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학회·공청회·교육 활성화 전망 '반신반의'
재원·연수 평점 문제 해결돼야 온라인 시대 개막
올해 상반기는 '첫', '최초'의 타이틀이 붙는 사례가 유독 많았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화면서 각 단체에서 처음으로 온라인을 도입하거나 공청회마저 온라인 방식을 택하는 진풍경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온라인 전환에 있어 기술적 완성도는 이미 확인한 만큼 관심은 온라인 기조의 지속 가능성에 집중되고 있다. 코로나19가 소강 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향후 언택트 기조가 대세가 될 가능성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여전히 한계가 분명한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온라인 방식을 활용한 학술대회, 교육, 심포지엄을 진행한 학회 및 제약사 등의 의견을 통해 다가온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풍경 변화에 대해 살펴봤다.
▲공청회까지 모니터로…코로나19에 우뚝 선 '온라인'
의료 관련 행정, 학술, 제약 분야까지 온라인은 얼마나 많은 곳으로 침투했을까.
학회 시즌은 보통 춘/추계로 나뉜다. 코로나19 여파로 춘계 학술대회는 개최 취소(연기)와 온라인 개최 두 가지 선택지만 존재했다. 온라인 방식은 시도가 어려웠을 뿐 실제 활용에는 크게 문제가 없다는 평이 줄 잇는다.
대한당뇨병학회는 4월 제23차 연수강좌를 온라인으로 대체한 데 이어 이달 8일부터 9일까지 당뇨병학회는 제33차 춘계학술대회를 온라인방식으로 진행했다. 3개의 채널에서 총 10개의 세션, 70여 편의 온라인 포스터를 발표했다. 대한감염학회는 유튜브 플랫폼을 활용, 지난 24일 코로나19를 주제로 첫 웨비나(웹+세미나)를 개최하고 치료와 관련된 최신치료 및 과학적 근거를 점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런 기조는 국제 해외에서도 확인된다. 학회 발표와 동시에 온라인으로 자료를 공개하는 방식에서 더 나아가 행사운영 전반을 온전히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4월 말 개최된 미국임상연구학회(AACR)에 이어 5월에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가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특히 콘텐츠 형태는 주문형 비디오(on-demand), 구두 프리젠테이션, 음성 설명을 곁들인 PDF 포스터 발표까지 가능하다는 점은 학회 진행방식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
정부 기관 및 의약단체, 제약사들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오는 28일 첨단재생바이오법 하위법령 제정령(안) 관련 공청회를 온라인으로 기획해 눈길을 끌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유튜브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 구독 및 라이브방송 접속 방식으로 진행하게 된다"며 "공청회관련 질의 의견은 사전 제출하거나 온라인공청회에서 실시간 댓글을 통해 제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외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가 4월 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온라인으로 '제 16기 정기총회'를 개최했고 제약바이오협회는 5월 교육과정부터 코로나19 종식 시점까지 GMP 교육을 실시간 온라인 과정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휴젤은 사상 첫 온라인 미용성형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 실시간 생중계를 통해 누적 접속자수 약 1600명을 기록하는 등 성공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 병원 회의도 화상으로 바뀌었다. 서울대병원은 줌(zoom)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의료진간 화상회의를 진행했다.
▲온라인 '신세계' vs 한계 뚜렷
앞서 언급한 전환 사례들만 보면 온라인은 당장이라도 '대세'로 자리잡을 것 같은 분위기. 의견은 분분하다. 온라인의 가능성을 신세계로 보거나, 그저 지나가는 일시적 유행으로 보는 측면도 존재한다. 온라인 학회 등을 경험해 본 사람들의 의견은 어떨까.
박현준 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 인사윤리위원장은 전자에 속한다.
박 위원장은 "웨비나의 가능성을 본 사람이라면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것이라 생각하지 않을 것 같다"며 "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가 해외에서 세 번 정도 강연을 했는데 매번 1~2천명씩 몰려오는 일이 흔해 온라인이 활용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그는 "양질의 컨텐츠가 온라인 방식으로 제공된다면 장소 및 시간에 제약없이 접근성이 강화된다는 측면이 장점"이라며 "이에 올해 학회는 웨비나 방식으로 기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필러 주입 후 내부에서 어떻게 확산되고 뭉쳐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3D 해부 조영 장치를 가지고 이를 시연해보인 적이 있다"며 "텍스트 지식이라면 학회 발표로 충분할 수 있지만 멀티미디어 활용 자료는 온라인이 더 적합하다는 생각이든다"고 온라인 대세론에 손을 들어줬다.
