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협 "DRG 전면 확대 절대 반대…의료계 힘 모으자"

안창욱
발행날짜: 2012-06-30 15:33:30
  • 의협, 포괄수가제 잠정 수용 선회하자 확대해석 '대못질'

대한병원협회는 의협이 29일 포괄수가제를 잠정 수용하기로 입장을 선회한 것과 관련, 정부가 이를 이용해 7개 질병군 외에 전면 확대를 추진한다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병협은 복지부의 포괄수가제 전면 확대에 맞서 의료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병협 나춘균 보험위원장은 3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의협이 수술 연기를 철회했는데 자칫 앞으로 국민들이 원하면 포괄수가제를 확대하더라도 받아들이겠다는 것으로 해석될까 우려스럽다"고 환기시켰다.

이어 그는 "7개 질병군 포괄수가제 수술 연기 방침을 철회했다고 해서 전면 확대까지 찬성한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나 보험위원장은 포괄수가제를 7개 질병군으로 한정하지 않고 전면 확대할 경우 의료대란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포괄수가제가 되면 상급종합병원과 병원간 진료비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에 환자들이 큰 병원으로 몰리고, 병원들은 중증환자 수술을 기피할 것"이라면서 "이는 입원기간이 길어지더라도 비용을 더 받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나 보험위원장은 "병원들은 후유증이 발생하거나 입원 기간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대학병원으로 전원시킬 것"이라면서 "이로 인해 대학병원들은 대기환자가 급증하고 중증수술이 지연돼 의료대란이 빚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그는 "포괄수가제가 전면 확대되면 대학병원들은 재투자를 할 수 없고, 신의료기술을 도입할 수 없어 그야말로 의료 삼류국가로 전락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병협이 이같은 긴급 입장을 피력한 것은 세가지 포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의협이 7개 질병군 수술 연기 방침을 철회한 것을 계기로 복지부가 조기 확대 쪽으로 방향을 잡을 수 있어 사전에 '대못질'을 하겠다는 것이다.

나 보험위원장은 "현재 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의료계에 절대 불리한 구조"라면서 "초기부터 포괄수가제 전면 확대의 문제점과 부작용을 알리지 않으면 정부 마음 먹은대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의협이 방향을 선회한 것을 '국민이 원하면 포괄수가제 전면 확대도 수용할 수 있다'는 것으로 여론이 형성되는 것을 조기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복지부가 2013년 7월부터 7개 질병군 포괄수가제를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으로 확대할 계획이지만 이 역시 확정된 게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아직 수가조정기전, 환자군 재조정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면서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 확대에 찬성할지 여부는 이들 조건이 충족되느냐에 달렸다"고 분명히 했다.

여기에다 전공의협의회 등 젊은 의사들을 중심으로 병협이 포괄수가제를 찬성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반병협' 기류가 급속히 형성되고 있다는 점도 병협으로서 시급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나 보험위원장은 "젊은 의사들은 병협이 포괄수가제를 찬성하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 "이런 때일수록 의협과 병협이 함께 가야 하고, 그래야 의사단체가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못 박았다.

그는 "의협과 병협이 각을 세울 게 아니라 큰 틀에서 함께 나가면서 정부를 설득하고 소통하길 바란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의사들에게 엄청나게 불리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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