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시기를 이끌 의협 수장, 누가 적임자인가

장종원
발행날짜: 2012-01-02 05:28:24
  • 기획 5파전 예상…지역의사회 표심, 결선투표가 당락 변수

격동의 시기를 이끌 의료계의 새 수장은 누가 될 것인가? 제 37대 의협 회장을 뽑는 선거가 오는 3월 25일 치러진다.

이번 선거는 10년 만의 간선제 회귀라는 의미뿐 아니라 의료계가 총선·대선 등 외부적 환경에 맞서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중요한 선거로 인식되고 있다.

지도자의 능력에 따라 의료계의 명운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37대 의협 회장 선거 5파전 유력

이번 의협 회장 선거에는 나현 서울시의사회장, 노환규 전의총 대표, 윤창겸 경기도의사회장, 전기엽 원장, 주수호 전 의협회장(가나다순)이 출마 예상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왼쪽부터 나현, 노환규, 윤창겸, 전기엽, 주수호
먼저 나현 서울시의사회장(58)은 서울 대광고등학교와 연세의대를 나왔으며 마포구의사회장, 서울시의사회장 등 전형적인 의료계 지도자 코스를 밟아왔다.

서울시의사회장 등 의료계의 다양한 회무 경험과 온화한 인품이 장점이지만 전국적인 인지도는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다.

노환규 전의총 대표(51)의 경우 우신고와 연세의대를 졸업했으며, 간호사 포털 너스케이프와 의사포털 닥터플라자를 운영하는 등 IT사업에 매진해 왔다.

전의총이라는 열성적인 조직의 후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전의총에 대한 의료계의 반감 역시 적지 않아 가장 큰 마이너스 요인이기도 하다.

윤창겸(57) 경기도의사회장은 휘문고와 한양의대를 나왔으며, 경기도의사회장을 연임하고 세계의사회 활동에 관여하는 등 다양한 의료계 회무 경험을 갖고 있다.

대정부 인맥이 탄탄하고 많은 회무 경험이 장점으로 부각되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동문의 지원과 전국적 인지도는 아쉽다는 평가다.

전기엽 원장(57)은 전북의대를 졸업하고 전남의대와 미국존스홉킨스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반 개원의로서 지난 의협회장 선거에도 출마했었는데 참신성이 강점이지만, 확실한 지지기반과 의료계 회무 경험이 없다는 점이 약점이다.

마지막으로 주수호(55) 전 의협 회장은 배명고와 연세의대를 졸업했으며 지난 35대 의협회장에 보궐선거로 당선된 바 있다.

후보군 중에서는 가장 대중적 인지도가 높지만, 지역 기반은 미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젊은 의사들의 지지를 얼마나 이끌어내느냐가 관건이라는 평가다.

2년간 회비납부자 30인당 1명 선거인단 구성

의사협회 대의원회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새로운 간선제 선거 '룰'을 정했다.

이번 선거는 과거의 대의원 선출방식이 아닌 선거인단이 회장을 뽑는 방식이다. 그만큼 과거와 달리 많은 변수가 있다.

의협 회장 선거에 적용될 선거관리 규정
'룰'을 살펴보면 당해연도를 제외한 2년간 회비 납부자 30인당 1명과 대의원이 선거인단을 꾸린다.

선거인단의 경우 광역시도 지부, 군진의사회, 특별분회(전공의가 30명 이상이 경우 30인당 1명 배정)에서 별도의 방식으로 선출한다.

선거는 오는 3월 26일 치러지는데 기표소에서 투표가 진행된다. 특히 최다 득표자가 과반수 표를 얻지 못한 경우 2인 결선투표제가 도입된다.

지역의사회 표심이 당락 가른다

이번 선거는 처음으로 치러지는 선거인단 선거방식이기 때문에 쉽게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그러나 지역의사회의 영향력이 당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먼저 지난 11월 의협 회비 납부율을 기준으로 단순 추계하면, 선거인단은 1600여명에 이르게 된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441명으로 가장 많고, 경기도가 165명, 부산이 119명, 대구가 115명 순이다.

지역별 선거인단 수(단순 추계)
회비납부와 상관없이 선거인단 투표권을 부여한 선거특위 안과 비교해보면 회비 납부율이 높은 지방의 선거인단 수가 많아졌다.

게다가 지역별 선거인단 수를 감안했을 때 대부분 지역의사회에 관여하고 있는 인물들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선거인단 나이 역시 다소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지역의사회의 맹주적 역할이 강화될 수 있다"면서 "수도권에 거주하는 후보들이 많은 만큼 지역 맹주와 어떤 방식으로 연합하느냐가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직군별 선거인단 수(단순 추계)
전공의와 봉직의의 투표 향배도 관심 거리다. 선거인단을 보면 봉직의(교수 포함)가 486명으로 가장 많고, 개원의가 444명, 수련의가 342명 순이다.

의료계 선거에 다소 관심도가 낮은 이들, 특히 젊은 의사들인 수련의의 표심을 자극하는 후보가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마지막 변수는 결선투표제다.

선거인단 투표에서 1위를 한 후보라고 해도 과반수 표를 얻지 못하면 결선투표를 치러야 하며 이 과정에서 다른 후보들이 연합하면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것이다.

한 출마 예상자는 "결선 투표로 이어지게 되면 후보자간 연합이 활발하게 이뤄지게 될 것"이라면서 "1차 투표에서 1위를 하더라도 결선투표에서 당선된다는 보장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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