일부에선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모 개원의는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특수성 때문에 온라인이 확산됐을 뿐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 온라인 기조는 사라질 것으로 본다"며 "일단 온라인은 불편할 뿐더러 화면도 작아 자료를 확인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온라인 학회에 연수 평점 미부과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며 "학회가 지식 습득 이외에 교류의 장이라는 측면을 생각하면 온라인 대세론은 신기루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조영민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방식이 함께 하는 하이브리드가 대세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확실치는 않지만 포스트 코로나 이후에는 학회가 하이브리드 형태가 될 것으로 본다"며 "오프라인 학회가 진행이 되지만 다른 장소에서도 온라인 접속이 가능한 그런 형태를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회에 참석하다 보면 다른 공간에서 진행되는 강의를 듣지 못해 아쉬울 때가 있다"며 "이런 시간적, 공간적 미충족 욕구를 온라인 방식이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과거 오프라인 방식 그대로 회귀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적인 완성도는 어느 정도 합격점으로 보지만 오프라인처럼 소통이 원활치 않다는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청중 반응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지식 전달이라는 목적 외에 유명 강사들처럼 청중을 끌어들이는 그런 강의 스킬이 온라인 미디어에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면적 전환 어렵다…복잡한 온/오프라인의 셈법
온라인 전환에는 복잡한 셈법이 작용한다.
먼저 온라인 전환에 따른 새 수익 모델 창출이 가능하냐는데 문제다. 학회에서 제공하는 제약사 홍보 부스 비용 및 제약사 제공 런천 심포지엄으로 운영비의 상당 부분을 충당하는 만큼 이와 같은 현실적인 재원 마련 수단이 없다면 온라인 방식의 전면적 도입은 학회 스스로의 요구에 의해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조명찬 전 고혈압학회 이사장은 "온라인 학회 전환에 필요한 기술은 이미 완성돼 있다는 이야기가 많지만 학회가 부스 유치를 못한다는 점이 걸림돌로 거론된다"며 "변화가 자리를 잡으려면 법과 제도 및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회가 공익적인 측면이 크고 이윤 추구가 목적이 아니다보니 운영비의 상당 부분이 제약사 스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온라인 스트리밍에도 광고가 가능한지 사회적 합의 여부에 따라 온/오프라인 방식 전환의 큰 흐름이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스트리밍 방식에 제약사 광고를 붙이는 방법이 어렵다면 학회 컨텐츠를 VOD 방식으로 제작, 과금하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학회 회원들의 거부감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 관계자는 "VOD처럼 사용자가 선택한 강의 컨텐츠를 비용을 지불하고 시청하는 방식을 고려해 볼 수 있다"며 "낯설고 생소한 방식이라는 점에서 비용 문제보다는 거부감을 완화하는 게 관건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국내 학회끼리 경쟁하면서 양질의 컨텐츠를 만드는데 이런 내용이 해외에 많이 유출된다"며 "디지털 포맷 도입 시 복사와 유통이 쉽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학회의 출결 확인도 걸림돌이다. 현재 대한의사협회는 온라인 학회의 연수 평점을 인정치 않는다. 의료법에 따라 의사는 연간 8점, 3년 24점의 연수 평점을 이수해야 한다. 수 년 전 의료진의 자격 논란이 불거지면서 바코드를 통한 출결 확인으로 강화됐지만 온라인은 엄격하게 출결을 확인할 수단이 없다.
누가 온라인에 접속했는지 확인할 수 없고, 온라인 접속만으로 강좌를 들었다는 증빙이 어렵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연수평점의 부여 및 출결 신뢰도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온라인 학회로의 전면 대체는 어렵다는 뜻이다.
