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의료원 임인석 교수
#COLUMN#
80년대 우리나라 학교 앞 문구점의 풍경을 기억하십니까? 문구점의 인기 상품 중 하나가 당대에 인기 있는 연예인의 사진이 코팅되어 있는 책받침이었다.
당시 학생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는 일주일에 한 두 번 밖에 없는 연예정보 프로그램뿐이었고, 따라서 연예계 소식에 정통하고 언변이 뛰어난 아이는 반에서 가장 인기 있고 영향력 있는 학생 중 하나였다.
지금에 비해 정보는 한정되어 있고, 자연스레 정보의 흐름은 일방적일 수밖에 없던 시절이었다.
1984년 미국 뉴욕에서는 치과의사 아버지와 정신과의사 어머니 사이에서 한 아이가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프로그래밍 신동이자 대인관계에 관심이 많던 그는 2002년 하버드대학 심리학과에 입학하게 된다.
이후 그는 2004년부터 personalized social network에 목적을 둔 사이트를 개설하여 큰 성공을 하게 되고 2010년 타임지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었고, 2011년 현재 27세의 이 청년은 69억달러(약 8조원)의 재산을 소유한 미국에서 35번째 가는 부자가 되었다.
그는 바로 페이스북(facebook)의 창시자 마크 주커버그(Marc Elliot Zuckerberg)이다. 약 30년, 즉 한 세대가 지난 현재 완전히 새로운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30년 전과 비교하여 요즘 학생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에 대해 어떻게 하고 있을까? 아직까지도 단순하게 "TV, 인터넷으로 원하는 정보를 구한다."고 대답한다면, 그것은 이미 구시대적 발상이다.
이제는 쌍방향통신 시대.
집에서는 원하는 방송을 버튼 몇 개만 누르면 원하는 시간에 마음대로 볼 수 있다. 기사내용을 기자의 e-mail로 투고하거나 물어보고 경우에 따라서 기자와 대화도 나눌 수 있다.
스타들 및 유명인, 심지어 정치인(미국대통령 오바마, 국내 여러 국회의원등) 들도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홈페이지,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 올려 놓으면 일반 대중들은 각종 인터넷, 스마트 폰, 스마트 TV를 통해 집에서, 직장에서 일하다가 잠깐 쉬는 시간에, 밥을 먹는 도중에, 길을 걸어가다가, 지하철 버스 안에서 글을 쓰고, 심지어 실시간으로 채팅까지 하는 Social network service(SNS)의 시대가 온 것이다.
세상은 이렇게 빠르게 변하고 있고 SNS를 통해 새로운 영역의 직업이 생기며 누군가는 그것을 통해 엄청난 이윤을 남기고 있는 이 시기에, 아직도 구태의연한 태도를 고집하고 변화하기보다는 안주하려고만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필연적으로 도태될 것이다.
의료인들 중에는 보수적이고 변화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
여러 차례 강조되어 왔던 점으로, 환자들은 예전과 달리 온갖 넘쳐나는 정보로 무장하고 의사를 만나러 오는데, 의사가 과거에 늘 그래왔듯이 무덤덤하고 불친절하게, 환자가 궁금해 하는 점을 대답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하고 싶은 말만 하고, 환자를 대하는 것이 아닌 단순히 질병을 대하는 자세로, 고압적이고 권위적으로 일방적인 말만 늘어놓는다면 그는 이 세상에서 낙오하고 말 것이다.
이렇듯 변화된 사회에서 의사와 환자간의 rapport를 유지하기 위해서 의사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명백하다.
의사들이 바뀌어야 한다. 그것을 위해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
기존에 의대에서 시행해 오던 교육은 단순히 지식만을 전달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 동안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간과해왔고 그 결과 시대에 흐름에 발 맞추지 못하고 일방적인 정보의 전달만 하는 의사만을 양성해 오게 되었다.
현재 의사 국가고시에서는 예전에 비해 크게 달라진 두가지의 시험이 추가 되었다. 하나는 임상술기시험(OSCE)이고 또 하나가 진료수행시험(CPX)이다.
이 중 진료수행시험은 실제로 표준화환자를 앞에 두고 약 12~20분간 자신이 직접 대화하고 진료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으로써 의사의 진찰능력 뿐만 아니라 의사가 환자를 대하는 자세 및 태도 또한 중요 지표중 하나로 삼고 있다.
따라서 현재 각 의과대학에서는 의료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이 부분의 교육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런 점은 미국 또한 마찬가지로 인식되고 있다.
하버드 의과대학에서도 최근 들어 태도의 함양, 대인 관계, 전문가의 도덕성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더불어 기존의 의사들도 스스로가 변하고 깨우치며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지식, 방법을 습득해야 한다.
자신의 전문분야에 대한 학회참가도 중요하겠지만, 방송, 인문 사회학 분야의 권위자의 강연을 듣거나 초빙하여 학회를 여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리라 생각한다.
아직까지도 변화를 거부하는 의사분들에게 끝으로 이것을 강조하고 싶다.
당신이 진료실에서 무심하게 환자를 대한 후 종이차트에 책받침을 대고 차팅을 하려 할 때, 이미 당신의 사진은 그 환자의 스마트폰을 통해 트위터, 페이스북에 띄워지고 그 사진 아래에는 불만 가득한 환자의 글에 이어 수많은 사람들(환자의 지인들뿐만 아니라, 당신의 병원을 오려고 하던 다른 사람들도)이 댓글을 달고 공감한 내용들을 공유하기 시작할 것이다.
진화할 것인가? 멸종될 것인가? 선택해야 할 때이다.
