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서부지방법원(형사3단독 재판관 제갈창)에서 열린 경만호 회장의 횡령 의혹 3차 공판에서는 이원보 감사가 연구용역비 1억원을 대외사업비로 전용키로 한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를 두고 변호인과 검찰 간 치열한 '진실공방'이 펼쳐졌다.

특히 이날 공판에서는 변호인과 검찰 측이 모두 자신들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이원보 감사와 박양동 의료와 사회포럼 대표, 김주필 의협 감사를 증인으로 채택해 증인신문과 대질신문을 벌여 방청객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날 공판에서 박양동 대표는 연구용역을 통한 대외활동비 마련 제안에 동의한 때부터 1억원을 송금 받고 이를 다시 경만호 회장에게 재송금하는 과정에서 이 감사와 4번 통화했다고 증언했다.

박 대표는 특히 "2009년 10월께 첫 번째 통화에서 연구용역 계약이 대외사업비 마련을 위한 것이라는 취지를 이원보 감사에게 설명했다. 그러자 근거자료를 확실히 남겨두라는 당부를 해 전용 사실을 인지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이원보 감사는 "당시 박양동 대표와 통화한 것은 맞지만 어떤 말이 오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박 대표가 연구용역 건이라고 말한 것은 기억난다. 그러나 용역비를 대외사업비로 전용하겠다는 언급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경만호 회장이 의협 감사단과 박희두 대의원회 의장에게 대외사업비 마련과 관련한 보고를 했는지 여부도 쟁점이었다.

김주필 감사는 "경 회장이 사전에 감사단과 박희두 의장에게 그런 계획을 알리고 동의를 구했다"며 "대외사업비 조성 규모를 특정하지 않았으나 사용처는 별도로 보고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반면 이원보 감사는 "경 회장으로부터 어떤 설명도 듣지 못했다. 1억원이 박양동 대표에게 갔다가 경만호 회장 개인 통장으로 입금된 사실은 2010년 4월 감사를 시행하면서 알게 됐다"고 거듭 주장했다.

박양동 대표 "양재수·김세헌 회원이 증인서지 말라 전화"

공판에서는 또 4차 공판 증인으로 나설 양재수 회원과 2차 공판 증인이었던 김세헌 회원이 박양동 대표에게 증인으로 나서지 말것을 요구하는 전화를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양동 대표는 "양재수 회원이 나에게 증인으로 나가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증언을 하면 이원보 감사가 파렴치한이 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김세헌 회원 역시 증인 참석을 말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양재수 회원은 "박 대표가 경 회장에게 이용당하는 것으로 생각했다"며 이를 시인했다.

4차 공판은 오는 7월 8일 오후 4시이며, 양재수 회원과 김주필·허정·김국기 의협 감사가 증인으로 채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