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병원 구인난·인건비 가중 직격탄…"당장 폐지"
충북에 위치한 A병원은 현재 간호사를 모집중이다. 이 병원은 경력 여부를 따지지 않고 3300만원을 연봉으로 제시했다. 주간 근무만 해도 무방하며, 식사와 기숙사, 셔틀버스 운행 등의 편의도 제공한다.
A병원은 지난해 10월에도 간호사 구인광고를 냈다. 당시 제시한 연봉은 3천만원. 불과 6개월 만에 300만원을 더 얹어줘야 할 처지가 된 것이다.
메디칼타임즈가 일부 중소병원을 대상으로 간호사 채용시 연봉을 조사한 결과 A병원과 유사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전북의 B병원은 간호사를 모집하면서 2011년 졸업생 3200만원, 3년차 이상 경력자 3500만원을 약속했다.
부산의 C병원 원장은 "지난해만 해도 간호대 졸업 예정자는 2300만원 정도를 제시하면 채용할 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3000만원대로 뛰었다"고 하소연했다.
중소병원들은 간호사 월급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것도 걱정이지만, 이 정도 연봉을 제시해도 지원자가 없다는 게 더 심각한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경기도의 D병원 이사장은 간호사를 구할 수 없어 몇 년 째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는 "간호사를 뽑지 않는 게 아니라 도저히 채용할 수가 없다"면서 "식사 제공은 기본이고, 각종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해도 원서가 들어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중소병원협회 관계자는 "불과 5년전만 해도 신규 간호사 연봉이 2000만원을 넘지 않았는데 지금은 3000만원을 넘보고 있다"면서 "이는 사실상 대학병원 수준"이라고 환기시켰다.
중소병원들, 간호사 구인난·인건비 가중 이중고
업계 최고 연봉을 보장, 어렵사리 간호사를 채용하더라도 산 넘어 산이다.
D병원 이사장은 "새로 들어오는 간호사 월급을 올려주면 다른 간호사들도 연봉을 인상해야 한다. 그러면 행정직들이 가만 있겠느냐"면서 "전체 비용 중 인건비를 35%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는데 이런 이유 때문에 50%까지 육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중소병원들이 경영 상태가 좋으면 다행인데 태반이 그렇지 못하다보니 인건비를 충당하기 위해 자산을 까먹거나 대출을 늘리고 있다"면서 "오죽하면 차라리 병원 문을 닫고 싶다고 하겠느냐"고 덧붙였다.
간호사가 귀한 몸이 되면서 원장들의 불만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B병원 원장은 "간호사 구인난이 심화되고, 몸값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조금 힘들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나가버린다"면서 "나이팅게일 정신이 옛말이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병원간호사회가 2010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간호사 이직률이 평균 18.5%로 나타났다. 이직 사유를 보면 '타 병원으로 옮기기 위해서'가 18.9%로 가장 많았다.
중소병원들은 이 같은 현상이 빚어지는 가장 큰 원인으로 간호관리료 차등제를 지목하고 있다.
1999년 11월부터 시행된 간호관리료 차등제는 병상 대비 간호사 확보 수준에 따라 6개 등급으로 나눠 입원환자 간호관리료를 차등 지급하는 것으로, 간호의 질을 향상시키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그러나 간호관리료 차등제 시행에도 불구하고 병원들의 등급이 상향되지 않자 복지부는 2007년 4월부터 감산 등급인 7등급을 신설하는 칼을 뽑아들었다. 7등급 의료기관은 6등급 수가의 5%가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게 된다.
하지만 정부의 간호관리료 차등제의 칼 끝은 불행하게도 가뜩이나 어려운 중소병원들을 겨냥했고, 이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시행 5년만에 실패한 정책을 폐지하라는 거센 저항에 직면한 이유다.
심평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간호관리료 차등제 대상 8429개 의료기관 가운데 무려 7774개(92.2%)가 인력 산정현황조차 신고하지 않아 7등급으로 분류됐다.
특히 병원급 의료기관 1480개 가운데 1220개(81%)가 7등급이었고, 1167개는 인력 현황 신고조차 포기했다.
반면 44개 상급종합병원의 등급 분포를 보면 1등급이 3개, 2등급이 10개, 3등급이 28개, 4등급이 3개로 모두 수가 가산을 받았다. 274개 종합병원 역시 7등급은 63개에 불과했다.
병원급 의료기관들이 간호관리료 차등제 시행의 희생양이 된 것이다.
중소병원협회 관계자는 "의료기관의 92%가 간호사를 구하지 못해 7등급 신세로 전락했는데 어떻게 간호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느냐"면서 "간호관리료 차등제는 실패한 정책이기 때문에 당장 폐지하거나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또 이 관계자는 "간호사 입장에서 보면 근무환경이 좋고, 연봉이 높은 대학병원을 선호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중소병원들은 간호사 대란이 빚어지는 것"이라면서 "6등급도 유지하지 못하는데 무슨 간호의 질이냐"고 되물었다.
