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위 검사가 더 많이 찾아"…C형간염 보편검진 근거 확보
대한간학회의 주도로 올해부터 C형간염 국가건강검진이 도입된 가운데 보편적 검사의 효용성을 뒷받침하는 새 연구 결과가 나왔다.특정 위험군만 골라 C형간염 검사를 하는 기존 방식보다, 모든 환자에게 무작위로 검사를 제안하는 방식이 신규 감염자를 더 효과적으로 찾아낸다는 것.미국 덴버 보건 응급의학과 제이슨 하우코스 등 연구진이 진행한 응급실에서의 C형 간염 스크리닝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JAMA에 9일 게재됐다(doi: 10.1001/jama.2025.10563).미국 덴버·볼티모어·잭슨 등 3개 도시의 대형 응급실에서 진행된 이번 연구는 'DETECT Hep C 임상시험'으로,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검진 전략의 우열을 비교한 최대 규모의 실증이다.이번 임상은 2025년 3월까지 미국 3개 응급실에서 방문환자 총 14만 7498명을 무작위로 배정해 진행됐다.C형간염 진단에 있어 보편적 검사의 효용성을 뒷받침하는 새 연구 결과가 나왔다.환자 연령은 18세 이상이었고, 중환자나 과거 C형간염 진단을 받은 경우, 동의할 수 없는 경우는 제외됐다.환자들은 무작위로 두 그룹에 배정됐으며, 한 그룹은 연령이나 위험요인에 관계없이 모두에게 C형간염 검사를 제안하는 '비표적(nontargeted)' 검사군(7만 3847명), 다른 한 그룹은 기존처럼 약물사용 이력이나 특정 연령대 등 위험요인을 가진 사람에게만 검사를 제안하는 '표적(targeted)' 검사군(7만 3651명)이었다.비표적군에서는 전체의 13.4%(9867명)가 C형간염 검사를 받았고, 이 중 154명이 신규 RNA 양성으로 진단됐다.반면 표적군에서는 위험요인을 가진 31.8%(2만3400명) 중 6.3%(4640명)만 검사를 받았으며, 115명이 신규 확진됐다.전체 신규 확진률로 보면 비표적 검사가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환자를 검사하고도 더 많은 환자를 찾아낸 셈이다.무작위 검사의 신규 감염자 발견 상대위험도(RR)는 1.34로, 표적 검사보다 34% 더 많았으며 통계적으로 유의미했다(P=0.02).다만 진단 이후 치료로 이어지는 이행률은 여전히 낮았다.새롭게 C형간염으로 진단된 환자 중 의료기관에 연계된 비율은 비표적군 19.5%, 표적군 24.3%에 그쳤고, DAA(직접작용 항바이러스제)를 시작한 비율은 각각 15.6%와 17.4%, 치료 완료율은 12.3%와 12.2%로 비슷했다.치료 후 12주 지속적 바이러스 반응(SVR12)을 달성한 환자 비율도 각각 9.1%와 9.6%에 불과했다.연구진은 "다기관 무작위 임상 시험에서 새로운 HCV 감염을 식별하기 위해 비표적 접근법이 표적 선별보다 우수했다"며 "진단 이후 12주차까지 지속적인 치료로 전환한 환자 수가 크게 감소한 것은 혁신적인 치료 모델의 시급함을 뜻한다"고 결론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