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유주의, 거대 병원자본의 독점왕국”

이창열
발행날짜: 2004-08-19 06:10:32
  • 건강보험연구센터, 의협 신자유주의 도입 주장 신랄 비판

대한의사협회(협회장 김재정)를 중심으로 의료계의 신자유주의 도입 주장은 의료영역을 일부 특권적 의사 또는 대규모 병원자본의 독점왕국의로 만들겠다는 의도라는 신랄한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의료영역에서 신자유주의 도입은 영세한 의원, 중소규모 병원의 피해가 가장 크고 결국 창업자본이 충분했거나 특출한 영업 또는 경영을 통해서 고액의 고객 유치가 가능한 병원자본 또는 의사만이 살아남는 구조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건강보험연구센터(소장 이평수)는 최근 발간한 ‘건강보험 운영원리와 최근 논의에 대한 이해’에서 “최근 의사협회는 한국의 보건의료정책이 ‘사회주의화의 길로 가고 있으며 한국의 보건의료정책은 신자유주의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의사협회가 의료제도를 ‘의료사회주의’ vs ‘신자유주의’식의 대립구도로 설정한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에 대해 검토해 보아야 한다”고 배경을 밝혔다.

센터는 이어 “의사협회가 주장하는 신자유주의는 비단 의료영역에서만의 정책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전체 복지정책의 변화를 의미한다”며 “하지만 의사협회는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데 이는 그동안 의사협회가 주장해온 ‘적정수가, 적정급여, 적정보험료’를 통한 보장성의 확대 및 의료의 질 개선 등과 정면으로 모순되는 것이기 때문이다”고 비판했다.

또한 “의사협회는 현 의료제도에서는 국가의 규제로 인해 획일적인 의료가 시행되고 이에 따라 환자의 선택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다고 보고 있다”며 “의사협회의 주장과는 반대로 일반국민들은 의료기관 및 의사의 선택에 있어 무제한적인 자율권을 행사하고 있다. 오히려 국민들의 합리적인 의료이용을 위한 계도와 함께 의료전달체계의 확립을 위한 정부 개입이 필요한 실정이다”고 반박했다.

특히 “의사협회는 환자의 선택권을 보장하라는 주장으로 정부개입을 해제 내지는 최소화하여 의사의 독점권과 의사결정권을 최대한 보장받으려는 것이다”며 “의료공급의 측면에서 보면 현재와 같은 의료시장의 성장(의료수요의 급속한 성장)은 국민건강보험의 확대 실시와 맞물려 있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신자유주의를 도입하자고 주장하면서도 요양기관 계약방식에서 단체계약을 주장하는 것이나 의대정원의 동결을 주장하는 것 등은 논리의 일관성이 없음을 보여준다”며 “실제로 신자유주의의 진정한 승자는 국내외의 거대 자본을 소유한 막강한 보험회사 및 특정 병원과 자본, 제약회사가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앞서 의협 권용진 대변인은 지난 2월 월간 <말>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건강보험 개혁을 주장하는 건 근본적으로 철학적 전환을 주장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우리도 신자유주의로 가자는 것이다"고 밝혔다.

권 대변인은 이어 "영국이나 프랑스나 독일이나 전부 다 대처리즘 이후에 신자유주의로 가고 있다. 한국도 IMF 사태를 돌파하기 위한 경제정책이 신자유주의로 간 것 아닌가. 인정할 것은 인정하자"며 신자유주의 도입을 강하게 역설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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