10 이상) 환자군에서 전체 생존기간(OS) 중앙값 23개월을 기록하며 기존 표준치료(16.1개월)를 압도했다"며 "특히 한국인이 포함된 아시아 서브그룹 분석에서는 OS 중앙값이 26.7개월까지 나타나, 우리 환자들에게 더욱 최적화된 치료 반응을 확인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실제 급여화 이후 진료실 풍경도 크게 바뀌었다. 박연희 교수는 "과거에는 경제적 부담 때문에 효과적인 약제를 앞에 두고도 환자가 눈물을 머금고 포기하는 사례가 많았으나, 이제는 환자 부담이 5%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의료진은 오직 '최선의 치료'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무진행 생존기간(PFS) 또한 9.7개월로 대조군 대비 크게 연장되면서 환자들이 일상을 유지하며 장기 치료를 이어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급여의 의미를 진단했다.그러나 박연희 교수는 아쉬움도 함께 언급했다. 현재의 급여 기준이 임상 현장의 실제 상황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알부민 결합 파클리탁셀' 병용 요법의 급여 제외다. 임상 연구로 허가된 세 가지 항암 요법 중 알부민 결합 파클리탁셀이 2차 치료 단계에서만 급여가 인정된다는 이유로 1차 급여에서 빠졌기 때문이다.박연희 교수는 "KEYNOTE-355 요법으로 치료받는 환자의 약 30%는 진단 시점에 이미 전이가 확인된 4기 환자(De novo stage IV)들"이라며 "이들은 이전 치료 이력이 없기 때문에 초치료로 알부민 결합 파클리탁셀이 많이 사용되어 왔으나, 현재는 급여 기준으로 인해 의학적 판단에 따른 약제 선택이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꼬집었다.박연희 교수는 올해 1월 키트루다의 삼중음성유방암 1차 치료 급여 적용과 동시에 불러온 급여의 역설 문제를 동시에 지적했다.조기 치료, 완치율 제고의 마중물박연희 교수는 전이성 단계의 급여 성공이 TNBC의 궁극적 목표인 '완치'로 나아가는 중요한 징검다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급여를 통해 면역항암제의 효능과 안전성이 제도권 내에서 입증된 만큼, 이를 동력 삼아 조기 단계(KEYNOTE-522)에서의 치료 성적도 끌어올려야 한다는 제언이다.1차 치료 급여가 생존 연장의 길을 열었다면, 수술 전후 보조요법은 완치를 향한 근본적인 대책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는 조기 단계에서 키트루다를 사용한 환자가 나중에 전이됐을 때 급여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는 '급여의 역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향후 추가적인 급여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는 뜻이다.박연희 교수는 "KEYNOTE-522 연구를 통해 수술 전후로 키트루다를 사용할 경우 병리학적 완전 관해율(pCR)이 64.8%까지 올라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특히 아시아 환자들의 3년 전체 생존율은 98%에 달해 조기 면역항암제 사용이 전이 단계로의 이행을 원천 차단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비록 현재는 전이성 1차 치료에 급여가 집중돼 있지만, 박연희 교수는 이를 '성공적인 첫 단추'로 평가했다. 이제는 보조요법이라는 조기 치료로 급여 전략 패러다임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뜻이다.그는 "10%의 전이성 환자들이 먼저 급여 혜택을 받기 시작했지만, 이들이 보여주는 긍정적인 데이터는 결국 90%의 조기 환자들을 위한 급여 논의로 이어질 것"이라며 "재정적 부담을 고려하더라도 생산 활동이 왕성한 젊은 TNBC 환자들이 조기에 완치되어 사회로 복귀하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거대한 투자"라고 강조했다.마지막으로 박 교수는 "치료법은 빛의 속도로 발전하고 있고, 이번 급여는 그 흐름을 따라잡는 아주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며 "전이성 단계에서 확인된 혁신이 조기 치료로 이어져, TNBC가 더 이상 공포의 대상이 아닌 '관리와 완치가 가능한 질환'으로 인식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체

  • 1
  • 2
  • 3
  • 4
  • 5
약관을 동의해주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