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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2026

임신중지약 놓고 여야 격돌…가교임상·법개정까지 쟁점

[메디칼타임즈=김민건 기자] 내년 1분기 도입을 목표로 허가 심사가 진행 중인 임신중지 의약품 '미프지미소(이하 미프진)'가 국회 종합감사에서 30분 가까운 여야 공방의 중심에 섰다. 27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는 이상준 현대약품 대표가 증인으로,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회장이 참고인으로 출석해 여야 의원들의 집중 질의를 받았다.27일 오후 늦게 진행된 미프진 도입 관련 질의에서 여야 간 의견 충돌을 빚었다.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해외 이상사례 보고와 추가 연구 동향을 근거로 한국인 대상 가교임상과 관련 법률 정비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가교임상 면제 가능성은 이미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 검토된 사안이며, 도입 논의 역시 대통령 지시 이전부터 국회와 정부에서 지속돼 왔다고 맞섰다.허가를 신청한 현대약품 측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보완을 요구한 위해성관리계획(RMP)을 늦어도 다음 달까지 제출하겠다고 밝혔으며,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료계와의 안전 사용체계 마련 및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을 함께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현대약품이 영국 라인파마 인터내셔널로부터 도입을 추진 중인 미프지미소는 미페프리스톤 200mg 1정과 미소프로스톨 200㎍ 4정으로 구성된 콤비팩이다. 지난 2024년 12월 임신 63일 이내 사용을 조건으로 세 번째 품목허가가 신청됐으며, 식약처는 지난 9월 관련 절차가 충실히 이행될 경우 2027년 1분기 내 도입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이상준 현대약품 대표는 이날 증인으로 참석해 오는 11월 중 위해관리계획을 제출하겠다고 했다.이날 국감에서는 남은 허가 절차와 함께 안전성 문제가 먼저 도마에 올랐다. 이만희 보건복지위원장은 이상준 대표에게 "약물 자체의 안전성뿐 아니라 실제 유통 시 오남용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일본 사례를 꺼냈다. 일본이 해당 의약품을 도입하면서 자국민 대상 임상시험을 실시한 결과 상당수에서 이상사례가 발생했다는 것이다.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현지 3상 임상시험 참여자 120명 가운데 57.5%인 69명에서 하복부 통증(30.0%), 구토(20.8%) 등의 이상사례가 보고됐다. 미프진 투여 후 24시간 이내 임신중지 성공률은 93.3%였다. 이 위원장은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국내에서도 가교임상 필요성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에 이 대표는 가교임상 실시 여부는 회사가 아닌 식약처가 제출된 안전성·유효성 자료를 토대로 과학적으로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그는 "중앙약심과 식약처 전문가들이 많은 논의를 거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회사는 그 결론을 따르는 것이지 가교임상 여부를 말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라고 답했다.미프진의 경우 이미 2021년 중앙약심 자문 결과, 전문가 다수가 수년간의 해외 사용 현황과 세계보건기구(WHO) 지침 등을 토대로 가교시험 면제를 검토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남인순 민주당 의원은 "당시 중앙약심에서 면제 가능성이 논의됐다"며 현대약품이 기존 심사 경과를 충분히 파악해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허가 절차와 관련해 구체적인 일정도 확인됐다. 남 의원이 식약처 보완 요구에 따른 위해성관리계획 자료 제출 시점을 묻자, 이 대표는 "늦어도 다음 달 안에는 무조건 제출할 것"이라고 답했다. 위해성관리계획(RMP)은 시판 후 부작용 감시와 안전 사용 교육, 위해성 완화조치 등을 담는 핵심 절차다. 현대약품이 11월 중 보완자료를 제출하면 식약처 허가 심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나, 실제 허가 시점은 자료의 적정성에 대한 식약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은 미프진 도입은 찬성하면서 과정에서 절차가 맞지 않았다고 했다.그러나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미국에서도 미프진에 대한 추가 안전성 연구가 진행 중이고, 대한의사협회와 산부인과 단체들이 법률 개정과 안전사용체계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허가에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의료현장에서 목소리도 나왔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회장은 "미프진 복용 후 추가 수술이나 응급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어떤 의료기관에서 어떤 방식으로 치료할지 구체적인 전달 체계가 준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이 정부와 후속 치료 절차를 논의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김 회장은 충분한 협의가 없었다며 "당사자들과 상의 없이 얼마나 진행됐는지 오히려 묻고 싶다"며 "정책 도입 과정에서 의료계와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그러면서도 김 회장은 임신중지 의약품 도입 자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의료단체 입장문에 도입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지 않느냐는 남인순 의원의 질의에 김 회장은 "맞다"며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법률이 개정된 이후 단계에 따라 가야 하는데 순서가 뒤바뀌었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이와 관련해 이만희 위원장은 엄격한 유통·사용체계를 적용 중인 일본 사례를 거론하며 국내에서도 안전성 확보 후 엄격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식약처가 위해성관리계획을 검토하면서 일본 사례도 봤을 것"이라며 "여성의 안전이 중요한 만큼 안전한 사용체계를 의료계와 함께 준비하겠다"고 했다.대통령 한마디에 도입 아니냐 VS 이전부터 준비해와쟁점은 의약품 허가를 넘어 법률 개정과 정치 공방으로도 이어졌다. 실제 처방·조제에 앞서 현행 형법과 모자보건법을 정비해야 한다는 백종헌 의원의 지적에 정 장관은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낙태죄 처벌 규정은 효력을 상실한 상황"이라면서도 "형법이나 모자보건법 개정까지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인정했다. 이어 "총리 주재 부처 회의에서 법 개정 문제도 논의 중"이라며 "모자보건법은 여러 의원이 개정안을 내놓은 만큼 정부 대안을 마련해 법안 심의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후반부에는 도입 추진 배경을 두고 여야가 정면으로 맞붙었다. 이만희 위원장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관한 문제임에도 정부가 대통령 지시를 계기로 법적·의학적 검토 없이 도입을 서두르는 것 아니냐"고 했다.이에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즉석에서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복지위에서 이미 약 2년 동안 복지부와 식약처를 상대로 도입과 안전성 검토를 요구해 왔다"며 "대통령 발언 때문에 정부가 일을 시작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조배숙 의원은 기존 논의가 있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그동안 선(先) 법률 개정 입장을 보여온 식약처가 최근 도입 방침을 구체화하게 된 과정은 별도로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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