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 관리 시대 끝났다"…바이엘, 완치 패러다임 이끈다

[메디칼타임즈=베를린 문성호 기자]글로벌 제약사 바이엘(Bayer)이 오는 2027년을 기점으로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을 앞세워 '중단위 성장(mid-single-digit)' 궤도에 재진입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단순한 질병 관리를 넘어 '완치(Cure)'를 지향하는 파격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삼는 동시에, 이러한 혁신을 뒷받침할 보건의료 지불제도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화두를 제시했다.이를 바탕으로 지난 2025년 거둔 기록적인 신약 승인 성과를 지렛대 삼아, 2030년까지 영업이익률 30%를 달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까지 제시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바이엘  제약사업부 스테판 욀리히(Stefan Oelrich) 사장이 '2026 바이엘 파마 미디어 데이'에서 파이프라인 운영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바이엘 제약사업부는 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2026 바이엘 파마 미디어 데이(Pharma Media Day)'를 개최하고, 회사의 미래 성장을 견인할 5대 핵심 촉진제와 혁신 파이프라인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심혈관·항암 신약 앞세운 자신감우선 이번 행사에서 바이엘이 던진 핵심 화두는 '포트폴리오의 세대교체'와 'R&D 생산성 혁신'으로 요약된다.바이엘에 따르면, 지난 2025년은 회사 역사상 기록적인 한 해였다. 3건의 신제품 승인과 2건의 신규 적응증 확보 등 총 5건의 '첫 승인(First-approvals)'을 따냈고, 6건의 주요 임상 3상에서 긍정적인 데이터를 도출했다.이를 두고 바이엘은 역대 '최강(Strongest-ever)'이라는 표현을 활용, 기업이 갖춘 포트폴리오에 자신감을 내비쳤다.바이엘 경영이사회 위원이자 제약사업부 이끌고 있는 스테판 욀리히(Stefan Oelrich) 사장은 "전략적 우선순위와 과학적 엄격함에 집중한 변혁적 전략이 결실을 보고 있다"며 "사상 최강의 제약 포트폴리오와 AI 기반 운영 모델을 통해 2027년부터 성장을 회복하고, 2030년까지 영업이익률 30%를 달성하는 궤도에 올랐다"고 강조했다.이 같이 바이엘이 제시한 2027년 성장 반등의 근거는 명확하다. 특허 만료 등 기존의 리스크를 상쇄할 만큼 강력한 신규 라인업이 임상 현장에 안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바이엘은 성장을 이끌 5대 촉진제로 ▲심혈관(Cardiology)을 필두로 ▲만성 신장병(CKD) ▲종양학(Oncology) ▲여성 건강 ▲의료 영상 분야를 지목했다. 특히 각 분야에서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 또는 '베스트 인 클래스(Best-in-class)' 지위 확보를 목표로 내걸었다.바이엘 연구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크리스찬 롬멜(Christian Rommel) 부사장이 회사가 가진 R&D 미래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심혈관 분야에서는 차세대 기전인 '인자 XIa(factor XIa)' 억제제인 '아순덱시안(Asundexian)'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혈 기능은 유지하면서 병적인 혈전 형성을 차단해 이차 뇌졸중을 예방하는 방식이다. 또한 유럽 시장에 도입 중인 ATTR-CM(트랜스티레틴 심근병증) 치료제는 유전자 안정화를 통해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보호 변이' 모방 기전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종양학 분야의 성장세도 매섭다. 2세대 안드로겐 수용체 억제제(ARi)를 필두로 전립선암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한편, 차세대 정밀 항암 전략인 '표적 알파 치료법(TAT)'을 핵심 기둥으로 세웠다. 여기에 대장암 등 MSI-H(고빈도 마이크로세틀라이트 불안정성) 암세포를 타겟하는 'WRN 헬리카제 억제제' 등 신규 기전의 임상 진입도 본격화됐다. 여성 건강 분야에서는 폐경 증상(VMS) 및 유방암 보조 내분비 요법 부작용 관리 시장을 겨냥했다. 2030년까지 폐경 경험 여성이 12억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KNDy 뉴런 조절을 통한 삶의 질 개선 치료제로 시장 우위를 점하겠다는 복안이다.바이엘 연구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크리스찬 롬멜(Christian Rommel) 부사장은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자산으로 파이프라인을 쇄신하려는 우리의 전략은 2025년의 기록적인 성과에서 보듯 잠재력을 입증하고 있다"며 "2026년에는 심혈관, 항암, 재생 세포 및 유전자 치료, 분자 이미징 분야에서 정밀 의료 전략을 검증할 다수의 핵심 마일스톤이 예상된다"고 말했다.