A병원은 지난해 10월에도 간호사 구인광고를 냈다. 당시 제시한 연봉은 3천만원. 불과 6개월 만에 300만원을 더 얹어줘야 할 처지가 된 것이다.
메디칼타임즈가 일부 중소병원을 대상으로 간호사 채용시 연봉을 조사한 결과 A병원과 유사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전북의 B병원은 간호사를 모집하면서 2011년 졸업생 3200만원, 3년차 이상 경력자 3500만원을 약속했다.
부산의 C병원 원장은 "지난해만 해도 간호대 졸업 예정자는 2300만원 정도를 제시하면 채용할 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3000만원대로 뛰었다"고 하소연했다.
중소병원들은 간호사 월급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것도 걱정이지만, 이 정도 연봉을 제시해도 지원자가 없다는 게 더 심각한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경기도의 D병원 이사장은 간호사를 구할 수 없어 몇 년 째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는 "간호사를 뽑지 않는 게 아니라 도저히 채용할 수가 없다"면서 "식사 제공은 기본이고, 각종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해도 원서가 들어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중소병원협회 관계자는 "불과 5년전만 해도 신규 간호사 연봉이 2000만원을 넘지 않았는데 지금은 3000만원을 넘보고 있다"면서 "이는 사실상 대학병원 수준"이라고 환기시켰다.
중소병원들, 간호사 구인난·인건비 가중 이중고
업계 최고 연봉을 보장, 어렵사리 간호사를 채용하더라도 산 넘어 산이다.
D병원 이사장은 "새로 들어오는 간호사 월급을 올려주면 다른 간호사들도 연봉을 인상해야 한다. 그러면 행정직들이 가만 있겠느냐"면서 "전체 비용 중 인건비를 35%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는데 이런 이유 때문에 50%까지 육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중소병원들이 경영 상태가 좋으면 다행인데 태반이 그렇지 못하다보니 인건비를 충당하기 위해 자산을 까먹거나 대출을 늘리고 있다"면서 "오죽하면 차라리 병원 문을 닫고 싶다고 하겠느냐"고 덧붙였다.
간호사가 귀한 몸이 되면서 원장들의 불만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B병원 원장은 "간호사 구인난이 심화되고, 몸값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조금 힘들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나가버린다"면서 "나이팅게일 정신이 옛말이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병원간호사회가 2010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간호사 이직률이 평균 18.5%로 나타났다. 이직 사유를 보면 '타 병원으로 옮기기 위해서'가 18.9%로 가장 많았다.
중소병원들은 이 같은 현상이 빚어지는 가장 큰 원인으로 간호관리료 차등제를 지목하고 있다.
1999년 11월부터 시행된 간호관리료 차등제는 병상 대비 간호사 확보 수준에 따라 6개 등급으로 나눠 입원환자 간호관리료를 차등 지급하는 것으로, 간호의 질을 향상시키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그러나 간호관리료 차등제 시행에도 불구하고 병원들의 등급이 상향되지 않자 복지부는 2007년 4월부터 감산 등급인 7등급을 신설하는 칼을 뽑아들었다. 7등급 의료기관은 6등급 수가의 5%가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게 된다.
하지만 정부의 간호관리료 차등제의 칼 끝은 불행하게도 가뜩이나 어려운 중소병원들을 겨냥했고, 이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시행 5년만에 실패한 정책을 폐지하라는 거센 저항에 직면한 이유다.
심평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간호관리료 차등제 대상 8429개 의료기관 가운데 무려 7774개(92.2%)가 인력 산정현황조차 신고하지 않아 7등급으로 분류됐다.
특히 병원급 의료기관 1480개 가운데 1220개(81%)가 7등급이었고, 1167개는 인력 현황 신고조차 포기했다.
반면 44개 상급종합병원의 등급 분포를 보면 1등급이 3개, 2등급이 10개, 3등급이 28개, 4등급이 3개로 모두 수가 가산을 받았다. 274개 종합병원 역시 7등급은 63개에 불과했다.
병원급 의료기관들이 간호관리료 차등제 시행의 희생양이 된 것이다.
중소병원협회 관계자는 "의료기관의 92%가 간호사를 구하지 못해 7등급 신세로 전락했는데 어떻게 간호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느냐"면서 "간호관리료 차등제는 실패한 정책이기 때문에 당장 폐지하거나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또 이 관계자는 "간호사 입장에서 보면 근무환경이 좋고, 연봉이 높은 대학병원을 선호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중소병원들은 간호사 대란이 빚어지는 것"이라면서 "6등급도 유지하지 못하는데 무슨 간호의 질이냐"고 되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