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 돈되는 과 제쳐두고 산업의학 교수 채용

안창욱
발행날짜: 2011-04-13 06:48:54
  • 개원 40년만에 임신예 교수 임용…"정도 경영 일환"

경희의료원이 개원 40년 만에 처음으로 산업의학과 전담 교수를 채용해 화제다.

임신예 교수
특히 대다수 대학병원들이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른바 돈 되는 진료과의 교원을 충원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2일 경희의료원에 따르면 경희대병원은 최근 5명의 교원을 새로 채용했다.

이번 인사에서 관심을 끄는 인물은 바로 산업의학과 전임강사로 채용된 임신예 전문의다.

지금까지 경희대병원 산업의학과는 가정의학과 최현림 교수가 과장을 겸임하고 있었다. 따라서 임신예 교수는 개원 40년만에 맞는 산업의학과 교원 1호가 된 셈이다.

그렇다면 경희대병원은 어떻게 산업의학과 전문의를 채용하게 됐을까.

산업의학과가 경영에 도움이 되는 진료과가 아니라는 점에서 경희대병원도 고민이 많았다. 그러나 대학병원은 정도를 걸어야 한다는 임영진 원장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임영진 원장은 "여러 진료과에서 임상교수를 늘려달라는 요구가 쇄도한 것이 사실"이라며 "또한 경영을 생각한다면 메이저 과를 중심으로 의료진을 늘려야 하는 것도 맞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물론 경영도 중요하지만 대학병원이라면 그 소임에 맞게 정도를 걸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이러한 이유로 고심끝에 산업의학과 교원을 뽑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병원의 고심을 아는 듯 임신예 교수 역시 산업의학의 발전을 위한 확고한 신념을 드러냈다.

임 교수는 "나 역시 가정의학과 전문의와 펠로우 과정을 수료했다"며 "하지만 산업의학의 막중한 역할을 생각해 전공을 전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서울지역 대학병원들은 산업의학과 교수를 거의 채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경희대병원이 많이 배려해 준 것을 알고 있다"며 "그만큼 막중한 책임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직무에 집중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임 교수는 서울아산병원에서 가정의학과 전공의, 펠로우 과정을 수료한 뒤 다시 서울대 보건대학원에 들어가 산업의학과 전공의를 마쳤으며 2009년부터 2년간 경희의료원에서 산업의학과 펠로우 과정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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