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조사가 강압적이란 인식은 오해"

발행날짜: 2013-06-07 06:36:48
  • 심평원 기호균 부장 "사실확인서 서명전 꼼꼼히 확인"

'강압적이다', '권위적이다'…

급여 심사, 평가 업무를 답당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툭하면 따라붙는 꼬리표다. 이러한 말들은 특히 현지조사를 나가는 직원들에게는 당연하다는 듯이 뒤따른다.

지난 4일 만난 심평원 급여조사실 조사기획부 기호균 부장은 이런 소리를 들을 때마다 힘이 빠진다고 한다. 팀원들의 사기도 꺾인단다.

현지조사는 거짓, 부당청구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심평원 직원 3~4명이 팀을 이뤄 나간다. 보건복지부 명령으로 이뤄지는 일이다.

조사를 받는 요양기관 입장에서는 기분 좋은 일이 아닌 만큼 현지조사팀에 대한 반감이 커지는 것은 당연지사.

기호균 부장은 "진료시간에 방해되는 걸 피하려고 의원 문을 닫는 밤 10시쯤 다시 가서 자료를 가져오기도 한다. 종종 언어폭력을 당하는 일도 있다"고 토로했다.

여기에다가 일주일의 절반 이상은 지방 곳곳으로 현지조사를 나가고, 자료를 검토할 공간이 마땅치 않아 여관 등에서 일을 하는 것도 허다하다.

심평원 직원들은 여기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길이 없다는 것. 결국 최근에는 자체적으로 스트레스 해소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심평원 근처에 있는 우면산 숲 산책 프로그램이다.

기 부장은 "자료 조사 후 최종적으로 허위, 부당을 가려내 사실확인을 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다"고 털어놨다.

이어 "사실확인서를 쓰는 단계에서는 허위, 부당청구를 순순히 시인하다가도 사후에는 강압적이었다고 하는 병의원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지조사 과정을 '경찰'에 비유했다. 경찰관이 아무리 친절하게 이야기해도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부담감'이라는 것을 떨쳐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심평원은 현지조사를 나가는 직원 청렴도 교육은 물론, 요양기관과의 스킨십 늘리기에도 앞장 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 부장은 "항상 을의 자세로 요양기관에서 당황하지 않게 조사를 해야 한다고 직원 교육을 한다. 또 요양기관과의 스킨십도 늘려 현지조사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지조사팀은 개인플레이를 할 수 없게 3~4명으로 꾸려지며 팀원도 매월 교차편성한다. 학연, 지연이 있는 지역의 요양기관은 조사를 나갈 수 없게 한다.

조사를 받는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조사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 금품 및 향응 제공여부, 언행, 자세를 평가하는 '청렴설문제'도 운영하고 있다.

의약단체와 연계해 정기적으로 현지조사 관련 정보 제공을 위한 간담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기 부장은 마지막으로 사실확인서에 서명을 하기 전에 꼼꼼하게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복지부 산하 기관이 요양기관을 직접 방문해 자료를 조사하는 것은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 심평원 지원의 '방문심사', 심평원의 '현지조사'다.

공단은 현지확인을 통해 허위, 부당청구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을 색출해 보건복지부에 현지조사를 의뢰한다.

기 부장은 "현지확인 이후에도 현지조사 대상기관이 될 수 있다. 이를 인지하고 사실확인서를 쓸 때 꼼꼼히 읽고, 잘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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