80년대 우리나라 학교 앞 문구점의 풍경을 기억하십니까? 문구점의 인기 상품 중 하나가 당대에 인기 있는 연예인의 사진이 코팅되어 있는 책받침이었다.
당시 학생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는 일주일에 한 두 번 밖에 없는 연예정보 프로그램뿐이었고, 따라서 연예계 소식에 정통하고 언변이 뛰어난 아이는 반에서 가장 인기 있고 영향력 있는 학생 중 하나였다.
지금에 비해 정보는 한정되어 있고, 자연스레 정보의 흐름은 일방적일 수밖에 없던 시절이었다.
1984년 미국 뉴욕에서는 치과의사 아버지와 정신과의사 어머니 사이에서 한 아이가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프로그래밍 신동이자 대인관계에 관심이 많던 그는 2002년 하버드대학 심리학과에 입학하게 된다.
이후 그는 2004년부터 personalized social network에 목적을 둔 사이트를 개설하여 큰 성공을 하게 되고 2010년 타임지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었고, 2011년 현재 27세의 이 청년은 69억달러(약 8조원)의 재산을 소유한 미국에서 35번째 가는 부자가 되었다.
그는 바로 페이스북(facebook)의 창시자 마크 주커버그(Marc Elliot Zuckerberg)이다. 약 30년, 즉 한 세대가 지난 현재 완전히 새로운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30년 전과 비교하여 요즘 학생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에 대해 어떻게 하고 있을까? 아직까지도 단순하게 "TV, 인터넷으로 원하는 정보를 구한다."고 대답한다면, 그것은 이미 구시대적 발상이다.
이제는 쌍방향통신 시대.
집에서는 원하는 방송을 버튼 몇 개만 누르면 원하는 시간에 마음대로 볼 수 있다. 기사내용을 기자의 e-mail로 투고하거나 물어보고 경우에 따라서 기자와 대화도 나눌 수 있다.
스타들 및 유명인, 심지어 정치인(미국대통령 오바마, 국내 여러 국회의원등) 들도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홈페이지,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 올려 놓으면 일반 대중들은 각종 인터넷, 스마트 폰, 스마트 TV를 통해 집에서, 직장에서 일하다가 잠깐 쉬는 시간에, 밥을 먹는 도중에, 길을 걸어가다가, 지하철 버스 안에서 글을 쓰고, 심지어 실시간으로 채팅까지 하는 Social network service(SNS)의 시대가 온 것이다.
세상은 이렇게 빠르게 변하고 있고 SNS를 통해 새로운 영역의 직업이 생기며 누군가는 그것을 통해 엄청난 이윤을 남기고 있는 이 시기에, 아직도 구태의연한 태도를 고집하고 변화하기보다는 안주하려고만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필연적으로 도태될 것이다.
의료인들 중에는 보수적이고 변화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
여러 차례 강조되어 왔던 점으로, 환자들은 예전과 달리 온갖 넘쳐나는 정보로 무장하고 의사를 만나러 오는데, 의사가 과거에 늘 그래왔듯이 무덤덤하고 불친절하게, 환자가 궁금해 하는 점을 대답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하고 싶은 말만 하고, 환자를 대하는 것이 아닌 단순히 질병을 대하는 자세로, 고압적이고 권위적으로 일방적인 말만 늘어놓는다면 그는 이 세상에서 낙오하고 말 것이다.
이렇듯 변화된 사회에서 의사와 환자간의 rapport를 유지하기 위해서 의사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명백하다.
의사들이 바뀌어야 한다. 그것을 위해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
기존에 의대에서 시행해 오던 교육은 단순히 지식만을 전달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 동안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간과해왔고 그 결과 시대에 흐름에 발 맞추지 못하고 일방적인 정보의 전달만 하는 의사만을 양성해 오게 되었다.
현재 의사 국가고시에서는 예전에 비해 크게 달라진 두가지의 시험이 추가 되었다. 하나는 임상술기시험(OSCE)이고 또 하나가 진료수행시험(CPX)이다.
이 중 진료수행시험은 실제로 표준화환자를 앞에 두고 약 12~20분간 자신이 직접 대화하고 진료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으로써 의사의 진찰능력 뿐만 아니라 의사가 환자를 대하는 자세 및 태도 또한 중요 지표중 하나로 삼고 있다.
따라서 현재 각 의과대학에서는 의료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이 부분의 교육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런 점은 미국 또한 마찬가지로 인식되고 있다.
하버드 의과대학에서도 최근 들어 태도의 함양, 대인 관계, 전문가의 도덕성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더불어 기존의 의사들도 스스로가 변하고 깨우치며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지식, 방법을 습득해야 한다.
자신의 전문분야에 대한 학회참가도 중요하겠지만, 방송, 인문 사회학 분야의 권위자의 강연을 듣거나 초빙하여 학회를 여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리라 생각한다.
아직까지도 변화를 거부하는 의사분들에게 끝으로 이것을 강조하고 싶다.
당신이 진료실에서 무심하게 환자를 대한 후 종이차트에 책받침을 대고 차팅을 하려 할 때, 이미 당신의 사진은 그 환자의 스마트폰을 통해 트위터, 페이스북에 띄워지고 그 사진 아래에는 불만 가득한 환자의 글에 이어 수많은 사람들(환자의 지인들뿐만 아니라, 당신의 병원을 오려고 하던 다른 사람들도)이 댓글을 달고 공감한 내용들을 공유하기 시작할 것이다.
진화할 것인가? 멸종될 것인가? 선택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