제약사의 셈법은 다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제약사의 온라인 전환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학회를 통한 노출보다는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웨비나 방식이 보다 효율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최근 웨비나를 진행한 모 제약사 관계자는 "학회 홍보 부스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효과가 미미하다고 생각한다"며 "반면 웨비나는 누가 접속했고, 접속 유지 시간까지 확인한 수 있어 효과적이기 때문에 많은 업체가 웨비나를 활용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온라인 전환에 있어 기술적 완성도는 이미 확인한 만큼 관심은 온라인 기조의 지속 가능성에 집중되고 있다. 코로나19가 소강 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향후 언택트 기조가 대세가 될 가능성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여전히 한계가 분명한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온라인 방식을 활용한 학술대회, 교육, 심포지엄을 진행한 학회 및 제약사 등의 의견을 통해 다가온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풍경 변화에 대해 살펴봤다.
▲공청회까지 모니터로…코로나19에 우뚝 선 '온라인'
의료 관련 행정, 학술, 제약 분야까지 온라인은 얼마나 많은 곳으로 침투했을까.
학회 시즌은 보통 춘/추계로 나뉜다. 코로나19 여파로 춘계 학술대회는 개최 취소(연기)와 온라인 개최 두 가지 선택지만 존재했다. 온라인 방식은 시도가 어려웠을 뿐 실제 활용에는 크게 문제가 없다는 평이 줄 잇는다.
대한당뇨병학회는 4월 제23차 연수강좌를 온라인으로 대체한 데 이어 이달 8일부터 9일까지 당뇨병학회는 제33차 춘계학술대회를 온라인방식으로 진행했다. 3개의 채널에서 총 10개의 세션, 70여 편의 온라인 포스터를 발표했다. 대한감염학회는 유튜브 플랫폼을 활용, 지난 24일 코로나19를 주제로 첫 웨비나(웹+세미나)를 개최하고 치료와 관련된 최신치료 및 과학적 근거를 점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런 기조는 국제 해외에서도 확인된다. 학회 발표와 동시에 온라인으로 자료를 공개하는 방식에서 더 나아가 행사운영 전반을 온전히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4월 말 개최된 미국임상연구학회(AACR)에 이어 5월에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가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특히 콘텐츠 형태는 주문형 비디오(on-demand), 구두 프리젠테이션, 음성 설명을 곁들인 PDF 포스터 발표까지 가능하다는 점은 학회 진행방식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
정부 기관 및 의약단체, 제약사들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오는 28일 첨단재생바이오법 하위법령 제정령(안) 관련 공청회를 온라인으로 기획해 눈길을 끌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유튜브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 구독 및 라이브방송 접속 방식으로 진행하게 된다"며 "공청회관련 질의 의견은 사전 제출하거나 온라인공청회에서 실시간 댓글을 통해 제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외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가 4월 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온라인으로 '제 16기 정기총회'를 개최했고 제약바이오협회는 5월 교육과정부터 코로나19 종식 시점까지 GMP 교육을 실시간 온라인 과정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휴젤은 사상 첫 온라인 미용성형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 실시간 생중계를 통해 누적 접속자수 약 1600명을 기록하는 등 성공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 병원 회의도 화상으로 바뀌었다. 서울대병원은 줌(zoom)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의료진간 화상회의를 진행했다.
▲온라인 '신세계' vs 한계 뚜렷
앞서 언급한 전환 사례들만 보면 온라인은 당장이라도 '대세'로 자리잡을 것 같은 분위기. 의견은 분분하다. 온라인의 가능성을 신세계로 보거나, 그저 지나가는 일시적 유행으로 보는 측면도 존재한다. 온라인 학회 등을 경험해 본 사람들의 의견은 어떨까.
박현준 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 인사윤리위원장은 전자에 속한다.
박 위원장은 "웨비나의 가능성을 본 사람이라면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것이라 생각하지 않을 것 같다"며 "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가 해외에서 세 번 정도 강연을 했는데 매번 1~2천명씩 몰려오는 일이 흔해 온라인이 활용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그는 "양질의 컨텐츠가 온라인 방식으로 제공된다면 장소 및 시간에 제약없이 접근성이 강화된다는 측면이 장점"이라며 "이에 올해 학회는 웨비나 방식으로 기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필러 주입 후 내부에서 어떻게 확산되고 뭉쳐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3D 해부 조영 장치를 가지고 이를 시연해보인 적이 있다"며 "텍스트 지식이라면 학회 발표로 충분할 수 있지만 멀티미디어 활용 자료는 온라인이 더 적합하다는 생각이든다"고 온라인 대세론에 손을 들어줬다.
