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회장 후보 검증③|만성질환관리제 입장 극명

장종원
발행날짜: 2012-03-16 06:30:22
  • 나현 "환자 본인부담 경감 불과" 5명 후보 "정부 의도 있다"

제37대 의협회장 선거에서 각 후보 간의 선명한 입장차를 보이는 정책은 만성질환 건강관리제, 일명 선택의원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본인부담금 할인 제도라는 평가부터 총액계약제의 단초라는 주장까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이번 선거를 맞아 사전질의서를 통해 출마 후보들에게 만성질환 건강관리제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먼저 나현 후보는 "선택의원제라고 하지만 선택과 등록이 다 빠지고 본인부담금 경감만 남았다는 점에서 '동네의원 이용 만성질환자 본인부담금 경감제'가 정확한 표현"이라면서 "이를 통해 만성질환자들이 지속적으로 관리를 받도록 유도한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라고 주장했다.

나 후보는 "정부가 환자 본인부담금을 깎아주겠다는데 의사가 나서서 반대하는 게 국민 정서상 어떨지 모르겠다"면서 "다만 많은 회원들이 반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집중적인 논의를 통해 의료계 중지를 다시 모을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후보들의 생각은 많이 달랐다. 이 제도를 추진하려는 숨겨진 의도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덕종 후보는 "선택의원제 시행의 핵심은 외래에 대한 지불체계를 바꾸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에 있다. 빈도를 통제할 수 있는 근간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다"면서 "궁극적으로는 총액계약제를 앞당기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기엽 후보는 "선택의원제를 경비 절감 목적으로 시행한다면 총 의료비용도 줄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의료접근성을 더 나쁘게 하고 의료의 질도 떨어뜨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 후보는 "일차의료의 가치는 사람 중심, 포괄성, 통합성, 연속성, 정규 접촉성을 가져야 하는데 현 선택의원제는 상향성이 아닌 하향성 정책으로 돈이 중심이지 사람이 중심이 아니다"면서 "환자들의 필요와 기대의 충족은 커녕 오히려 해를 가하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주수호 후보는 "경만호 집행부는 일차의료활성화를 위한 대정부 요구사항을 토대로 선택의원제가 대두됐다고 하지만 이는 명분에 불과하다"면서 "선택의원제는 게이트키퍼로써 일차의료 및 향후 확대 발전을 명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가 통제 의료의 일환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노환규 후보도 "총액계약제의 시발점이 되는 제도이기 때문에 강력 반대한다"면서 "선택의원제의 심각성을 회원들이 잘 모르고 있어 이를 공론화하기 위해 지난해 단식투쟁도 했었다"고 말했다.

의협회장 선거 출마 후보들. 왼쪽부터 나현, 최덕종, 전기엽, 주수호, 노환규, 윤창겸 후보.
그렇다면 후보들이 생각하는 일차의료 활성화 방안은 무엇일까?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부터 적정수가체계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서로 다른 답변이 나왔다.

나 후보는 "당연히 수가 현실화다. 물론 수가 인상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대형병원으로 쏠리는 외래 환자를 의원급 의료기관으로 돌리는 방안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된다"면서 "의협회장이 되면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후보는 "의료전달체계를 제대로 정립하는 것"이라면서 "지금처럼 전국의 누구나 서울의 3차 의료기관을 마음대로 갈 수 있게 된 것은 정부가 말하는 보험재정 건전화와도 거리가 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후보는 "현재의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는 '전문가 기반의 분절되고 상업화된 보건의료체계'"라고 규정하고 "일차의료를 중심으로 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주 후보는 "의료전달체계 확립은 지엽적인 대안"이라면서 "저수가 체계를 근간으로 하는 의료제도를 적정수가체계로 전환하겠다는 의지와 실천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적정수가 체계가 확립돼 적절한 수의 전문의가 병원급에 종사하고 적절한 인원의 전문의만 전문성을 살려서 일차의료기관의 원장으로 지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덧붙였다.

노환규 후보는 "처방 일수 제한 등의 방법으로 대형병원의 외래 진료를 제도적으로 억제하고 진료수가를 현실화하며, 임의비급여를 불법으로 인정하는 현행법을 개선하는 것이 근본적이고도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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