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협상 의·병협 신경전…충분히 회복했다고? 병원계 반박
2026년도 수가협상이 본격 시작된 가운데, 병원급 의료기관은 지난해 의정갈등으로 입은 피해를 강조하며 이를 회복하기 위한 충분한 수가 인상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정부의 '조' 단위 지원금을 통해 이미 충분히 회복했다는 개원가 등의 주장에는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대한병원협회는 16일 국민건강보험공단영등포남부지사에서 개최된 1차 수가협상에 참여했다.대한병원협회 유인상 협상단장(제1보험위원장)은 16일 국민건강보험공단영등포남부지사에서 개최된 대한병원협회 1차 수가협상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유인상 단장은 "의료기관들이 의정 사태 이후로 어려움에 처해 있어서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명확하게 자료를 제공하면서 병원급 어려움을 어필해 진정성 있게 협상에 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그는 "공단에서 공유받은 2024년 보험금 진료비 현황에 따르면 병원은 전체 0.7% 증가했다"며 "전 유형 평균이 3.4%에 준하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치"라고 밝혔다.그 이유 중 하나는 지난 2024년도 의대증원을 둘러싼 의정갈등 사태로 상급종합병원의 진료비가 8.8% 감소했기 때문이다.유인상 단장은 "현재도 진료를 비롯한 전반적인 운영 체계가 아직도 안정화되지 않았다"며 "이러한 부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기 때문에 병원급 의료기관들은 현재 상당한 위기감과 불안감에 빠져있다"고 말했다.또한 그는 치솟는 인건비 역시 의료기관에 거대한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지적했다.유인상 단장은 "여러 국가 지원금을 의료인에 대한 인건비나 수당으로 지급하다 보니, 이로 인해 타 직종까지 인건비가 상승됐다"며 "전체적으로 매출 대비 인건비 상승 비율이 상당히 증가하는 것이 현재 병원계의 전반적인 양상"이라고 강조했다.그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유입되면서 병원에 근무하는 많은 직종이 과거에 비해 근무 시간이 감소하고 요구도가 증가하고 있다"며 "지금 병원계는 회계나 통계에 대해 면밀하게 조사해 자료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의 지원책이나 여러 가지 상황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다"며 "이번 수가협상에 기대하는 것도 있지만 필수적으로 받아야 될 부분을 잘 받아서 우리 국민들한테 의료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또 열심히 임하겠다"고 전했다.하지만 의원급 의료기관은 이미 정부의 '조' 단위 지원금 지급으로 병원급 어려움이 충분히 해소됐다고 주장하고 있다.이에 유인상 단장은 "지원금은 인건비로 많이 지원되면서 의료인이 병원을 떠나지 않도록 붙잡는 용도로 쓰인 부분이 가장 많다"며 "외부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재정적으로 엄청난 지원을 받아 병원계가 이득을 봤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이어 "선지급금 또한 전공의 수련 병원에 대해 재정적으로 압박받고 있는 부분을 지원해 준 것이 아니다"라며 "빌려주고 그 부분을 다시 환수 조치하는 양상이기 때문에 결이 다르다"고 강조했다.대한약사회 오인석 협상단장은 "약국은 "2024년도 물가 인상률인 2.3%에 전혀 미치지 못하는 행위료 인상률로 겨우 버티고 있다"고 주장했다.■ 약사회 "코로나19보다 어려워…수가 정상화 없다면 약국 무너질 것"대한약사회는 약국계가 코로나19 시절보다 더욱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음을 강조하며, 수가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대한약사회 오인석 협상단장(부회장)은 "약국은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인해 전 국민의 의료기관 이용이 제한적이었던 2020년, 2021년보다도 더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약국의 2024년도 환산지수 인상률은 1.7%였고, 행위료 증가율은 1.9%였다"며 "약국은 지난해 오롯이 환산지수 인상으로 인한 행위료 인상 효과만 있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이어 "부연 설명이 없어도 수치만으로 지난해 약국이 얼마나 참담한 상황인지 알 수 있다"며 "2024년도 물가 인상률인 2.3%에 전혀 미치지 못하는 행위료 인상률로 약국은 겨우 버티고 있다"고 주장했다.오 단장은 "의료 대란으로 국민의 의료 이용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약국은 흔들림 없이 문을 열고 단 한 명의 환자라도 적시에 조제 투약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꿋꿋하게 1차 보건의료 현장을 지켰다"라고 말했다.이어 "하지만 약국 조제 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며 "감염병 이후 나아질 거라 기대했던 의약품 품절 수급 불안정은 전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매일 아침 약사들의 업무의 첫 번째는 조제를 위한 의약품을 주문하기 위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강조했다.끝으로, 오 단장은 "코로나19에 이어 의료 대란을 버티고 있는 약국은 벼랑 끝에서 아주 힘들게 서 있다"며 "이번 협상에서 이런 현실적인 수준으로 인상률이 결정되지 않는다면 약국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이어 "안정적인 건보 재정 운영은 당연히 중요한 과제이지만, 제대로 써야 할 재정을 움틀어쥐고 언제까지 계속 약국을 쥐어짜기만 할 수 없다"며 "올해도 쪼개기식 협상이 진행되지 않고 항상 정상화된 수가로 약국이 1차 보건으로 해서 국민들에게 안정적이고 정상적인 조제 투약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를 간절히 부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