일부에선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모 개원의는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특수성 때문에 온라인이 확산됐을 뿐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 온라인 기조는 사라질 것으로 본다"며 "일단 온라인은 불편할 뿐더러 화면도 작아 자료를 확인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온라인 학회에 연수 평점 미부과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며 "학회가 지식 습득 이외에 교류의 장이라는 측면을 생각하면 온라인 대세론은 신기루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조영민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방식이 함께 하는 하이브리드가 대세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확실치는 않지만 포스트 코로나 이후에는 학회가 하이브리드 형태가 될 것으로 본다"며 "오프라인 학회가 진행이 되지만 다른 장소에서도 온라인 접속이 가능한 그런 형태를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회에 참석하다 보면 다른 공간에서 진행되는 강의를 듣지 못해 아쉬울 때가 있다"며 "이런 시간적, 공간적 미충족 욕구를 온라인 방식이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과거 오프라인 방식 그대로 회귀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적인 완성도는 어느 정도 합격점으로 보지만 오프라인처럼 소통이 원활치 않다는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청중 반응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지식 전달이라는 목적 외에 유명 강사들처럼 청중을 끌어들이는 그런 강의 스킬이 온라인 미디어에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면적 전환 어렵다…복잡한 온/오프라인의 셈법
온라인 전환에는 복잡한 셈법이 작용한다.
먼저 온라인 전환에 따른 새 수익 모델 창출이 가능하냐는데 문제다. 학회에서 제공하는 제약사 홍보 부스 비용 및 제약사 제공 런천 심포지엄으로 운영비의 상당 부분을 충당하는 만큼 이와 같은 현실적인 재원 마련 수단이 없다면 온라인 방식의 전면적 도입은 학회 스스로의 요구에 의해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조명찬 전 고혈압학회 이사장은 "온라인 학회 전환에 필요한 기술은 이미 완성돼 있다는 이야기가 많지만 학회가 부스 유치를 못한다는 점이 걸림돌로 거론된다"며 "변화가 자리를 잡으려면 법과 제도 및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회가 공익적인 측면이 크고 이윤 추구가 목적이 아니다보니 운영비의 상당 부분이 제약사 스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온라인 스트리밍에도 광고가 가능한지 사회적 합의 여부에 따라 온/오프라인 방식 전환의 큰 흐름이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스트리밍 방식에 제약사 광고를 붙이는 방법이 어렵다면 학회 컨텐츠를 VOD 방식으로 제작, 과금하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학회 회원들의 거부감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 관계자는 "VOD처럼 사용자가 선택한 강의 컨텐츠를 비용을 지불하고 시청하는 방식을 고려해 볼 수 있다"며 "낯설고 생소한 방식이라는 점에서 비용 문제보다는 거부감을 완화하는 게 관건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국내 학회끼리 경쟁하면서 양질의 컨텐츠를 만드는데 이런 내용이 해외에 많이 유출된다"며 "디지털 포맷 도입 시 복사와 유통이 쉽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학회의 출결 확인도 걸림돌이다. 현재 대한의사협회는 온라인 학회의 연수 평점을 인정치 않는다. 의료법에 따라 의사는 연간 8점, 3년 24점의 연수 평점을 이수해야 한다. 수 년 전 의료진의 자격 논란이 불거지면서 바코드를 통한 출결 확인으로 강화됐지만 온라인은 엄격하게 출결을 확인할 수단이 없다.
누가 온라인에 접속했는지 확인할 수 없고, 온라인 접속만으로 강좌를 들었다는 증빙이 어렵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연수평점의 부여 및 출결 신뢰도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온라인 학회로의 전면 대체는 어렵다는 뜻이다.
제약사의 셈법은 다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제약사의 온라인 전환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학회를 통한 노출보다는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웨비나 방식이 보다 효율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최근 웨비나를 진행한 모 제약사 관계자는 "학회 홍보 부스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효과가 미미하다고 생각한다"며 "반면 웨비나는 누가 접속했고, 접속 유지 시간까지 확인한 수 있어 효과적이기 때문에 많은 업체가 웨비나를 활용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