유전자 치료제 개발·AI 활용 집중 최근 의료 현장에서 주목받는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CGT) 분야의 진전도 눈에 띈다. 현재 바이엘은 자회사인 AskBio와 BlueRock을 통해 파킨슨병(PD)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단회 투여 유전자·세포 치료제 임상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심부전(HFrEF) 대상 유전자 치료제 역시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평가다.특히 BlueRock을 통한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은 이번 행사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바이엘은 세계 최초로 상업적 등급의 뉴런을 제조, 사람의 뇌에 이식하는 데 성공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이는 질병의 진행을 늦추는 수준을 넘어, 손상된 신경을 교체해 시간을 되돌리는 치료(Turn back the clock)'가 가능함을 시사한다. R&D 효율화를 위한 '디지털 전환'도 속도를 낸다.  바이엘은 자회사인 AskBio와 BlueRock을 통해  단회 투여 유전자·세포 치료제 임상을 가속화하고 있다. AI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한 R&D 생산성 제고하는 동시에 후보 물질의 임상 개발 단계 진입 기간을 단축하겠다는 것이 핵심 전략이다 .바이엘 R&D 데이터 사이언스 및 AI 총괄 사이자스티(Sai Jasti) 부사장은 "익명화된 환자 중심 데이터와 AI 플랫폼 아키텍처를 통합해 2030년까지 R&D 생산성을 40%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바이엘은 밴더빌트 대학교 의료센터, 핀란드의 핀젠 등과 글로벌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단백질 설계 플랫폼 기업 '크래들(Cradle)'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임상 개발 단계 진입 기간 단축에 나섰다.바이엘 제품 전략을 총괄하는 크리스틴 로스(Christine Roth) 부사장은 "환자들에게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와 '베스트 인 클래스(Best-in-class)' 옵션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유일한 목표"라며 "지난 몇 년간 내린 과감한 결정들이 이제 실제 환자 현장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혁신 가치 반영할 '지불제도' 혁신 촉구바이엘은 이러한 과학적 혁신이 실제 환자의 혜택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업의 노력뿐 아니라 보건 의료 시스템과 지불제도(Pricing &Reimbursement)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스테판 욀리히 사장은 현대 의학의 폭발적인 발전 속도를 언급하며 변화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그는 "1950년대에는 의학 지식이 두 배로 늘어나는 데 50년이 걸렸지만, 이제는 그 주기가 3개월도 채 되지 않는다"며 "과학적 지식은 빛의 속도로 진보하는데, 이를 뒷받침해야 할 보건의료 지불 시스템은 여전히 과거의 틀에 머물러 있다"고 꼬집었다.'2026 바이엘 파마 미디어 데이'에 참석한 주요 제약사업부 임원진 모습이다. 발표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스테판 욀리히 사장은 신약개발에 맞는 새로운 지불제도 접근방식에 대한 고민이 이어져야 한다고 평가했다.특히 단 한 번의 투여로 완치를 지향하는 '원샷 치료제(Once-and-done)' 시대가 도래 함에 따라, 기존의 분절적인 '서비스 건당 지불(Fee-for-service)' 방식은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다.아울러 바이엘은 보험 급여가 적용되기 전이라도 환자들이 혁신 신약에 조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환자 지원 프로그램(Patient Support Programs)'을 강화하고, 초기 임상 단계부터 보험 지불자(Payers)들과 협력해 확실한 경제적 가치 근거를 구축하겠다는 전략도 덧붙였다.스테판 욀리히 사장은 "현재의 의료 시스템은 우리가 선보이는 파괴적 혁신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며 "혁신 신약의 가치를 온전히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지불 모델(New payment models)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그는 "단 한 번의 치료(Once-and-done)로 환자를 완치시키는 것은 병원 체류 기간을 줄이고 사회적 생산성을 회복시키는 가장 확실한 경제적 솔루션"이라며 "지불자들이 전향적인 자세로 새로운 지불 모델을 수용할 때, 비로소 과학의 진보가 환자의 삶을 바꾸는 기적으로 완성될 것"이라고 행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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