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후원 끊긴 대학병원 개원의 연수강좌 최대 위기

발행날짜: 2020-07-10 05:45:59
  • 일선 병원들 "비용 지출은 늘었는데 지원은 막혔다" 토로
    학술행사 관련 규정도 코로나 시대 발맞춰 개선 필요

"오프라인 행사는 감히 생각지도 못하는데 온라인 행사마저 제약사 후원이 막혀 어렵게 됐다."

이는 A대학병원 내과 교수가 올해로 18년째를 맞이하는 내과 개원의 연수강좌 행사가 사실상 취소됐다며 전한 하소연이다.

과거 개최했던 한 대학병원 개원의 연수강좌 모습.
그가 전한 병원의 사정은 이랬다. 지금까지 병원 주최로 연수강좌를 개최함으로써 개원의 등 전문의 인력에 대한 교육적 역할을 해왔다.

이와 더불어 행사를 주관한 의국에서는 제약사 등 업체 후원을 통해 공식적으로 수익을 창출, 매년 행사를 지속할 수 있었다.

문제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정한 온라인 학술대회 지원 기준에 대학병원에서 개최하는 연수강좌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의사협회 연수평점은 허용하지만 제약사 후원 대상에선 빠졌다.

앞서 대한병원협회 산하 단체가 개최하는 학술행사도 지원대상에서 제외했다가 병원계 강력한 반대로 다시 포함시켰지만, 일선 대학병원 주최로 열리는 연수강좌는 여전히 제외한 상태다.

수십년째 개원의 연수강좌 등 학술행사를 개최했던 일선 대학병원에게는 직격탄인 셈.

실제로 개원의 연수강좌 규모로 손에 꼽히는 서울아산병원도 결국 올해 행사를 취소했다. 오프라인 행사는 감염 위험이 높고 온라인 행사를 준비하려면 관련 영상 스트리밍 장비 등 큰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A대학병원 교수는 "온라인 연수강좌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는 비용이 1천만원 수준으로 대형 대학병원들은 동시에 3~4개 세션을 진행하려면 3~4000만원까지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시 말해 온라인 행사로 전환하면서 시설 및 장비에 따른 비용 지출은 커졌는데 오히려 재정적 후원을 받을 길이 끊긴 것이다.

B대학병원 한 보직자는 "올해 오프라인 행사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결국 온라인 행사가 답인데 제약사 후원이 막혀 난감하다"며 "앞으로 행사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전문의 인력에 대한 재교육 측면도 있는데 아쉽다"라며 "코로나19 시대에 발맞춰 제도나 정책도 발빠르게 변화해야하는데 그렇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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